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특집) 창조경영, 철강 산업이 선도

(신년기획특집) 창조경영, 철강 산업이 선도

  • 철강
  • 승인 2014.01.0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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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이진욱 jwlee@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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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적 ICT 융합 통해 신사업 발굴 및 일자리 창출
포스코, 제조-IT 접목으로 차별화 된 경쟁력 보유
정부, SW시장 확대 집중…주력 제조업 경쟁력 제고

  “이스라엘은 최근 젖소의 우유 생산량에서 농업국가인 뉴질랜드를 앞질렀다. 이스라엘은 소에 센서를 부착해 온도, 젖 짜는 시간, 소 연령에 따라 운동량을 달리했다. 이것은 과학이다. 농업에 과학을 접목하면 이런 결과가 나온다”

  정부의 핵심 국정 철학인 창조경제가 한국 사회 전반에 화두로 떠올랐다. 국내 기업들은 정부의 국정운영 핵심코드인 창의경제에 대해 창조경영으로 화답하고 있다. 정부는 창조경제를 “국민 개개인의 상상력과 창의성을 과학기술과 ICT(정보통신기술)에 접목해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산업과 시장,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기업들이 국정운영에 부응하기 위해 제시한 창조경영 전략의 핵심은 ‘융합’이다. 이에 철강, 석유, 자동차 등 전통적 굴뚝산업은 혁신적인 ICT 융합을 통해 새로운 사업과 산업을 발굴하고 일자리 창출에 나서고 있다.

  창조경영의 기초체력 ‘공격적 R&D 투자’

  먼저 국내 대기업들의 장기적 창조형 R&D(연구개발)가 눈에 띈다. 주력사업 강화 등 기존 R&D 패턴에서 벗어났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주요 기업들이 내놓은 창조형 R&D 투자의 특징은 연구개발 금액의 파격적 증가와 질적 변화, 10년을 내다보는 투자 계획, 산업계 토양 마련을 위한 행보로 여겨진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시설투자는 2012년 대비 비슷한 규모로 책정한 반면, R&D 투자는 2조원 이상 늘어난 사상 최대 규모(14조원)로 잡았다. 현대차도 지난해 2조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R&D 투자를 단행했다. 파격적인 R&D 투자는 창조경영에 대한 기업들의 강한 의지를 대변한다.

  철강업계도 R&D 투자에 지속 매진해왔다. 포스코는 R&D로 종합소재,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포스코는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R&D 거점으로 포스코 기술연구원과 포스텍,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을 두고 유기적인 산학연 협동연구 개발체제를 구축했다. 이처럼 R&D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은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포스코는 철강 기술력을 응용할 수 있는 분야와 계열사 핵심 역량을 결집할 수 있는 신소재 분야, 저탄소 그린에너지 시대에 대비한 차세대 에너지 분야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대한 결과로 마그네슘 제련, 비정질 소재 기술은 사업화를 앞두고 있으며 리튬과 니켈 등도 사업화를 위한 연구개발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경우 지난 2012년부터 R&D 설비투자를 확대해 90여종의 첨단 시험설비를 추가 도입하고 총 500여 종의 연구·실험 설비를 운영하고 있다. 현대제철이 연구에 돌입한 지 3년 만에 고로를 가동한 지 2년 만에 외판재를 개발할 수 있었던 데에는 기술연구소의 역할이 컸다. 현대차그룹은 석·박사급 인력 500여 명이 주기적으로 기술교류회를 개최하는 등 합동연구를 통해 자동차강판 개발에 매진해 왔다.

