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산업 탈탄소화 시대, 주목받는 기술은?

철강산업 탈탄소화 시대, 주목받는 기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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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1.0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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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엄재성 기자 jseo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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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중기, 철스크랩 활용한 EAF 생산능력 확대, 원료 수급 두고 선진-신흥국 간 무역갈등 확대
중·장기, EU 중심으로 수소환원제철 상용화, MENA 지역도 DRI 중심 투자 확대
전기분해제철, 선진국 중심 개발 진행 중이나 경제성 부족
CCUS, 높은 인프라 비용·주민 수용성 해결 위한 CO2의 고부가가치 화합물 전환기술 부상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주요국들이 탄소중립을 가속화하면서 세계 경제는 급변하고 있다. EU는 지난해 10월부터 탄소국경조정메커니즘(CBAM) 전환기간을 개시했고, 영국 또한 탄소국경세 도입을 선언했다. 그리고 EU와 미국은 저탄소 금속 무역기구 설립을 논의 중이다. 선진국들 뿐만 아니라 신흥국들도 재생 에너지 확대와 전기차 보급 확대 등 녹색 전환을 적극 추진 중이다.

세계 철강업계에서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선진기업들을 중심으로 수소환원제철과 전기분해제철 등 공정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그린 스틸 가치사슬’ 구축을 위해 글로벌 광산업체와 철강업체들을 중심으로 공급망 재편도 활발한 상황이다. 또한 선진국과 신흥국들 모두 전기아크로 제강을 확대하면서 철스크랩 활용을 확대하고 있으며, 재생 에너지 투자도 큰 폭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철강산업 탈탄소화 시대에 주목받는 기술에 대해 살펴보고, 국내 철강업계의 대응 방안에 대해서도 알아보았다.

단기 및 중기, 고로의 수소 주입 기술 및 철스크랩 활용 전기아크로 설비 확대
전기아크로 생산능력 확대에 철스크랩 수급 놓고 선진국-신흥국 무역 갈등 확대

우선 선진국과 신흥국들 모두 단기 및 중기적으로는 기존의 고로에 수소를 주입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며, 철스크랩을 원료로 활용하는 전기아크로(EAF) 설비 확대에 나서고 있다.

고로에 수소를 주입하는 기술은 아직 그린 수소의 가격 경쟁력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석탄과 수소를 혼합하여 주입하여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의도로 개발 중이다.

해당 기술은 화석연료 기반 환원제와 수소를 혼합하여 기존 제강 공정(BF 및 DRI)에 사용하여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는 방안이다. 이 기술의 선두주자인 독일의 철강업체 티센크루프(Tysenkrupp)는 고로에서 수소의 사용을 테스트하고 있으며, 이 접근 방식은 ‘COUSE50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일본에서도 연구되었다. 이 방식은 2025년부터 공장을 가동할 준비가 된 상황이다.

이외에도 테노바(Tenova)와 슬래기터(Slalzgitter), 티센크루프(Thysenkrupp)는 높은 수준의 수소 혼합으로 천연가스 기반 DRI를 테스트하고 있거나 테스트 중이며, 2030년부터 가동될 계획이다.

신흥국들 중에서는 인도와 중동지역 철강업체들이 풍부한 재생 에너지 자원과 천연가스 자원 등을 바탕으로 선진기업들과의 합작 투자를 통해 개발 중이다.

다만 수소 주입 기술의 경우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과도기적 기술로 평가받고 있으며, 선진기업들 중에서는 완전한 수소환원제철기술 개발에 더 적극적인 경우도 적지 않다.

현재 세계 철강업계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가장 주력하는 기술은 철스크랩을 원료로 활용하는 전기아크로(EAF) 생산기술이다.

세계 철강업계는 단기 및 중기적 관점에서 탈탄소화를 위해 전기아크로 설비를 확대하고 있다. 사진은 미국 US스틸의 전기아크로 설비.
세계 철강업계는 단기 및 중기적 관점에서 탈탄소화를 위해 전기아크로 설비를 확대하고 있다. 사진은 미국 US스틸의 전기아크로 설비.

기존에도 고로 대비 탄소 배출량이 현저히 적었던 전기아크로의 경우 최근 유럽과 일본, 한국과 미국 등 주요 선진기업들을 중심으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하이퍼 전기아크로’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또한 고로 대비 규모의 경제에서 불리하다는 평가를 받는 전기아크로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일본의 고베제강 등을 중심으로 설비 대형화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도 활발하다.

