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연 유통업계가 자동차와 가전업체 등 실수요의 동향을 파악하는데 애를 먹는 모습이다. 신사업 구상과 판매 및 구매량 설정 등 유통업계의 효율적인 운영에 반드시 필요한 정보들이지만 어느 순간부터 각 수요업체가 보안 관리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연계물량을 취급하는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수요업체 담당자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각종 정보를 습득했다”면서 “그러나 최근에는 이 같은 정보를 듣기 어려워져 기업 설명회 발표 자료나 언론 보도 등에 의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은 차이가 제품의 성공을 좌우할 정도로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면서 보안 관리는 기업들에 점점 더 중요한 관심사가 되고 있다. 신제품 및 신기술 정보 등의 유출은 물론 단순하게 생각했던 시장 점유율과 생산계획 등의 정보도 민감한 보안사항으로 치부하는 이유다.
최근 국내 가전업체들도 생산량과 출하량 등 가이던스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가전업체 홍보 담당자는 “과거에는 실적을 근거로 제품을 홍보하는 일이 빈번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각 부서 간에도 생산·출하·점유율 등의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 추세”라며 “시장조사기관의 자료를 토대로 홍보 자료를 만드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수요산업의 침체로 울상을 지은 유통업계의 영업활동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능동적인 영업활동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업무를 위해 수요가의 다양한 정보가 필요하지만 얻을 길이 막막하다”며 “유통업계가 가격전쟁, 정보전쟁 등 다양한 전쟁을 치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