호주, 리튬 공급망 다변화 추진

호주, 리튬 공급망 다변화 추진

  • 비철금속
  • 승인 2023.08.14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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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엄재성 기자 jseo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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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리튬 생산국 호주, 리튬의 96% 중국으로 수출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에 수산화리튬 수요 급증, 호주와의 리튬 공급망 협력 강화 필요

세계 1위 리튬 생산국인 호주가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산 수산화리튬과 탄산리튬 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계도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호주와의 협력 필요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에서 리튬은 탄소중립을 위한 핵심 원료로 주목받고 있다. 호주는 리튬 생산량 1위 국가로 2022년 글로벌 리튬 생산량의 약 50%를 공급했다. 리튬은 호주, 칠레(25%), 중국(14%) 등 3개국이 전 세계 리튬 생산의 90%를 차지한다.

호주·칠레·中 전 세계 리튬 생산 90% 차지, 리튬 제련시장 65%, 수산화리튬 75%는 中 편중

호주 에너지과학자원부에서 2023년 3월에 발표한 ‘Resources and Energy Quarterly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탄산리튬등가물 LCE(Lithium Carbonate Equivalent)는 2022년 73만7,000톤이며 2023년에는 96만4,000톤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호주에서 생산된 리튬의 96%가 중국으로 선적, 이외에 벨기에(2.3%), 한국(0.9%), 미국(0.7%)으로 수출했다.

호주 스포듀민 수출 대상국 및 수출(단위 천 톤, 십억 호주달러). (출처=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호주 스포듀민 수출 대상국 및 수출(단위 천 톤, 십억 호주달러). (출처=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호주에서 리튬은 스포듀민 정광(Spodumene concentrate)의 형태로 생산한다. 중국은 막대한 양의 리튬을 수입해 중국에 위치한 정제 시설에서 스포듀민을 탄산리튬(Lithium Carbonate) 또는 수산화리튬(Lithium Hydroxide)으로 전환 후 수출하고 있다. 리튬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제련(광석을 녹여 필요한 재원을 추출하는 과정)이 필요하며 중국이 전체 리튬 제련 시장의 65%, 수산화리튬은 75%를 점유해 편중 현상이 심하다.

탄산리튬은 주로 노트북, 핸드폰 등 소형 가전제품의 배터리에 사용돼 왔으며 조울증 치료제를 포함한 치료용 약물과 윤활유 원료이기도 하다. 수산화리튬은 에너지 효율이 높으며 고성능, 고용량으로 장거리용 전기차 배터리 제조에 사용한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수산화리튬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을 포함한 전기차 배터리 제조국에서는 핵심 원료인 수산화리튬을 확보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올해 1분기 수산화리튬 수입액은 21억6,000만 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490.3% 급증했다. 수산화리튬의 중국산 비중은 수입액 기준 2022년 87.9%에 달했다. 작년에 한국 배터리 업계가 중국에서 수산화리튬을 구매하는데 지출한 금액은 32억3,000만 달러에 이른다. 한국은 리튬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공급망 다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전 세계적으로 리튬 수요가 증가하면서 2021년 말부터 2022년까지 국제 리튬 가격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상승했다.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기업에서 본격적으로 전기차를 생산하며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수산화리튬의 수요가 급증, 국제 리튬 가격도 크게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Resources and Energy Quarterly 보고서에서는 2022년 스포듀민 정광의 평균 가격은 톤당 3,110달러였으며 2023년에는 4,350달러까지 상승한 후 2025년에는 1,700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수산화리튬의 경우 2023년 톤당 6만1,500달러로 예상, 2024년에는 4만3,000달러로 가격이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시장 내 스포듀민과 수산화리튬 공급업체가 증가하면서 공급과 수요가 균형을 이루어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호주 中 의존도 탈피 가속화, 美·칠레·韓 포스코와 수산화리튬 생산 위해 협력

지난 5월 17일 호주 최대 노조 Australian Workers Union의 총장(national secretary)은 호주가 중국으로 막대한 양의 리튬을 수출한 후, 중국산 리튬 가공품 수입에 의존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며 글로벌 안보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추가로 중국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핵심광물 수출 관세(export tax)를 부과하고 해당 수익으로 현지에서 광물 가공품을 제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로이터(Reuters) 통신에서는 현재 다른 국가에서 글로벌 공급망 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쏟고 있음에도 호주 정부가 구체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아 위기에 처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 1위 광산기업 BHP 그룹의 CEO는 호주가 글로벌 시장에서 다른 국가에 주도권을 뺏길(eat our lunch) 리스크가 높다고 경고하는 등 공급망 다변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세계 1, 2위 리튬 생산업체 Albemarle(미국)와 SQM(칠레)은 서호주에서 배터리 등급의 수산화리튬 생산시설을 설립 및 운영하기 위해 호주 기업인 IGO, Mineral Resources, Wesfarmers와 협력 중이다. 또한, 포스코는 호주 Pilbara Minerals와 POSCO-Pilbara Lithium Solution(포스코 82%, Pilbara Minerals 18%)을 신설하고 전남 광양에 수산화리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수산화리튬 제련에 쓰이는 리튬 광석은 서호주에서 한국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호주 광산업체 Mineral Resources의 Pilbara 지역 Wodgina 리튬 광산. (출처=Mineral Resources)
호주 광산업체 Mineral Resources의 Pilbara 지역 Wodgina 리튬 광산. (출처=Mineral Resources)

호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양의 리튬을 채굴·생산하는 국가로 글로벌 리튬 생산량의 절반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리튬 수출은 스포듀민 정광으로 수익성이 높고 수요가 증가하는 수산화리튬은 공급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호주에서 생산된 리튬의 96%가 중국으로 수출, 중국은 이를 가공해 글로벌 수산화리튬,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호주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상호보완 관계에 있는 여러 국가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최근에는 핵심 광물 수출에 관세를 부과해 발생하는 수익으로 현지에서 광물 가공품을 제조하는 방안 등을 논의 중이다.

한국은 중국산 수산화리튬의 1위 수입국이자 전기차 배터리 수출 강국으로 호주와 마찬가지로 중국 의존도가 높은 상황으로 글로벌 리튬 공급망 시장의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

산업계와 정부는 호주와 함께 수산화리튬 생산 확대는 물론 이차전지 공급망 관련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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