현 시점에서 전기아크로 기술이 중요한 이유는 선진국들 뿐만 아니라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들이 전기아크로 생산설비 확대를 주요 탈탄소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산업정보부에서는 2030년까지 전체 철강 생산능력의 30%까지 전기아크로 설비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중남미와 아세안, 인도 등도 자국 내 철강업계의 전기아크로 생산능력 확대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그런데 주요국들이 모두 전기아크로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국제적인 무역 갈등이 발생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요 원료인 철스크랩의 확보를 위해 기존의 수출국들이 대거 수출 제한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철강무역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 철스크랩 수요는 주요국들의 탈탄소화 추진으로 인해 2030년까지 30%, 2050년까지 6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철스크랩의 경우 일찌감치 산업화를 시작한 서방국가들과 일본 등을 제외하면 자급할 수 있는 나라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 EU와 러시아 등 기존의 43개 철스크랩 수출국들은 이미 자국 내 철강업체들의 원료 확보를 위해 수출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특히, EU는 2027년부터 지속 가능한 생산 및 무역을 입증할 수 없는 비OECD 국가에 대한 수출 제한을 도입할 예정이다.

아직 본격화되지는 않았으나 국제 철스크랩 시장의 주요 공급국인 미국과 일본 내에서도 철스크랩 수출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향후 철스크랩 확보를 위한 각국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선진국들이 탈탄소화를 위해 철스크랩 수출을 제한하면서 원료 확보를 두고 선진국과 신흥국 간 무역 갈등이 확대되고 있다. (사진=EUROFER)
선진국들이 탈탄소화를 위해 철스크랩 수출을 제한하면서 원료 확보를 두고 선진국과 신흥국 간 무역 갈등이 확대되고 있다. (사진=EUROFER)

이와 같은 선진국들의 철스크랩 수출 제한에 대해 인도를 포함한 신흥국들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철스크랩 수출 제한으로 인해 신흥국들의 탄소중립이 늦어질 뿐만 아니라 철강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사다리 걷어차기’ 형태로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흥국들의 반발에도 선진국들의 철스크랩 수출 제한은 앞으로도 확대될 전망이며, 이에 따른 무역 갈등과 국제 철스크랩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소환원제철, EU 철강업계 주도로 프로젝트 진행, 203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 상용화 전망

단기 및 중기적 관점에서 전기아크로 생산기술이 가장 주목받고 있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탈탄소 기술은 석탄과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하는 ‘수소환원제철기술’이다.

세계철강협회(WSA)에 따르면 현재 선진국, 특히 유럽을 중심으로 수소환원제철기술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현재 제강 공정에 사용되는 철은 천연가스 또는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를 사용하여 철광석에서 화학적으로 환원시키고 있다. 이 프로세스를 직접환원제철(DRI)이라고 한다. 바로 DRI 생산을 위해 화석연료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하는 공정을 수소환원제철이라고 한다.

수소의 주요 공급원은 세 가지이다. ‘그린수소’는 신재생에너지와 전기분해를 결합해 생산하고, ‘블루수소’는 탄소포획저장장치(CCS)가 설치된 시설에서 화석연료로 생산하며, ‘그레이수소’는 화석연료에서 생산하여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세계 철강업계가 탈탄소 기술 개발을 위해 추진 중인 프로젝트는 그린수소나 블루수소를 활용한 수소환원제철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0년 발표한 기술 로드맵에서 제안한 ‘지속가능한 개발 시나리오(SDS)’ 시나리오에 따라 2030년대 중반 상업적 규모의 1차 환원제로 그린수소를 도입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2050년에는 연간 1,200만 톤이 환원제로 사용될 것으로 보이며, IEA의 시나리오에 따르면 2050년 전체 철강 생산의 8% 미만이 전해 수소에 기반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국 철강 회사들은 현재 수소 사용을 다양한 방식으로 검토하고 있다. 특히, 수소환원제철의 경우 유럽의 철강업체들이 주요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SSAB가 스웨덴 북부의 룰레오 시에 건설 중인 HYBRIT 시범 공장. (사진=SSAB)
SSAB가 스웨덴 북부의 룰레오 시에 건설 중인 HYBRIT 시범 공장. (사진=SSAB)

주요 프로젝트로는 스웨덴의 Hybrit(SSAB/LKAB/Vattenfall) 컨소시엄과 H2 Green Steel의 투자 프로젝트, 아세로미탈(Arcelor Mittal)의 ‘함부르크(Hamburg) 파일럿 프로젝트’가 있다. 특히, SSAB는 이미 그린스틸을 생산을 시작하고 볼보그룹에 납품을 하고 있다.

