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호황에도 '찡그린' 국내 ㄱ형강 왜?

조선 호황에도 '찡그린' 국내 ㄱ형강 왜?

  • 철강
  • 승인 2024.05.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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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김정환 기자 jhki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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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슈퍼사이클급 호황 불구
ㄱ형강 판매 감소·중국산 폭증세
수입재 점유율 사상 첫 35% 돌파

최근 조선산업이 슈퍼사이클급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정작 국내 ㄱ형강(앵글) 생산업계는 웃지 못하고 있다. 늘어난 수요 대부분을 저가 중국산이 꿰차면서 수입재 국내 점유율도 사상 처음으로 35%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ㄱ형강 수요는 국내 제조업 경기와 밀접한데 특히 조선, 기계산업과 가장 연관이 크다.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4월 ㄱ형강 수입은 2만9,700톤으로 전년 동월 대비 48.9% 급증했다. ㄱ형강 월수입이 3만톤에 육박한 것은 지난 2011년 3월(3만200톤) 이후 무려 13년 만이다. 지난해 월평균 수입은 1만8,000톤을 소폭 밑돌았다.

ㄱ형강 월별 수입 그래프(한국철강협회)

1~4월 ㄱ형강 수입 역시 총 9만8,7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1%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국가별 수입은 중국산이 5만9,4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2% 급증했으며, 일본산 역시 17.7% 늘어난 3만8,900톤으로 뒤를 이었다.

올해 ㄱ형강 월평균 수입은 2만4,700톤 수준이며 이를 연간 물량으로 집계한 총수입은 약 29만6,000톤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총수입이 21만4,700톤임을 감안하면 올해는 약 37.9% 급증할 전망이다.

ㄱ형강 수입 급증세에는 건설경기 침체 속 국내 조선업이 호황을 보이고 있는 영향이다. 조선업 수익성 지표로 꼽히는 클락슨리서치의 신조선가 지수(새로 건조되는 선박 가격을 지수화)는 올 들어 180선을 돌파했다.

신조선가 지수가 180선을 넘어선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지난달 지수는 183.92포인트를 기록하며 조선업 슈퍼사이클 시기였던 2007년 5월(191) 대비 96% 수준까지 치솟은 모습이다.

신조선가지수는 1998년 기준 전 세계 선박 건조 가격을 100으로 보고 이후 선박 가격을 비교하는 지표로 숫자가 클수록 선박 가격이 상승했다는 의미다. 국내 조선사들은 이미 3~4년치 일감을 쌓아둔 상황이다.

한국은 수주량에서 경쟁국인 중국에 밀리지만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 영역에서는 우위를 점하고 있다. 여기에 미중 무역갈등 심화가 국내 조선사들에게 반사 이익을 안길 것으로 분석되면서 조선업계의 호황은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이 같은 조선업황 호조에도 정작 국내 ㄱ형강 제조업계는 웃지 못하는 실정이다.

국내 건조 능력 한계로 철강 실질 수요 증가폭도 크지 않은 마당에 그나마 늘어난 수요도 거의 수입산이 꿰차면서 호재와는 거리가 멀어진 상황이다. 더욱이 수입산 대부분이 저가 중국산인 만큼 경쟁 또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를 반영하듯 ㄱ형강 수입재 국내 점유율은 올해 들어 급등하는 상황이다. 2021년 17% 수준이었던 ㄱ형강 수입재 국내 점유율은 지난해 27%로 오르더니 올 1분기에는 사상 첫 35%까지 찍었다.

올 1분기 ㄱ형강 내수 판매는 12만9,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4% 감소한 반면 이 기간 수입은 43.6% 급증한 6만9,000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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