  글로벌 IT 시장, HW에서 SW로 재편

  산업사회에서 지식창조사회로 넘어가는 현재, 변화의 중심에는 소프트웨어(SW)가 있다. SW는 산업의 고부가가치화, 신산업 창출, 소통·협업의 주요 수단으로 창조경제의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산업·사회 곳곳에서 SW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으며 세계 정보기술(IT) 시장 구도도 하드웨어(HW)에서 SW로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시가총액 세계 100대 기업 중 SW기업이 37개로 10년 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온라인게임, 클라우드,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 등 일반 사용자용 SW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SW는 조선, 반도체, 모바일 등 세계적인 수준의 주력 제조업과 결합해 이 산업들이 차별적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준다. 제조업뿐 아니라 의료, 농식품, 재난안전 등의 분야에서도 SW가 중요하다. SW 없이는 새로운 산업은 물론 자동차, 조선과 같은 주력산업의 경쟁력 유지가 불가능해 국가경제의 미래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우리나라의 SW산업은 열악한 수준이다. 세계 SW시장은 자동차, 반도체, 휴대폰 시장을 모두 합한 규모 이상이나 우리 SW의 세계시장 대비 점유율은 1%에 불과하며 세계 100대 패키지 SW기업에 우리 기업은 전무한 상황이다. 과거 정부는 꾸준히 SW 육성정책을 내놨지만 근본적 처방이 되지 못했다. SW시장에서는 SW가치 인식 부족으로 기업수익이 악화되고 이것이 재투자로 연결되지 못하면서 우수인력은 SW산업을 기피하는 SW산업 생태계의 악순환 고리가 지속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SW혁신전략에서는 과거 SW산업 육성정책에 대한 반성으로 ‘인력·시장·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대책을 마련했다. 기업·사회·정부 전반에 걸쳐 SW수요가 확대됨에 따라 SW인력이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현장에서는 쓸 만한 SW인력도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장학금이나 복수전공을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로는 SW관련 학과 정원을 늘리는 등 SW인력을 추가 공급해 나갈 계획이다. 동시에 대학 교육과정 개편, 바우처 제도 등 현장맞춤형 교육을 통해 SW인력의 역량 강화도 지원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온 국민이 21세기 언어인 SW를 잘 사용할 수 있도록 온라인 SW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어릴 때부터 누구나 SW를 배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SW시장 확대에도 집중하고 있다. SW융합 촉진을 위해 관련 부처와 함께 자동차, 선박, 플랜트, 국방 등 임베디드 SW를 육성해 기존 주력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계획이다. 지역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기 위해 지자체 주도의 지역별 특성이 반영된 SW융합 클러스터를 조성할 예정이다. SW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그랜드 챌린지 및 글로벌 SW전문기업 육성 프로젝트 추진 등 시장 창출을 위한 SW기초체력 강화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IT 활용으로 경쟁력 강화

  포스코는 지난 2012년 제품수명주기관리(PLM)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하면서 회사를 발전시키는 축으로 PLM을 지목했다.

  포스코 김세현 혁신지원실 상무는 지난해말 열린 다쏘시스템코리아의 ‘3D익스피리언스고객포럼’에 연설자로 나서 포스코 PLM 구축사례를 공유했다.

  김세현 상무는 “제선, 제강, 연주, 압연 순으로 이뤄지는 포스코의 생산공정은 많은 설비로 공장이 구성되는데, 해당 설비를 외국에서 수입한다는 고민이 있었다”며 “40년간 조업하며 쌓은 노하우를 기반으로 세상에 없는 설비를 만들고 제품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자력 엔지니어링에 대한 요구가 강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포스코건설, 플랜텍, 포스코ICT 같은 관계사들과 협업하는 새 운영모델을 만들어 보자는 판단을 내렸고 이를 프로세스와 시스템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PLM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포스코 PLM은 설비투자 기획, 엔지니어링, 오퍼레이션까지 설비자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대시보드, 투자 프로젝트 관리, 도면·문서 관리, 협업 관리 등을 핵심 기능으로 한다.

  다쏘시스템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의 협업솔루션인 에노비아를 활용하면서 사실상 1년도 안 돼 PLM 1차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포스코는 ‘포스피아 3.0’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된 신자산관리 시스템 PLM 부분에서 에노비아를 통해 현재 보유한 데이터베이스를 기존 시스템과 통합적으로 관리하게 됐다.

  여기에 다쏘시스템 '델미아'를 도입해 가상팩토리 기반을 구축했다. 실제와 같은 조건 속에서 3D로 실제 공장을 새로 지어보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얻는 효과를 거뒀다. 시뮬리아로는 정확한 해석 데이터 관리를 통해 중요한 기술문서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스마트한 근무환경 마련을 위해 도입된 3DVIA는 비숙련자가 시뮬레이션을 통해 효율적으로 업무를 익힐 수 있도록 한다. 담당자들은 돌발 상황에 대처할 수 있게 해주는 디지털 매뉴얼로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포스코PLM 대시보드는 회사 생산공정의 전체 현황을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한다. 단계별로 진행되는 프로젝트, R&D 과제, 2D 및 3D 산출물, 사용현황 등 24가지 데이터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했다.

