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철업계, 환율이 또 다른 복병

비철업계, 환율이 또 다른 복병

  • 비철금속
  • 승인 2008.09.1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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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김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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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ME 가격 하락 불구, 환율 상승으로 원가부담 여전
- 리스크 관리가 최대 과제



고공행진을 벌이던 비철금속 가격이 최근 크게 하락하면서 부담이 완화되는 듯 했으나 환율이라는 복병을 만나면서 어려움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비철금속 가격 강세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던 비철금속 업체들이 최근 비철금속 가격은 크게 하락했지만 환율이 급등하면서 가격 하락에 따른 효과를 전혀 보지 못하고 있다. 높은 가격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던 업체들이 이번에는 환율이라는 복병으로 경영부담이 좀처럼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비철금속 대부분의 제품은 국내 자급도가 낮기 때문에 상당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국내에서 공급되는 비철금속 제품 역시 환율이 반영돼 가격이 책정되기 때문에 환율 상승은 원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비철금속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경영부담이 다소 완화되는 분위기였는데 환율이 상승하면서 가격 하락의 효과를 전혀 볼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비철금속 제품 및 2차 가공제품은 수출보다 수입이 훨씬 많기 때문에 환율이 상승하게 되면 그 만큼 관련 기업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어 최근 환율 급등의 영향으로 비철금속 업체들은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종별로도 비교적 환율에 대한 부담은 비슷한 모습이다.

알루미늄 가공 업체들은 필요한 원자재의 거의 대부분을 수입해야 하기 때문에 최근 지속되고 있는 환율상승은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다행이 지난 8월 이후 국제 알루미늄 가격이 크게 하락했으나 알루미늄 가격 하락폭을 상쇄하는 환율상승이 최대 복병으로 등장했다.

더욱이 올 연초 이후 3분기를 지나는 동안 단기적으로 급등을 반복했던 원/달러 환율로 알루미늄 업계의 경영수익은 바닥으로 추락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침체 속 수요부진 상황에서도 힘겹게 달성한 영업이익을 환차손 때문에 2분기 경영실적이 적자로 돌아섰다”며 답답해했다.

실제로 상당수의 알루미늄 업체들이 올 상반기와 3분기 동안 영업손익과 무관하게 환차손 때문에 적자 상황에 직면했다. 특히 환율 리스크 관리를 위해 통화옵션상품인 키코(KIKO)에 가입한 업체들도 역시 환율피해의 예외가 되지 못했다.

동(Copper) 가공업체들 역시 마찬가지 입장이다. 필요한 원자재의 절반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고 국내에서 공급받는 원자재 역시 환율이 감안돼 가격이 책정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의 상승은 비철금속 가격 보다 오히려 더 부담스러운 상황.

최근 동 가공제품의 수출이 증가했다고는 하지만 원자재 수입에 비해 아직까지 수출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환율 상승은 곧바로 수익에 직결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 환율 상승은 원자재인 동 스크랩 수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때문에 최근 급등한 원/달러 환율 상승은 가격 상승보다 더 큰 경영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부터 누적된 달러화 채무를 갚기 위해 은행 대출을 받는 등 경영자금 부담을 견딜수 없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아연업계의 경우에는 환율 급등에 따른 피해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대표적인 아연제련업체인 고려아연의 경우 아연 판매액의 수출 비중이 50%를 넘어서기 때문에 원료 구매시 환율 급등에 따른 환차손 피해를 수출을 통해 상쇄하고 있다. 또 환율 상승은 국내 아연고시 가격 책정시 가격 인상 요인으로 반영되기 때문에 환율 상승에 따른 피해가 예상에 비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로컬 아연구매업체의 경우에는 환율 상승으로 인해 가격 부담이 커짐에 따라 구매를 미루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비철금속 수입업체들은 환율상승에 따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환율 단기 급등에 따른 비철금속 수입업체의 피해 규모는 업체당 적게는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역업체 한 관계자는 “지난 5∼7월 원/달러 환율이 1,000∼1,040원 수준을 유지할 때만해도 환차손에 따른 피해 규모가 그다지 크지 않았지만 8월 중순 이후 단기 급등하면서 환차손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환율에 따른 손실액이 수십
억원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입을 모두 하고 있는 무역업체의 경우 환율 급등으로 인해 수입 과정에서 입은 피해를 수출을 통해 일부 만회하고 있지만 수입업무만 전담하는 업체의 경우 환차손에 따른 피해를 줄일만한 마땅한 방안이 없어 피해 규모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환헷지를 통해 환차손에 따른 손해를 일부 완화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개월간 반복된 환율 급등으로 인한 피해액이 수백만 달러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도연기자/kimdy@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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