또한 MENA 지역에서도 글로벌 광산업체 및 철강업체들과의 합작 투자를 통해 풍부한 재생 에너지를 기반으로 수소환원제철기술을 활용한 DRI 생산공장 투자가 활발한 상황이다.

높은 그린수소 비용 절감 및 생산용량 확대·인프라 구축·수소 생산비용 절감·안전 확보 필요
광분해 방식 그린수소 및 플라즈마 기술 활용한 블루수소 활용도 유력한 대안으로 부상

세계 철강업계에서는 수소환원제철이 탄소중립을 위해 가장 중요한 기술로 보지만 상용화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장벽이 많다.

첫째는 수소 생산설비의 용량이다. 2021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약 7,000만 톤의 수소가 생산되고 있는데 이 중 76%는 천연가스, 23%는 석탄에서 생산되며, 전해수소의 비중은 0.1% 미만이다. 만약 수소를 모두 전기분해를 이용해 생산한다면 연간 약 3,600TWh의 전력이 필요한데, 이는 EU의 연간 전력 생산보다도 많은 양이다.

그리고 가볍고 분자적으로 작은 가스 수소는 억제하기 어려울 수 있으며 규모에 맞는 분배가 가능하도록 특화된 인프라를 개발해야 한다. 특히, 기존 천연가스 등과 달리 수소 취성에 견딜 수 있는 새로운 금속 소재 개발이 필요해 인프라 구축에 엄청난 비용이 들 수도 있다.

게다가 그린수소 1kg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약 9리터의 물이 필요하며, 공동 제품으로 8kg의 산소를 생산한다. 이것은 물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강력한 애로사항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수소환원제철은 기존 대비 약 10~50%가량 비용을 상승시킬 것으로 보인다. 다만 IEA에 따르면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수소 생산 비용은 2030년까지 30%가량 감소할 수 있다. 수소 생산 비용이 하락할 경우 수소환원제철의 비용 문제는 빠르게 해결될 것이다.

이외에도 수소는 강철 파이프와 용기에 구멍과 균열을 초래할 수 있어, STS나 초저온 특수강 소재가 필요하다. 다만 철강 제조업체들은 수소 활용과 관련된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프로세스 안전 관리 시스템을 개발하여 배치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재생 에너지 기반으로 전기분해를 통해 생산한 그린수소 외에 광분해 방식을 활용한 그린수소와 화석연료에서 추출하는 블루수소 활용의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광분해 방식으로 생산한 그린수소는 기존에 이산화타이타늄을 촉매로 활용했으나 촉매 수명이 짧아 경제성이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실리콘계 광촉매 등 새로운 촉매가 개발되고 있어 전해방식의 그린수소보다 높은 경제성을 확보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리고 산업계와 과학기술계 등에 따르면 ‘저온 플라즈마 기술’을 활용하여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기술이 상용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 경우 기존의 CCUS 기술을 활용해 생산한 블루수소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높기 때문이다.

전기연구원에 따르면 플라즈마 활용 수소생산은 고온 플라즈마 또는 저온 플라즈마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구분할 수 있다. 고온 플라즈마의 경우 일반적으로 플라즈마를 수소생산 반응에 필요한 직접적인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플라즈마 토치 방식이 대표적이고, 저온 플라즈마는 플라즈마를 직접적인 반응 에너지원이 아닌 효율적인 반응을 이끄는 촉매로 활용한다. 매우 안정적인 분자인 메탄 등 탄화수소를 딱딱한 빵이라고 할 때, 고온 플라즈마는 강한 힘으로 빵을 찢지만 저온 플라즈마는 딱딱한 빵을 부드럽게 만들어 찢기 쉽도록 만든다.

특히 저온 플라즈마를 활용하는 방식은 고온 플라즈마에 비해 에너지 소요량이 매우 적어 에너지 투입을 최소화할 수 있고, 반응온도를 낮춰 보다 안전하고 환경 친화적인 수소 생산을 가능하게 한다. 메탄 열분해로 이산화탄소 발생 없이 청록수소와 고체 탄소를 생산하거나 회색수소 생산 시 발생하는 탄소산화물을 유용한 고체 탄소화합물로 전환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 가능한 저온 플라즈마 기술은 청정수소 생산과 CCUS(탄소 포집, 활용, 저장)를 위한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분해제철기술, 미국 보스턴 메탈이 상용화 가장 근접, 탈탄소 기술 중 경제성 가장 부족

수소환원제철 외에 새로운 그린스틸 생산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기술은 전기분해제철기술이다.

