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연강판價 코로나 팬데믹 이전 가격 형성
후판 시황, 비조선용 중심 악화일로
中 저가 철강재 문제 여전
국내 철강 시장 판재류 가격 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철강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최근 열연강판과 후판 등 주요 판재류 제품 가격은 코로나 팬데믹 이전 가격으로 돌아간 상황이다. 더욱이 일부 저가재가 시장에 등장하며 시장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철강업계는 시황 방어를 위한 방안을 시장에 알리고 있으며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한 노력을 지속 중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7월 하순 기준 국산 열간압연강판 유통가격은 톤당 79만~80만 원 수준을 형성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산 정품 열연강판 가격이 70만 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20년 연말 이후 3년 7개월 만이다.

후판 유통가격도 하락을 기록 중이다. 연초 110만 원에 근접했던 국산 후판 유통가격은 최근 90만 원 안팎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일부 저가 물량이 시장에 등장하며 철강업계의 긴장감은 더욱 높아지기도 했다. 국산 후판 유통가격은 지난 2021년 4월 이후 줄곧 톤당 90만 원 이상의 가격을 형성한 바 있다. 특히 후판은 비조선용 시장 수요가 급격히 줄었으며, 가격 하락을 막기 어렵다는 설명이 나오고 있다.
지속된 시황 악화에 철강업계는 추가 가격 하락을 막고 시장 질서를 세우기 위한 방안을 실행 중이다. 현대제철은 8월 유통향 열연강판 가격을 인상하며 시중 가격 방어에 나서고 있다. 그 외 제조사들 또한 열연강판과 후판 제품 가격을 방어하기 위한 계획을 고민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열연강판과 후판 등 범용재 시장 분위기가 너무 좋지 못하다”라며 “하반기 개선될 여지가 없다고 봐야 한다”라고 답했다. 이어 관계자는 “상반기 대비 하반기 판매가 더욱 감소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라며 “명확한 대책을 세우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중국산 저가 수입재 문제도 다시금 대두되고 있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6월 이후 중국산 철강재 수입량은 감소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7~8월 물량도 전년 대비 줄어들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가격 하락과 원·달러 환율 영향으로 하절기 수입량은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7월 중순 이후 중국 철강업계의 저가 오퍼(Offer)가격이 시장에 다시 등장하고 있어, 국내 철강업계의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7월 초순 이후 횡보하던 중국 철강업계의 오퍼가격이 하순 이후 급격히 낮아졌다”라며 “당장 국내 시장에서 유통되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에 악영향을 충분히 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철강업계 일각에선 중국 철강업계의 제조원가를 고려해 한국향 열연강판 오퍼가격이 400달러 후반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