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데 자신은 하기 싫어하면서 남에게는 그 일을 강요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외국 철강업체가 있다.
바로 일본이다.
일본의 철강회사가 우리나라에 철강재를 더욱 쉽게, 더욱 많이 수출하고 싶은 욕심에 KS 규정을 개정해 달라고 요구해왔다.
일본은 자국의 철강시장을 보호하고자 수입을 막고 있으면서 우리에게는 수입을 강요하는 것이다. 공식적으로는 수입에 대한 제한이 없어 보이지만 일본의 철강 유통업체들 사이에서는 수입 철강재를 사용한다는 것은 금기시되고 있다고 한다. 일본 철강시장은 철강 제품 수출과 내수유통의 85%를 일본 종합상사와 철강회사의 전업상사가 맡고 있으며 일본 내 유통업체들을 조직화해 수입제품을 취급하려 들지 않는 폐쇄적인 구조로 조직돼 있다. 또한, JIS규정의 빈번한 개정은 수입을 막으려는 목적이라는 비판도 가해지고 있다.
이렇듯 자신들은 수입을 하려 들지 않으면서 다른 국가에는 수입을 강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우리나라에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대형 법률사무소와 손을 잡아 진출 전략을 짜고 여론조사기관을 이용해 원하는 방향으로 설문을 작성하고 답을 도출하는 일도 서슴지 않고 있다.
일본의 입장에서야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고자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마련하겠지만 그에 조력하는 업체들이 한국 업체라는 것도 문제다. 법률사무소나 여론조사기관은 객관적으로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감정적으로는 돈에서 물러나 일을 맡지 않았어야 하는 게 좋지 않았을까 생각도 하게 된다.
각설하고 자신들이 하기 싫다면 남에게 강요하지 말고 자신이 하고자 했다면 남들에게도 그것을 용인해야 한다. 나는 되고 너는 안 된다는 그릇된 관념은 빨리 버려야 한다.
이는 물론 일본에만 해당하는 말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