현재 세계 철강업계에서 개발 중인 전기분해제철기술은 유럽이 주도하는 전해질 활용 기술과 미국이 주도하는 용융산화물 전기분해 기술이 있다.

우선 유럽에서는 유럽 최대 철강업체 아세로미탈(ArcelorMittal)이 주도하는 ‘Siderwin 프로젝트’에서 수성 전해질을 사용한 저온 전기분해제철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프로젝트는 파일럿 플랜트 ‘TRL4’까지 진행됐으며, 해당 기술의 실현 가능성을 검증한 결과 파일럿 플랜트는 4kg의 철 샘플을 생산했다.

이후 아세로미탈은 유럽 내 11개 파트너사를 추가로 모집하여 ‘TRL6’에서 전기분해 제철기술을 검증하기 위해 3m 길이의 새로운 실험 파일럿 플랜트를 개발 중이다.

미국의 경우 그린스틸 스타트업 보스턴 메탈(Boston Metal)이 ‘MOE(용융산화물전기분해) 기술’을 독자 개발했다. 현재 보스턴 메탈은 ‘MOE 플랫폼’을 활용해 시범 플랜트를 건설 중이며, 실제 제품 양산을 위해 대규모 펀딩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세계 철강업계에서는 보스턴 메탈이 전기분해제철기술 상용화에 가장 앞서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전기분해제철기술의 경우 수소환원제철에 비해 주목도가 떨어지는 편이다. 현재까지 전기분해로 생산한 철은 생산 규모가 아직 1일 기준 수 톤 단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전기분해제철기술이 기존 용광로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약 8배가량 생산 규모를 키울 필요가 있다. 이로 인해 전기분해 제철기술 상용화를 위해서는 생산용량 및 설비 규모 확대를 통한 경제성 및 양산성 확보가 필수적이다.

전기분해제철기술이 아직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한 탓에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철강산업 탈탄소화 로드맵’은 ‘전기분해 제철기술’을 지속 가능한 개발 시나리오에 포함하지 않았다. 하지만 기술 혁신이 가속화된다면 전기분해 제철기술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철강산업의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할 것이다.

또한 전기분해제철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등 저탄소 전력 생산 확대가 필수적이다.

CCUS, 美·亞·중동 DRI 생산업체들 선도적 운영, EU는 상대적으로 미진
높은 인프라 구축 비용·낮은 대중적 수용성 해결 위해 고부가 화합물 전환기술 개발 필요

마지막으로 세계 철강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탈탄소 기술은 ‘탄소 포집, 활용 및 저장(CCUS)’ 기술이다.

‘탄소 포집, 활용 및 저장(CCUS)’은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고부가가치 화합물 등으로 전환하거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저장 장소로 운반한 후 대기 중에 들어가지 않는 곳에 침전시키는 일련의 기술을 의미한다.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주로 폐유전이나 가스전, 안정된 지질층 등에 저장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33개의 상업용 CCUS 시설이 운영되고 있으며, 이 중 대부분(19개)은 북미에 위치하고 있다. 그리고 국내에서도 동해가스전을 통한 사업이 추진 중이다.

철강업계에서는 특히, DRI 생산업체들이 CCUS 시설을 선도적으로 운영 중이다. DRI 제조공장들의 경우 최근 공정 설계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한 곳으로 집중시켜 추가적인 탄소 포집 장비 없이도 CCUS 시설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수소환원제철기술 및 전기분해제철기술이 주로 선진국 철강업체들을 중심으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것과 달리 CCUS 기술 관련 프로젝트는 개발도상국에서도 폭넓게 진행 중이다. 앞서 언급한 아부다비와 멕시코의 DRI 공장 뿐만 아니라 인도에서도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또한 CCUS 시설 운영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는 대량의 압축된 이산화탄소를 어떻게 운송하고 저장할 것이냐는 점이다. 특히, CCUS 기술은 수소환원제철기술이나 전기분해제철기술과 달리 대중적인 수용성이 낮은 편이다. 많은 환경 NGO들은 CCUS를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고, 위험한 기술로 보고 있다.

