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제련업계 위기 속 오히려 경쟁력 돋보여

고려아연, 제련업계 위기 속 오히려 경쟁력 돋보여

  • 비철금속
  • 승인 2025.01.05 18:13
  • 댓글 0
기자명 방정환 기자 jhbang@snm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련 수수료(TC) 하락에 ‘수익성 악화’ 위기…적대적M&A 위협까지 겹쳐
공정개선 및 희귀금속 회수율 증대 등 기술 역량 확대로 원가경쟁력 강화
제련업계 유일 12개 희소·희귀 금속 회수 가능한 기술력 보유

올해 역시 글로벌 경제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국내 경제도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세계 최고의 제련기술력을 보유한 고려아연의 경쟁력 우위가 주목받고 있다. 

제련기업의 수익성을 담보하는 정·제련 수수료(TC/RC)의 하락과 2021년 이후 총 9차례 상승한 산업용 전력 단가 등 25년의 경영환경 전망이 여전히 밝지 않지만, 고려아연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제련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익개선을 통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방침이다.

고려아연 사업에 있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비용 항목은 원료 구매비용이다. 특히 제련수수료는 제련기업 매출원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제련수수료는 정광을 공급하는 광산기업이 제련기업에 정광을 맡길 때 제공하는 고정된 제련 마진을 뜻한다.

전세계 아연제련소는 아연정광 1㎏에서 회수 가능한 아연 메탈량에 해당하는 아연값(일반적으로 정광에 속한 아연의 85%)을 지불하고, 광산기업을 통해 제련수수료를 받는다. 제련수수료가 높을수록 고려아연은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지만, 최근 중국 제련기업들의 아연, 연 정광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광산기업이 시장의 우위를 점하면서 TC/RC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다시 말해 제련소의 이익 또한 크게 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며, 2025년 상황은 더욱 좋지 않은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제련 공정의 특성상 전력소비가 많은 고려아연은 2021년 이후 현재까지 총 9차례 산업용 전력단가 상승 여파로 매년 전력비 부담이 커졌다. 지난해 하반기에 산업용 전기료만 인상됨에 따라 2025년 전력비는 2024년에 비해서 약 286억원 정도 늘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경영환경이 매우 어렵지만 고려아연은 2025년 매출원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의 위기를 사업계획 수립 단계부터 철저히 준비, 예측하고 실행 및 개선방안 등을 마련하여 위기를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비철금속 세계 1위에 오른 기술력과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투자, 끊임없는 원가절감 노력과 공정개선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경영진과 임직원의 맨파워에 힘입어 위기 돌파를 자신하고 있다.

우선 고려아연은 전자제품에 주로 쓰이며 금속 비타민이라고 불리는 인듐을 비롯해 전략광물 자원인 안티모니와 비스무트, 텔루륨 등 매출이익률이 높은 희귀·희소 금속의 회수율을 높여수익성 개선에 기술적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일반적으로 전세계 다수의 제련소들은 목적금속 위주의 생산을 진행하고, 목적금속 회수후의 잔재를 폐기물로 처리하고 있다.

반면에 고려아연은 전세계 유일하게 아연-연-동 통합공정을 운영하며 현재 아연 및 연정광 안에 포함된 극소량의 희소, 희귀금속 12가지를 추출하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지난 50년간 끊임없는 기술개발 투자와 조업 개선을 통해 가능했으며 고려아연만의 자랑이기도 하다.

고려아연은 회사의 가장 큰 장점인 희소, 희귀금속의 회수 능력을 극대화하여 2025년까지 매출총이익 253억원 증대, 2027년까지는 700억원 이상의 매출총이익 증대를 달성할 계획이다. 희귀금속 회수율을 품목별로 20~30% 이상 끌어올려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구상이다.

고려아연의 주요 신사업 중 하나인 니켈 부문에서도 수익 증대가 기대된다. 2차전지 배터리 양극재의 핵심 금속인 니켈은 현재 전기차 캐즘으로 인해 수요량이 예상대비 감소하긴 했으나, 시대적 흐름에 따라 시장의 수요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윤범 회장을 비롯해 현 경영진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사이클 회복 시점에 독보적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를 하겠다는 복안이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또한, 고려아연은 2023년 12월 인베스터데이를 통해 전기동 15만 톤을 증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고, 일정에 맞게 증설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고려아연의 동 생산은 아연, 연 제련 이후 부산물 또는 폐PCB 등 리사이클 원료를 사용하고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특히 증설되는 동설비에 투입되는 원료의 상당량이 일명 도시광산이라고 불리는 전자폐기물이 기반이 될 예정이며, 전자폐기물에는 동 이외에도 수익성이 높은 기타 금속이 포함되어 있다. 즉, 동 원료 처리량 증대 시 함께 증가하는 니켈의 회수가 수익성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 하에 밸류체인 강화에 힘써온 것이 최 회장의 트로이카 드라이브(Troika Drive) 구상의 핵심 중에 하나다.

이에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이제중 부회장을 주축으로 한 고려아연 기술연구소는 지난해 11월 기존 니켈 회수 공정 대비 니켈 회수율을 크게 향상시킨 신규 니켈 회수 공정 개발을 완료했다. 이렇게 회수된 니켈원료를 2026년 2분기 가동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인 고려아연의 올인원 니켈제련소에 공급하게 되면, 황산니켈 기준 1,935톤(니켈메탈 기준 433톤)을 생산하여 약 108억 원의 매출총이익 증대 효과가 예상된다.

이는 단순히 니켈 회수와 원료공급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온산제련소내에 유입되는 모든 원료안의 니켈 회수율을 높여 올인원 니켈제련소에 공급함으로써 전 세계 유일한 아연-연-동-니켈 4대 비철금속의 통합 공정 제련소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안정적 성장이 가능하도록 기술 투자와 생산 시설 증대도 지속적으로 이어갈 방침이다. 최근 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아연 및 희귀금속 회수율을 높이기 위한 연구 투자를 늘리는 데 이어 제련잔사 발생량을 감소시키기 위한 프로세스 재정립과 조업 기준 및 설비 강화도 함께 추진 중이다. 이 같은 공정 개선으로 약 360억 원의 매출총이익 증대가 예상된다. 이 같은 공정 개선은 생산성 강화 외에도 폐기물 감소로 환경적 측면에서 여러 부수적 이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용 황산(PSA) 생산설비 증설 투자도 좋은 성과가 기대된다. 고려아연은 아연과 연정광에 함유된 황을 고순도 반도체 황산으로 제조 가능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국내 반도체 업계의 증설과 궤를 같이하여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해왔다. 최근 중국 공세와 수요 부진, 트럼프 2기 관세 압박 등으로 반도체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산업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기존 투자계획인 2030년까지 목표인 반도체황산 50만톤 생산 목표를 이어갈 방침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끊임 없는 노력을 통한 기술력과 50년 비철금속 세계 1위에 오른 경영 능력은 한 순간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며, 최근 적대적M&A 국면에서 누가 비전을 가지고 고려아연을 성장, 발전시켜나갈 수 있는지를 시장과 주주들은 명확히 알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철강금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