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의 미국 전기로 제강소 설립이 기정사실화가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수입산 철강 관세 관련 현대제철의 대미 투자 검토를 콕 집어 모범답안으로 내놓으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산 철강 및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한 다음날 백악관은 "최근 현대제철이 미국에 공장 건설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발표가 있었다"고 대놓고 홍보했다.
이번 관세 부과가 미국 경제에도 적잖은 타격을 줄 것이란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하기 위함이다. 관세를 무기로 미국 현지 공장 건설과 투자를 유도해 일자리를 늘려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예시를 단적으로 든 셈이다.
현재 현대제철은 미국 남부 지역에 자동차용 강판 공급을 위한 전기로 제강소 건설을 검토 중이다.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도 올 초 철강업계 신년 인사회에서 "미국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회사는 이는 어디까지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다양한 방안 중 하나라는 입장으로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는 애매한 태도를 지속 유지해 왔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략 성공사례로 지목되면서 이제 철회는 불가하게 된 모양새다.
매드맨(Madman)이 향후 어떤 '미치광이' 전략으로 보복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집권 1기인 2017년에도 삼성이 미국에 가전공장을 세울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이를 즉각 인용하며 X(구 트위터)에 "땡큐 삼성"이라고 선수를 쳤다.
투자가 확정되지도 않았으나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당시에도 삼성전자는 미국 내 가전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지만 확정된 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얼마 안 가 현지 공장 설립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