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보국(製鐵報國) 정신이여 영원하라

제철보국(製鐵報國) 정신이여 영원하라

  • 철강
  • 승인 2011.12.19 06:50
  • 댓글 0
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는 슬픔 속에 이 시대의 거목(巨木)이자 영원한 철인(鐵人)을 떠나보내야만 한다.

  대한민국을 세계 최고 수준의 철강국가로 창조해낸, 한국 경제의 성장과 발전을 이끈 ‘지도자’이자 세계적 ‘철강왕’ 청암(靑巖)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13일 별세했다.

  고인은 군인으로서, 또 정치인으로서 대한민국에 충성을 다한 애국자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철강산업을 통해 한국경제의 압축 성장을 이뤄낸 불굴의 기업가정신의 화신이었다.

  1970년 1인당 GDP 254달러의 가난한 농업국가가 선진 산업국가로 성장하려면 철강 생산이 선결 조건이었다. 이를 간파한 박정희 대통령과 박태준 회장의 미래를 보는 혜안과 집념, 이를 실행에 옮긴 추진력과 지도력이 오늘의 대한민국 기틀을 마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암은 수시로 “철은 산업의 쌀이다. 싸고 좋은 품질의 철을 충분히 만들어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것, 이것이 곧 제철보국(製鐵報國)”이라고 설파하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

  우리 스스로 싸고 품질 좋은 철강을 생산할 수 있었기에 건설산업은 물론 자동차와 조선을 주축으로 한 중화학공업 시대를 열 수 있었고 중화학공업의 토대 위에서 오늘의 IT 시대도 가능해진 것이다.

  하지만, 기술과 자본, 경험은 물론 자원마저 없는 불모지에서, 일관제철소의 건설과 성공적 가동은 그야말로 죽음도 불사한 박 회장을 비롯한 선배 철강인들의 제철보국과 상통(相通)하는 애국심 덕분이었다.

  청암은 ‘짧은 인생을 영원 조국에’, ‘절대적 절망은 없다’는 말을 즐겨 썼다.

  1970년 4월 대일청구권 자금으로 “경제적 타당성도 없고 절대 불가능하다”는 국내외 반대를 무릅쓰고 포항의 허허벌판에 일관제철소를 짓기 시작했다. ‘제철보국(製鐵報國)’ 정신과 실패하면 모두 영일만에 빠져 죽자는 우향우(右向右) 각오로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다. 지금 대한민국 철강산업의 산실(産室), 포항제철소 정문에 걸려 있는 ‘자원은 유한, 창의는 무한’이라는 말이 그것을 웅변하고 있다.

  청암은 “포스코가 국가 산업의 동력이 되어서 만족스럽다”며 “더 크게 성장해서 세계 최강의 포스코가 되길 바란다”는 말을 남겼다. 그야말로 세계 최고 기업 포스코를 일궈낸 자부심과 더불어 포스코의 지속성장을 후배들에게 당부한 것이라 생각된다.

  엄청나게 변화된 경영환경 속에서 포스코와 우리 철강산업의 미래는 이제 새로운 도전이나 마찬가지다. 아니 수성이 더 어려움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기에 탁월한 지도자로서 청암의 당부는 결코 가벼운 바람으로 여길 일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 철강인 모두는 청암의 유지 앞에서 옷깃을 여미고 포스코와 대한민국 철강산업의 앞날을 좀 더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청렴과 결단, 그리고 추진력과 같은 청암의 정신이 포스코와 우리 철강산업의 주인이 돼야 할 것이다. 더불어 제철보국의 초심으로 돌아가 오직 포스코와 철강산업의 미래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지도자, 철강인으로서 각자의 소명을 다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철강금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