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KIKO 주의보'

'이번에는 KIKO 주의보'

  • 일반경제
  • 승인 2008.09.17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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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방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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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헤지 통화옵션상품 거래 손실로 피해 '눈덩이'
철강 등 중소기업들 도산 위기  
 
 

미국발 금융위기와 함께 환율변동 위험을 피하기 위한 일종의 환헤지인 통화옵션상품 ‘키코’(KIKO, Knock-in Knock-out) )에 가입한 중소기업의 피해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의 손실이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도산 위기에 처한 중소기업이 속속 등장할 전망이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들의 KIKO 상품에 가입한 기업들이 입은 평가손실액은 중소기업 8천억원을 포함해 1조700여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6월말 기준의 평가손실액이 480개 중소기업 7,218억원, 39개 대기업 2,460억원 등 총 9,678억원이었으나 원-달러 환율이 이달 16일 기준으로 1,160원까지 급등하면서 그만큼 손실이 커진 것으로 파악된다. 금감원은 기업들이 KIKO에 가입할 때 원-달러 환율의 변동범위를 주로 900원대 초중반으로 설정했으나 환율이 1,000원을 넘어서면서 환차손이 크게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가운데 코스닥 상장업체로 LCD 광원장치인 백라이트 유닛(BLU)를 제조하는  태산엘시디가 16일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했다는 사실에 KIKO 피해가 생각 이상으로 빠르게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KIKO로 인해 806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피해는 철강업체들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자재를 수입하거나 제품을 수입해온 중소 제조 및 유통업체의 피해는  심각한 상황이다. 

상반기 영업이익 급증에도 불구하고 환헤지 상품거래 피해로 당기순이익이 손실로 전환됐던 P사와 D사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들 업체 외에도 많은 철강업체들이 환헤지 상품거래를 해왔었기 때문에 알려지지 않은 손실은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KIKO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들은 은행들이 KIKO의 위험성에 대해 제대로 설명을 하지 않으면서 상품 가입을 유도했다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고, 실제 피해업체들로 구성된 ‘환 헤지 피해기업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달 중에 집단 소송을 제기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도 최근 은행들의 KIKO 상품 판매에 대한 조사를 벌여 일부 부실판매 혐의를 적발했으며, 은행측의 소명을 듣고 제재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제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한편 은행들이 대내외 경제 여건이 악화되자 대출 억제에 나서고 있어 중소기업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은행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2분기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간 중소기업은 245개로 1분기에 비해 94.4%나 늘어났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이 은행권 대출 억제와 KIKO 손실 등으로 인해 자금사정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며 “자금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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