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의결권 제한은 '만행'이자 '사변'
"영풍은 최대주주, 적대적일 수 없어"
"임시주총 법적 위반 인정 및 주주 향한 사과 필요해"

영풍이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측에 임시주총 결의를 무효화하라는 경고의 메세지를 보냈다. 기자회견에서 있었던 MBK와의 타협 제안에 대해서도 날선 비판을 내놓았다.
영풍은 자체 보도한 자료를 통해 "임시주총을 단 하루 앞두고 최윤범 회장측이 순한출자 구조 형성을 통해 영풍 의결권을 제한한 것은 사변(事變)에 준한다"며 "임시 주총 당일, 영풍 의결권 제한에 다툼이 있으니 법원 판결을 먼저 받자는 제한도 무시한 채 주총 안건 표결을 밀어붙인 것도 '만행(蠻行)'에 가깝다"고 말했다.
지난달 23일 열린 고려아연 임시주총에서 최윤범 회장 측은 기존에 보유하던 영풍 지분을 호주 손자회사인 선메탈코퍼레이션(SMC)에 매각함에 따라 상법상 순환출자에 따른 상호주(相互株) 제한을 근거로 들며 영풍이 지닌 주식 의결권 행사를 제한했다.
SMC는 고려아연이 지분 100%를 보유한 손자회사로, 상법상 자회사로 인정된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SMC→영풍→고려아연’의 순환출자고리가 형성되며, 법리상 영풍은 상호주 의결권 제한에 해당, 이번 고려아연 주총에서 약 25.4%에 달하는 의결권 행사가 가로막혔다.
임시주총 바로 다음날 진행된 고려아연 경영진 기자회견에 대해서도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기덕 대표는 "고려아연은 MBK와의 타협을 원한다"고 말하며 "MBK가 가진 자금력이 고려아연 트로이카 드라이브의 강한 추진력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영풍은 그간 MBK파트너스를 투기세력, 중국자본 등으로 칭하며 장장 4개월에 걸친 여론전을 진행해 왔으면서 이제와 화해를 청하는 것이 당황스럽다는 입장을 보였다.
영풍은 고려아연이 경영권 분쟁을 두고 '적대적 M&A'라 칭하는 것에 대해서도 불쾌감을 드러냈다. 영풍은 "고려아연의최대주주가 어떻게 고려아연에 적대적일 수 있겠는가"라며 "최 회장이 최대주주인 영풍에게 보이는 분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결코 정당화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임시주총 결과 무효를 추진하라는 메세지도 담았다. 영풍은 "최윤범 회장이 지금이라도 진정한 타협을 바란다면 1월 23일 임시주총의 내용 및 결과가 법적으로 부당했음을 인정하고, 의결 효력을 무효화해야 한다"며 "최 회장 개인의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대규모 자사주 공개매수에 대해서도 남은 주주들에게 사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영풍.MBK는 서울중앙지법에 임시주총 결의 효력 정지 및 고려아연 추천 이사 7인 직무정지 가처분을 제기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