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에 생명을 불어 넣는 ‘조선소 달림이’

선박에 생명을 불어 넣는 ‘조선소 달림이’

  • 철강
  • 승인 2009.10.15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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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이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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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직원, 마라톤 풀코스 100회 완주 달성
선장시운전그룹 조춘보 씨 “무한도전은 앞으로 계속”


  일반인들이 평생 한번 뛰어볼까 말까한 마라톤풀코스(42.195km)를 백번이나 완주한 직장인이 있다.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대우조선해양 상선시운전그룹 조춘보(49) 씨다.

 



 

  대우조선해양에 1984년에 입사해 현재 상선시운전그룹 반장을 맡고 있는 조춘보 씨는 지난 6년간 쉼 없이 기록을 달성하며 마라톤 마니아들도 인정하는 ‘조선소 달림이’다.

  조춘보씨는 지난 11일 개최한 제8회 김제 새만금 지평선 전국마라톤 대회에서 풀코스를 2시간 45분 21초로 완주해 총 100회 완주 기록을 달성했다. 100회 완주 기록은 국민 마라토너 ‘봉달이’ 이봉주도 풀코스 40회를 기록하고 은퇴했을 만큼 어려운 기록이다.

  특히 그는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의 목표이자 꿈인 ‘서브스리(sub-3마라톤 풀코스를 3시간 내 완주하는 것)’를 91회 달성한 대기록 보유자이기도 하다.

  ‘서브스리’는 직장생활 외 모든 시간을 마라톤 연습에 할애해야 겨우 가능할 만큼 일반인들에게는 힘든 일.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에게 꿈의 목표이기도 하다. 고도의 훈련량이 요구될 뿐 아니라 지구력 및 숙련된 체력안배 등이 필요해 마라톤 고수가 되어야 가능한 기록이다.

  하지만 이를 91회나 달성한 조춘보 씨도 예전에는 100m도 뛰지 못해 늘 무릎보호대를 차고 다녀야만 했다. 20여 년 전 교통사고를 당해 무릎수술을 받고 약 1년 동안 회사를 휴직한 채 병원에서 투병생활을 했다는 조춘보씨. 당시에 달리기는 꿈도 꿀 수 없었다고.

  이후 15년 동안이나 다리 통증에 시달리며 힘든 시기를 보낸 그였지만 동료들과 함께 참가한 첫 마라톤 대회가 인생을 바꾼 계기가 됐다. 거제시 하청면 칠전도를 완주하는 14km의 코스에 도전한 그는 완주를 하며 생의 첫 마라톤 테이프를 끊었다.

  그는 자신의 회사에서 선박의 생명을 불어넣어주는 수많은 시스템 장비들을 시운전하며 테스트하는 일을 15년째 맡고 있다.

  선박 시스템 작동과정은 성능, 기능, 동작, 방향 등 전 기능을 사전에 숙지 및 관리하고 있어야 실패 없는 가동이 이뤄진다. 꼼꼼하고 전문적인 손길로 죽어있는 시스템에 생명을 불어넣어 바다로 배를 띄우는 것은 그의 몫이다.

  온 정성을 쏟아 선박 곳곳을 살핀 후 완성된 배가 바다로 나가면 마라톤 결승선을 끊는 자신의 모습이 생각난다는 조씨. 마라톤을 하게 되면서 건강회복은 물론 현장 리더로서 한발 물러설 때와 한발 앞서 나가야 할 때가 언제인지를 돌아보게 된다며 달림이 고수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퇴근 후 지친 몸이지만 하루 한 시간씩은 동료들과 함께 꾸준히 달리기를 할 만큼 마라톤이 좋다는 조춘보씨. 땀 흘린 만큼, 노력한 만큼 결과를 일궈낼 수 있다는 점이 마라톤의 매력이라고 말한다.

  그의 목표는 마라톤 풀코스 100회를 넘어 서브스리 100회를 달성하는 것. 목표지점을 향해 끝없이 도전장을 내미는 그의 꿈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주현기자/ljh@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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