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전 발표된 정부 2개 안보다도 높은 범위안으로 협의 결정…상한선 '61%'
정부 감축 시나리오, 발표 때마다 기존 논의에 없던 수치로 일방 결정

정부와 여당이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2035 NDC)'를 2018년 대비 53~61% 감축하는 단일 범위안을 협의 도출했다. 이는 정부가 공청회에서 밝힌 2개 하한선 안(50%, 53%) 중 가장 높은 수치이자, 상한선 기준으로는 정부의 60%안보다 높은 수치다.

9일,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 결과 2035 NDC를 53~61%로 정하자고 합의했다.

앞선 6일, 정부는 2035 NDC 대국민 공개 논의 공청회(종합 토론회)에서 2018년 대비 탄소배출(순배출) 50~60% 수준을 감축하는 안과 53~60%를 감축하는 안 등 2가지 최종 시나리오를 내놓은 바 있다.

공청회에서 발표한 내용도 기존에 시민단체, 산업계, 학계와 논의한 4가지 감축 시나리오 △48%, △53%, △61%, △65% 와 차이가 있었던 내용이라 깜깜이 결정이라는 비판이 있었던 가운데, 최종 시나리오 2개 안을 발표한 지, 불과 사흘만에 정부의 수정 시나리오에 없던 더 높은 수치가 결정되는 일을 반복됐다.  

이번 결정은 정부 최종 시나리오 2개안 발표 이후 환경 관련 기관 및 단체들의 집단 반대 성명이 있다르자 나온 결론으로 풀이된다. 공식적으로 당정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권고와 헌법재판소의 결정, 국내 산업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산업계에서도 기후에너지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가 선정한 전문가들로 구성된 'NDC 기술작업반'이 낸 48%안보다도 높은 시나리오라고 현실성이 없다 비판했지만 이는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정은 산업계 부담을 낮추기 위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산업 부문은 탄소 배출량이 많은 제조업 중심 산업 구조 여건과 감축 기술의 실현 가능성을 고려하여 감축 부담을 완화하겠단 내용이다.

아울러 당정은 'KGX 녹색전환전략'을 수립해 기업의 탈탄소 산업 전환 지원 및 녹색 산업 육성을 뒷받침하고, 석탄발전소와 내연차 업계 등 기존 산업 및 노동자, 지역사회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도 논의하기로 했다.

여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산업계 우려에 대해 "비록 좀 과한 목표더라도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향해서 가려고 할 때 미래 세대에 지우는 부담이 덜할 수 있다는 측면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당정 협의 내용은 2035 NDC 공식 결정 경로인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와 국무회의의 심의·의결 과정에도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일정들은 7월 둘째 주에 모두 진행될 예정으로, 최종 NDC안에 대한 이해 관계자들의 추가 의견 개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