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관광·건설업 회복에 철강 수요 증가하며 주요 6개국 철강 소비 7,650만 톤 예상
역내 열연강판 생산능력 1,000만 톤 증가하며 일본산 수입 감소·공급 과잉 및 가격 하락 전망
주요 수출국인 중국과 유럽의 경기 둔화, 공급망 충격에 따른 원자재 가격 불안, 고금리 장기화 등 각종 악재에도 전자산업과 자동차산업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 투자 증가, 관광산업 회복과 건설부동산 경기 활성화로 인해 올해 동남아시아 지역 철강 소비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동남아시아철강협회(SEAISI)가 지난 5월 13일부터 16일까지 베트남 다낭에서 개최한 ‘2024 동남아시아철강협회 연례회의’에 참석한 여위진(Yow Uy Jin) SEAISI 사무총장은 “올해 베트남과 태국,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필리핀과 싱가포르 등 아세안 주요 6개국의 철강 소비가 전년 대비 3.7% 증가한 7,650만 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여위진 사무총장에 따르면 지난해 아세안 주요 6개국의 철강 소비는 전년 대비 1.9% 감소한 7,350만 톤을 기록했다. 수요 부진으로 인해 6개국의 철강 생산도 4,940만 톤으로 전년 대비 2.1% 감소했고, 철강 순수입은 2,430만 톤으로 전년 대비 1.3% 감소했다.
지난해 아세안 6개국의 철강산업이 부진했던 것은 주요 수출국인 중국의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유럽의 경기 침체와 함께 고금리와 높은 인플레이션, 글로벌 금융시장 경색에 따른 역내 부동산 경기 침체가 주요 원인이었다.
국가별로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의 철강 소비는 대규모 정비사업과 수도이전사업 등으로 인해 지난해 철강 소비가 전년 대비 18%, 6.3% 증가했다.
반면 제조업 호조에도 부동산 부문이 침체됐던 태국의 철강 소비는 전년 대비 0.1% 감소했고, 제조업 투자 감소와 함께 관광산업과 부동산 경기 부진이 심화됐던 말레이시아와 필리핀, 베트남의 철강 소비는 각 전년 대비 14%, 7.5%, 4.8% 감소했다.
올해 역내 철강 소비 전망에 대해 SEAISI는 공급망 충격과 주요 공급국들의 기상 이변에 따른 철광석과 원료탄 등 주요 원자재 수급 및 가격 불안정, 싱가포르 달러를 제외한 역내 국가들의 통화 약세, 러-우 전쟁과 이-팔 전쟁 등 지정학적 갈등 심화에 따른 에너지 수급 및 가격 변동 심화, 주요 수출국인 중국과 유럽의 경기 침체 장기화 등으로 인해 올해 대내외 여건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SEAISI는 전자산업과 전기차산업을 중심으로 역내 국가들의 제조업 부문 투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고, 관광산업 회복에 따른 부동산 부문 투자 확대, 역내 국가들의 SOC 확충 및 에너지 전환에 따른 인프라 부문 수요 확대로 인해 전체 철강 소비는 전년 대비 3.7% 증가한 7,650만 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가별로는 베트남의 철강 소빅 전년 대비 5.5% 증가한 2,170만 톤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SEAISI는 역내 국가들의 철강 생산 능력 확장으로 인해 과잉 생산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세안 6개국의 조강 생산능력은 2022년 연 7,800만 톤에서 2024년 연 9,400만 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중국과의 합작회사, 베트남은 호아팟그룹 등 자국 생산업체 중심으로 열연강판 생산능력이 1,000만 톤 가까이 증가할 전망이다.
현지 철강업계에서는 역내 열연강판 생산능력이 크게 증가하면서 기존 수입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던 일본산 열연강판 수입이 감소하는 동시에 역내 공급 과잉으로 인해 시장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