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질량분석·GPS 기반 지도 제작까지…7억 원 투입해 정밀 대기질 관리 나서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이 제철소 인근 악취 문제 대응을 위해 이동형 측정시스템을 도입했다. 실시간 질량분석기와 전용 차량을 갖춘 이 시스템은 현장에서 바로 오염원을 포착하고 시각화해, 지역사회 악취 관리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RIST는 실시간 악취 조성 분석과 측정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약 7억 원을 투자하여, 지난 4월부터 본격 운영을 시작했다.
7월에는 포항철강공단에서 악취 물질을 측정하기도 했다. 이번에 도입한 핵심 장비인 실시간 질량분석기(SIFT-MS, Selected Ion Flow Tube Mass Spectrometry)는 샘플을 직접 흡입해 별도의 전처리 과정 없이 ppt(1조분의 1) 수준까지 감지한다.

이를 통해 1,400여 종의 휘발성유기화합물(VOCs)과 악취 물질을 표준가스 없이 정성·정량 분석할 수 있다.
전용 차량 쏠라티에는 핵심 장비와 함께 항온·항습 설비, 기상 센서, 실험대, 전력 공급 장치가 갖춰져 있어, 현장에서 즉시 분석이 가능한 '이동형 실험실'로 활용된다.
또한 GPS 기반 소프트웨어를 통해 이동 경로별 분석 결과를 실시간으로 시각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오염도 지도를 제작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국내 오존 농도는 해마다 증가하고 전국 악취 민원 건수도 지난 10년간 약 3배 늘었다.
이러한 환경 변화를 반영해 정부는 2028년까지 ’제2차 악취방지종합시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포항시 역시 악취관리지역을 지정하고 VOCs 저감 정책을 추진하는 등 대기질 관리 강화에 나서고 있다.
RIST는 이동형 측정시스템을 도입해 기존 센서 기반 모니터링의 한계를 보완하게 됐다. 정밀하고 기동성 있는 측정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지역사회 악취 대응 역량을 한층 강화한 것이다.
RIST는 민원 현장에 해당 시스템을 투입해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악취를 현장에서 포착하고, 이를 원인 규명과 저감 대책 마련에 적극 활용하고자 한다.
나아가 제철소 공정별 배출 특성을 정밀 분석하여 장기적으로는 공정별 지문(fingerprint)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대기질 관리 체계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번 시스템은 환경 과학수사(Environmental Forensic, 냄새의 원인과 책임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방식), 산업보건, 신기술 개발 및 성능평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