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연강판, 연초 대비 25% ↑

미국 철강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현지 철강제조사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철강 25% 관세 정책을 기회 삼아 가격 인상을 적극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스틸오르비스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미국 내 열연강판(HRC) 가격은 톤 당 910달러(131만 원)로 연초 대비 25% 올랐다. 냉연강판, 철근 등 다른 주요 품목들의 가격도 톤 당 59달러~132달러의 연초 대비 상승폭을 보였다.

미국 철강제조업체들이 가격을 올리고 있다. 미국 최대철강사 뉴코는 이달 3일부터 HRC 현물 기준 가격(Base price)을 톤 당 900달러로 책정했다. 가장 최근 조정일인 지난달 24일 가격에서 40달러(5만7,700원) 올린 것으로, 올해 들어 6번 연속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미국 2위 철강제조사 클리블랜드 클리프스도 4월 인도 HRC 가격을 톤 당 900달러로 책정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12월 HRC 기준 가격은 톤 당 800달러였다.
팀나 태너스 미국 시장분석기관 울프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철강제조사들이 관세와 그것의 불확실성을 이용하고 있고, 그 결과 가격을 인상할 수 있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톤 당 900달러라는 가격은 25%의 관세가 실제 부과됐을 때 발생할 가격 상승보다 더 높은 수준”이라며 “이는 트럼프가 주장했던 바람직한 결과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0일(현지시각) 외국에서 수입하는 철강, 알루미늄에 관세율 25%를 예외없이 적용한다는 내용의 포고문(Proclamation)에 서명했다. 이 결정으로 이달 12일부터 면세 쿼터 등 기존의 여러 예외 조치들이 모두 없어진다.
미국 철강 가격이 단기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대미 철강 수출국 캐나다, 멕시코, 유럽연합(EU) 등은 보복 관세 조치 등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고, 한국과 일본은 관세 면제를 요청했지만 아직 별다른 소식이 없어, 미국 철강사들이 현 가격 흐름을 이어가려 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