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철강 시장이 성장을 멈춘 가운데 국내 철강 수요도 늘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유안타증권 이현수 애널리스트는 중국 철강 시장의 수요와 공급 모두 성장 동력이 크지 않은 가운데 국내 철강 시장도 단단한 내실을 갖추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올해 1~4월 중국 철강 수요는 전년 대비 5.5% 감소했다. 이현수 애널리스트는 “2021~2023년,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던 중국 철강 수요는 올해 상반기에도 부진했다”라며 “철강 소비 감소의 중심에는 건설업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12월 대비 올해 4월 중국 70개 도시 평균 신규 주택가격은 -1.6%, 1선 도시는 같은 기간 –1.1% 하락했다”라며 “중국 중장기 가계대출 총액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나 증가 규모는 감소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중국 철강 공급은 탄소 중립 이슈 대비 시황에 더욱 민감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수 애널리스트는 “중국 조강생산량이 2021년~2022년, 2년 연속 감소했으나 같은 기간 철강 소비 역시 감소했다”라며 “2021년~2023년, 3년 동안 중국 철강재 순수출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탄소중립이라는 목적으로 감산을 한 것이라면 그 규모가 수급 개선을 가져올 정도는 아니었다는 것”이라며 “2021년~2022년 크게 부각됐던 탄소중립이라는 이슈가 완전히 사라졌다 말하기 어렵지만 2023년부터 그 영향력은 약해진 것으로 판단되며 당분간 중국 정부는 탄소중립보다는 부동산을 필두로 경기 회복이라는 이슈에 정책의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유안타증권은 국내 조강생산능력이 크게 늘었지만, 철강 소비는 정체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현수 애널리스트는 “2007년 5,600만 톤 수준이었던 한국 조강생산능력은 점차 증가하여 지난해 8,200만 톤 규모를 보여주고 있지만 한국 철강 명목소비량은 2007년과 2023년 큰 차이 없다”라며 “조강생산능력은 확대된 가운데 소비량은 정체 상태”라고 말했다.
더욱이 중국산과 일본산 철강 의존도도 더욱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수 애널리스트는 “국내 철강재 수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산('23년 기준 56%)과 일본산('23년 기준 36%)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 상황”이라며 “최근 2~3년 국내 철강 소비에서 중국산 및 일본산 등 수입산 철강재에 대한 의존도가 커졌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