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위기의 K-철강, 내수시장 잠식한 중국산 후판…철강업계 골머리 앓아

②위기의 K-철강, 내수시장 잠식한 중국산 후판…철강업계 골머리 앓아

  • 철강
  • 승인 2023.11.23 05:20
  • 댓글 0
기자명 이형원 기자 hwlee@snm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선용 후판 판매 늘어날 수 있지만…중국산 점유율 야금야금
중국산 후판 수입, 2016년 이후 7년 만에 최대
7월 이후 중국산 수입價 폭락 수준…11월 이후 500달러대까지 떨어진다
국내 업계, 에너지용 강재 개발 등 신시장 개척으로 위기 돌파

국내 철강업계가 수요 부진과 수입재 증가라는 이중고를 맞이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요산업 업황 부진에 따른 제품 판매 감소와 유통가격 약세가 지속하고 있으며 수입재 증가로 인한 수급 상황 혼란도 이어지고 있다. 철강업계는 올해 제품 수출을 대폭 늘리며 국내 철강재 수급 조절과 수익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에 본지는 올해 일본산과 중국산 판재류 수입 동향을 살펴보고 국내 철강업계의 수출 경쟁력을 3회에 걸쳐 점검해 봤다. <편집자주>  


중국산 후판의 한국 시장 침공이 끊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로 주춤했던 중국산 후판이 낮은 가격을 경쟁력 삼아 국내 시장으로 물밀듯이 밀려오고 있다. 전방산업 업황 부진으로 긴 시간 수익성이 악화됐던 후판업계는 최근 국내 조선산업 시황 반등으로 새로운 기회를 포착했지만, 저가 중국산 후판에 설 자리를 잃는 모습이다. 

지난 10년 동안 국내 철강업계는 조선업계의 극심한 부진에 대승적 차원에서 후판 가격을 낮게 책정하며 고통을 분담 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사들의 적자가 이어지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철강업계는 시중 판매가격 대비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조선업계에 공급하며 고통을 분담 해왔다”라며 “그러나 국내 조선업계가 코로나 이후 재기에 성공한 상황에서 저가 중국산을 빌미로 철강업계를 흔드는 현실에 탄식이 나온다”라고 토로했다. 
 

현대제철 후판 제품.(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 후판 제품.(사진=현대제철)

이에 국내 철강업계는 해상풍력과 대규모 건설프로젝트 시장 개발을 통해 비조선용 후판 판매 비중을 늘리는 등 사업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다만 후판 판매 비중 가운데 조선용 판매가 여전히 50% 이상을 기록하고 있어, 철강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 70% 가까이 증가한 중국산 후판 수입, 7년 만에 최대치 

실제 조선업계는 중국산 후판 등 수입 철강재 매입을 늘리며 구매선을 다양화하고 있다. 중국산 후판이 국산 제품 대비 여전히 낮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어, 국내 철강업계도 쉽사리 대처하기 어렵다는 것이 철강업계의 설명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올해 10월 누계 기준 후판 수입량은 약 190만톤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수입량 대비 18.3% 늘었다. 특히 중국산 후판 수입은 107만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68.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산 후판 수입이 줄어든 가운데 저가 중국산 유입이 대폭 증가한 것이다. 더욱이 올해 후판 수입량은 지난 2016년 이후 7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6년 기준 후판 수입량은 223만톤을 기록했으며 당시 중국산 수입량은 155만톤 안팎으로 집계됐다. 
 

자료=한국철강협회

수입량이 대폭 늘어난 가운데 국산 제품 판매는 줄었다. 올해 10월 기준 후판 판매량은 약 517만톤으로 전년 대비 543만톤 대비 4.8% 줄었다. 지난 2021년 후판 판매량은 558만톤을 기록했다. 예년 대비 국산 후판 판매는 줄어들고 있는데 수입은 증가하며 국내 수급 상황을 흔드는 실정이다. 

결국 국내 조선업계의 견조한 수주 잔량을 바탕으로 내년 이후 조선용 후판 시황이 개선될 수 있지만, 저가 수입재 유입량 증가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 中 후판價 더욱 낮아진다…11월 이후 500달러대 하락 전망 

올해 저가 중국산 후판 수입량 증가 배경으로 가격이 꼽히고 있다. 중국산 후판은 국산 가격 대비 현저하게 낮은 가격을 형성하며 내수 시장 잠식을 진행 중이다. 더욱이 7월을 기점으로 중국산 후판 수입가격은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어 국내 철강시장 가격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올해 10월 수입된 중국산 후판 평균 수입가격은 톤당 673달러로 전월 대비 톤당 41달러 하락했다. 올해 1월 중국산 후판 수입가격은 톤당 829달러로 높은 수준의 가격대를 기록했으나 이내 하락하며 톤당 700달러 중반대를 형성했다. 더욱이 계절적 비수기인 7월 이후 급격한 하향 곡선을 그리며 700달러를 하회했으며 최근 600달러 중반대를 형성하는 모습이다. 이에 10월 중국산 후판 수입가격은 연초 대비 톤당 156달러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철강업계

또한 11월 이후 수입되는 중국산 후판은 더욱 낮은 가격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본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11월 중국산 후판 평균 수입가격은 톤당 575달러 안팎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월 가격 대비 100달러가량 낮은 수준이다. 12월 이후 유입될 중국산 후판도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국내 철강업계는 중국산 후판 대비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부분을 인정하고 조선향 판매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이겠다는 방침을 알렸다. 현대제철은 3분기 기업설명회를 통해 55% 수준을 유지하던 조선용 판매 비중을 45% 미만까지 줄이겠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에너지 분야 후판 시장 선도를 위해 친환경 에너지용 강재 브랜드 그린어블을 중심으로 판매량 확대를 계획 중이다. 풍력과 태양광 소재 전문 판매부서를 갖추고 2030년 연간 300만톤의 판매량을 목표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해상풍력과 대형건설 프로젝트 수주확대를 모색하고 특수강 제품 개발을 진행한다. 특수강 수탁압연 생산과 함께 TMCP(열가공 제어) 타입 클래드 후판 개발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철강금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