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시장 안정, 가격제도 확립이 먼저다

철강시장 안정, 가격제도 확립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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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1.30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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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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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철강 시장의 분위기는 별로 좋지 않다.

  자동차를 제외한 철강재 수요가 거의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이 그 첫 번째 이유다. 두 번째는 수요 대비 공급 초과, 특히 수입재를 포함한 공급자 증가에 따른 경쟁 심화다.

  이와 더불어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공장도로 대변되는 기준 가격이 제 역할을 못하면서 확산된 불확실성이 아닌가 판단된다.

  공장도 가격은 거래 쌍방 간에 어느 정도 공동 인식된 거래의 기준이다. 그런데 현재 우리 철강시장에서 공장도 가격은 별로 의미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는 통상적으로 공장도에서 얼마간 할인된 가격으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데 그 할인 폭이 정상 수준을 벗어나 있다. 품목에 따라서는 최대 30%까지도 할인이 이루어지는 품목들이 있기 때문이다.

  철강시장에서 할인은 통상적으로 대량 거래 시에 발생하는 물량(Lot) 할인을 의미한다. 그러나 현재는 시황할인이라는 것이 더 크다. 심지어는 통칭 백디씨(Back DC)라 불리는 후사절(後事切)까지도 횡행하고 있다.

  이러한 할인 제도의 확대는 거래 쌍방 간에도 가격 결정과 관련해 혼란을 가져오고 있다. 더욱이 자신의 구매 가격이 과연 적합한 것인지, 또 수요가에도 적정한 가격에 공급했는지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결과적으로 구매자는 이제 공급자에게 더욱 많은 할인을 요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하고 있다.

  그 연장선상에서 구매자는 더욱 많은 공급자에게 가격 제시를 요구하게 되고 이것 때문에 가격은 더욱 하락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이 경우 수입재로 인한 가격 하락은 국내산 철강재에 치명타로 작용하게 된다.

  철강재 가격 결정은 통상적으로 두 가지 요소가 작용하고 있다. 수급(수요공급)과 원료가 그것이다. 원료는 아무리 낮아도 제조원가의 70%가 넘는 철강재의 특성상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요소다.

  철강재 가격은 통상 생산업체가 원료 가격 변화를 고려하고 현재의 수급상황을 반영해 공장도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 상례다. 과거 공급자 우선 시장에서는 이 공장도 가격이 결정되면 시장은 그에 따라왔다. 하지만, 현재와 같이 시장이 수요가 중심으로 변하면서 공장도 가격은 어느 정도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그것이 시황할인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느낌이다.

  하지만, 시황할인의 폭은 합리적이어야 하고 일정 기준을 넘어서서는 곤란하다. 그래야 기준 가격으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고 시장 안정의 기본이 될 수 있다.

  포스코를 포함해 국내 철강시장의 공급자들은 현재 새로운 시장 환경에 적응하는 중이다. 특히 가격 결정은 쉽지 않은 과제가 되고 있다.

  원료 가격의 변화가 제대로 잘 반영되는 공장도 가격의 합리적이고 탄력적인 조정만이 기준 가격으로서의 제 역할을 되찾아주는 길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래야 시장도 안정되고 현재와 같은 혼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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