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금철 위기 ‘심각’…생산·판매 30만 톤도 위태

합금철 위기 ‘심각’…생산·판매 30만 톤도 위태

  • 철강
  • 승인 2025.08.14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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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엄재성 기자 jseo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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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생산·판매 전년比 29.2%, 19.0% 감소…5년 연속 감소세

3년 새 절반 이하로 줄어…수요 줄었는데 저가 수입은 되레 늘어

건설 경기의 장기 침체와 대형 수요가들의 구매정책 변경, 대외 여건 악화에 따른 수출 감소와 조강 생산 감소, 저가 수입재 증가 등으로 인해 국내 합금철 생산과 판매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올해 생산 30만 톤이 붕괴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철강협회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합금철 생산 및 판매는 각 13만283톤, 15만1,785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2%, 19.0% 감소했고, 내수와 수출은 각 10만4,568톤, 4만7,217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6%, 10.7% 줄었다.

품목별로 페로망가니즈 생산은 3만8,995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반면 판매는 4만1,809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4% 감소했다. 내수판매와 수출은 각 3만4,375톤, 7,434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25.0% 감소했다.

실리코망가니즈 생산 및 판매는 각 1만9,888톤, 3만706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 63.1%, 34.9% 감소했고, 내수판매는 3만706톤으로 33.2% 감소했다. 수출은 2023년부터 전무했다.

기타 합금철의 생산 및 판매는 각 7만1,400톤, 7만9,27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2%, 14.2% 감소했고, 내수판매와 수출은 각 1만9,728톤, 1만9,786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5%, 7.6% 감소했다.

팬데믹 이전에는 합금철 생산과 판매가 점진적 증가세를 보이다가 팬데믹이 발생한 2020년에 감소했다가 2021년에는 다시 반등했다. 그러나 2021년부터는 생산과 판매 모두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면서 5년 연속으로 감소했고, 2021년 80만 톤을 상회하던 생산은 올해 30만 톤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78만 톤에 달하던 판매 또한 올해 30만 톤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합금철 제조사들의 주력 제품인 페로망가니즈의 경우 2023년부터 부진이 심화되어 불과 2년 사이에 생산은 1/4, 판매는 1/3 수준으로 급감했다. 실리코망가니즈 또한 2023년부터 급감하여 올해 생산과 판매가 모두 10만 톤에 미달할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인 기타 합금철도 올해 생산과 판매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20만 톤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이 국내 합금철 생산과 판매가 급감하는 주요 원인은 수요처인 철강산업의 부진과 저가 수입재가 급증한 탓이다. 국내 조강 생산 동향을 살펴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6,900만~7,200만 톤 수준을 기록하다가 2022년에는 6,500만 톤대, 2023년 6,600만 톤대, 지난해 6,300만 톤대로 줄었다. 올해 상반기 조강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했는데, 현재와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조강 생산 6,000만 톤이 붕괴될 수도 있다.

여기에 기존 주요 수입국인 중국 외에도 말레이시아와 인도 등 신흥국들의 저가 제품 수입까지 증가하면서 국내 제조업체들의 설 자리가 좁아졌다. 설상가상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서방의 대러 제재로 국내산 고등급 페로망가니즈의 수출시장인 러시아 시장이 막힌 것도 악재가 됐다. 한동안 호조를 보이던 기타합금철의 경우 아세안 등 신흥국들의 저가 제품 생산 증가, 인도 등 일부 수출국들의 수입규제 등으로 인해 최근 수출은 감소하고 수입은 증가하면서 국내 생산이 위축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대외 여건 악화로 수출도 여의치 않은 데다 저가 수입재까지 급증하면서 올해 국내 합금철 제조업체들의 공장 가동률은 급락했다.

합금철 제조업체들은 수요 부진 외에도 고환율에 따른 광석 수입 단가 상승과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제조원가 상승으로 국내산 합금철이 수입제품 대비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최근 2~3년 동안 생산과 판매가 급감한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문제는 현재와 같은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합금철 제조 기반이 극도로 위축되면서 철강산업 전체 공급망에도 큰 타격을 줄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합금철 업계에서는 국내 철강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합금철 제조 기반을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철강 수요 회복을 위한 경기부양책과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 등 단기적 대책과 함께 중장기적 경쟁력 향상을 위한 철강산업의 공급망 안정화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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