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EU 정제련 확대 속도…한국 핵심광물 공급망 전략 재정비 시급

미·EU 정제련 확대 속도…한국 핵심광물 공급망 전략 재정비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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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6.01.2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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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김영은 기자 yeki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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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독점 심화 속 미·EU 공급망 재편…한국형 핵심광물 전략 요구
KIET “핵심광물별 전략적·차별화된 대응 없인 공급망 안정 불가능”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에서 중국의 독점적 위상이 정제련·가공 분야를 중심으로 더욱 공고해지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핵심광물 수출통제를 통상협상과 외교 갈등의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역내 정제련·가공 생산능력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이에 대응한 전략적 활용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KIET, 원장 권남훈)이 최근 발표한 ‘미국과 유럽의 핵심광물 정책 및 우리의 대응방안’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 환경 변화와 주요국 정책 동향을 진단하고, 우리나라의 대내외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핵심광물 별로 전략적이고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중장기적으로 대체소재 개발과 전문 인력 양성의 중요성을 부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희토류와 흑연 정제련 공급에서 90%를 상회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다수의 핵심광물 정제련 분야에서도 글로벌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우위를 바탕으로 중국 정부는 2023년 미국의 반도체 장비 대중국 수출통제에 대응해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통제를 시행한 데 이어 흑연과 희토류, 안티모니 등으로 통제 대상을 확대했다. 2025년 4월에는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에 대응해 일부 희토류 수출을 제한했고 2026년 1월에는 일본과의 외교 갈등을 계기로 이중용도 품목에 대한 대일 수출통제를 단행하는 등 핵심광물의 전략자산화가 심화되고 있다.

이에 대응해 미국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핵심광물 정책의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다자 연대를 통한 공급망 협력보다는 미국 내 정제련·가공 생산능력 확충과 자원보유국과의 양자협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25년 3월 광물 생산 증대를 위한 즉각 조치 행정명령을 바탕으로 10개의 핵심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며, 미 국방부는 자국 내 유일한 희토류 생산기업인 MP 머티리얼즈(MP Materials)에 대한 지분 투자를 통해 희토류 생산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호주, 말레이시아, 태국, 일본 등과의 핵심광물 공급안보 협력 네트워크 구축에도 집중하고 있다.

유럽연합 역시 역내 공급능력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행보에 나섰다. 2024년 5월 핵심원자재법이 발효되면서 EU는 2025년 상반기 두 차례에 걸쳐 총 280억 유로 규모의 60개 전략 프로젝트 추진 계획을 공표했다. 이는 EU 내 소비량의 10% 이상을 채굴, 40% 이상을 정제련, 25% 이상을 재활용으로 충당하겠다는 목표 달성을 위한 조치다. 이들 프로젝트 중 47개는 EU 역내, 13개는 역외에서 추진되며 리튬 관련 사업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관련 원자재 프로젝트가 다수를 이루는 점도 특징이다.

이러한 글로벌 환경 변화 속에서 우리나라는 2025년 10월 공급망 3법이 전면 시행되고 같은 해 12월 자원안보특별법에 따른 제1차 자원안보협의회를 개최하는 등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왔다. 프로젝트 중심의 해외자원 개발, 맞춤형 공급망 안정화 사업, 비축 확대와 재자원화, 정부 주도의 기술 개발 및 인력 양성 지원 등이 주요 정책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3종의 핵심광물을 지정하고 이 중 10종을 전략핵심광물로 관리하고 있다.

다만 보고서는 중국의 전략자산화 강화와 미·EU의 독자적 공급 생태계 구축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대응은 정교해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내적으로는 전략핵심광물을 정확히 식별한 뒤, 제한된 여건 속에서 광종별로 차별화된 공급망 구축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정제련 시설을 구축할 광종과 해외에서 생산 기반을 확보할 광종을 구분하고, 정부는 기업의 글로벌 공급망 구축 과정에서 조정자이자 지원자로서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대체소재 개발과 전문 인력 양성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외적으로는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 자원보유국과의 해외자원 개발 협력을 확대하는 한편, 공급망 리스크 관리를 위한 중국과의 전략적 대화, 일본의 공급위기 대응 체계에 대한 벤치마킹과 협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미국과 유럽연합이 추진 중인 역내 핵심광물 정제련·가공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안정적인 글로벌 공급망의 한 축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이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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