실제로 폐유전과 폐가스전 등 대규모 지하시설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 미국 텍사스나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지역에서는 지역 주민들의 수용성도 높은 편이지만 유럽 등지에서는 주민들의 반발로 이산화탄소 저장시설 건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만 이에 대해서는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단순 저장하는 것이 아닌 고부가가치 화합물로 전환하는 방식을 적극 추진할 경우 CCUS 기술이 급속도로 확산될 수 있다.

CCUS 기술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를 고부가가치 화합물로 전환하는 기술 개발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사진은 미국 US스틸이 설치한 카본프리의 스카이사이클 기술이 적용된 탄소 포집 설비. (사진=카본프리)
CCUS 기술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를 고부가가치 화합물로 전환하는 기술 개발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사진은 미국 US스틸이 설치한 카본프리의 스카이사이클 기술이 적용된 탄소 포집 설비. (사진=카본프리)

이미 미국의 US스틸과 탄소 포집 및 활용 전문업체 카본프리 케미컬 홀딩스(CarbonFree)는 US스틸의 게리 워크스 제조 공장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특수화학 침전 탄산칼슘(PCC)으로 전환하고, 부산물로 염산(HCl)을 생산하는 플랜트를 구축 중이다.

그리고 국내에서도 이미 이산화탄소를 각종 화합물로 전환시키는 기술은 이미 개발한 상황이며, 일본에서는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를 메탄올로 전환시키는 플랜트를 구축할 계획이다.

에너지 부문, 재생 에너지 외에 핵융합 발전 및 SMR 기술도 대안으로 부상

한편 철강산업의 탈탄소화를 위해서는 생산공정에서 탄소 배출을 감축하는 것 외에 철강 생산에 필요한 청정에너지를 충분하게 공급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세계 철강업계에서는 태양광 및 풍력 등 재생 에너지 발전소 용량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철강산업의 탈탄소화를 위해서는 재생 에너지 용량을 확대하는 동시에 핵융합발전과 SMR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WSA)
철강산업의 탈탄소화를 위해서는 재생 에너지 용량을 확대하는 동시에 핵융합발전과 SMR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WSA)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 세계적 에너지 대란이 발생하면서 재생 에너지 만으로는 철강산업의 탈탄소화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으며, SMR과 핵융합발전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럽 내에서도 원자력 발전을 다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핀란드와 스웨덴에서는 차세대 원자력 발전으로 불리는 SMR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한 미국의 전기아크로 제강사 뉴코아(Nucor)는 지난해 핵융합 발전 회사인 헬리온(Helion)과 협력하여 500MW 핵융합 발전소를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철강산업 탈탄소화의 일환으로 진행 예정인 이 혁신적 프로젝트는 핵융합발전소에서 직접적으로 뉴코아의 제강시설로 기저부하 무탄소 전력을 제공할 것이다. 뉴코아와 헬리온은 3,500만 달러를 투자하여 프로젝트 진행 일정을 최대한 빠르게 확정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으며, 오는 2030년 발전소 가동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 철스크랩 공급망 구축, 그린수소 및 블루수소 저비용 생산기술 확보해야
CCUS 기술은 단순한 폐가스전 저장 아닌 고부가가치 화합물 전환 기술 개발 필요

국내 철강업계에서도 세계적 탈탄소화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과 전기아크로 고도화 및 철스크랩 활용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단기 및 중기적 관점에서 중요한 전기아크로 설비 확대와 고도화를 위해서는 우선 철스크랩 공급망 안정화가 필요하다. 아직 철스크랩 자급률이 100%가 안 되기 때문이다.

정부와 철강업계에서는 필요한 경우 국내 철스크랩의 해외 반출을 최대한 억제하는 동시에 폐차와 재건축, 산업 폐기물 등에서 철스크랩 생산을 최대한 늘려야 한다.

그리고 국내에서는 재생 에너지 비용이 높아 그린수소 생산 비용을 낮추기 어렵기 때문에 기존의 전기분해 방식에만 올인하는 것이 아니라 광분해 방식을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과 플라즈마 기술을 활용한 블루수소 기술 개발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

또한 CCUS 기술의 경우 기존에는 동해안의 폐가스전에 저장하는 방식이 주류였으나 향후에는 이산화탄소를 메탄과 에탄, 탄산칼슘 등 각종 고부가가치 탄소화합물로 전환하는 기술을 적극 개발해야 한다.

이미 국내에서 개발한 기술도 있으나 정부의 지원 부족 등으로 인해 경제성이 확보되지 않은 경우도 많으므로, 이미 개발된 기술의 상용화를 적극 장려하는 동시에 새로운 화합물 전환 기술 개발에도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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