  협업관리엔 포스코 관계사와 협력사를 모두 연결시켜 협업을 위한 장을 마련했다. 온라인 설계검토, 도면 문서 일괄 등록, 워크스페이스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김세현 상무는 “포스코는 시장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고, 재무를 관리하는 SCM, ERP과 고객중심 비즈니스모델인 CRM 등에 PLM을 결합한 3개 IT축을 갖는다”며 “포스코의 제품 리더십이 갖는 차별화된 경쟁력은 PLM이며 이 세 축이 잘 운영될 때 초 격차 제조경쟁력을 확보할 거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빅데이터, SW의 핵심 기술

  아울러 최근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빅데이터(Big Data)와 관련해 활발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이는 창조경제 시대를 대비한 노력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에 국내 기업들도 빅데이터 활용 및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빅데이터포럼’에서 SK텔레콤 하성민 사장은 “우리나라에 인터넷이 도입된지 올해로 30년이다. 그동안 이룩한 기여도는 스웨덴, 영국에 이어 3번째”라면서 “하지만 콘텐츠, 소프트웨어는 미흡하다. 빅데이터 등을 통해 ICT 강국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스코는 창조경영 실천의 일환으로 빅데이터 도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빅데이터란 디지털 환경에서 실시간으로 빠르게 흐르는 크고 다양한 자료를 말한다.

  포스코가 빅데이터 도입을 결정한 것은 주가처럼 움직이는 국제 원료가격을 예측해 경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다. 원료의 일일 가격변동과 월별 평균 등의 추이를 예상해 경영 분석과 계획 수립에 참고하겠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밖에 환율, 세계 경기 예측 등 경영환경 전반에도 빅데이터를 접목할 방침이다. 또 자동화 기계로 운영되는 공정 과정의 오차를 제어하는 데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정준양 회장이 지난해 상반기부터 빅데이터 도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어 사업에 탄력이 붙고 있다.

  포스코의 빅데이터 사업은 국내 유수의 기업들이 추진하는 사업 중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포스코는 기존 외주 업체인 오라클, IBM, EMC-SAS와 빅데이터 도입에 관한 프로젝트를 구상한다는 계획이다.

  창조경영, 벤처창업·일자리 창출로 실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창조경영의 최대 목표라 할 수 있다. 국내 유수의 기업들은 일자리 창출을 통해 창조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미 4년 전 ‘창조경영’을 CEO 경영철학으로 선포하고 임직원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해 현장에 즉시 적용하는 ‘궁즉통(窮卽通)’ 활동을 펼치는 한편 벤처기업 육성 및 지원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적극 힘써왔다.

  2009년 2월 취임한 정준양 회장은 ‘열린경영·창조경영·환경경영’을 경영철학으로 삼겠노라고 선포했다.

  정 회장은 당시 취임사에서 “기술 모방과 기술 추격의 한계를 뛰어넘어 포스코 고유의 기술을 창조해나가는 ‘창조경영’을 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기존 월드 퍼스트·월드 베스트(World First·World Best) 기술개발과 더불어 창의적 사고를 통해 고객에게 가장 많이 판매할 수 있는 월드 모스트(World Most) 제품을 확보해나가야 합니다. 창조경영은 궁극적으로 고객가치 창출을 지향해야 하며 기술·시장·고객에 대한 세밀한 관심에서부터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 설비자동화 비중이 점점 높아지는 철강업종 특성상 설비 확충으로 기본적으로 일자리 증가에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아이디어 마켓플레이스’를 연 3회 개최해 청년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 이러한 지원 역시 창조경영에서 출발한 것이다.

  포스코는 우수한 아이디어를 보유한 초기벤처기업들을 발굴, 멘토링 과정을 거쳐 투자 및 사후관리를 통해 시장에서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포스코벤처파트너스’ 프로그램을 운영 해오고 있다.

  그 결과 지난 2011년부터 지원해온 23개 벤처기업의 고용직원이 포스코 지원 전 186명에서 217명으로 총 15.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는 ‘벤처파트너스 프로그램’을 통해 2012년 말까지 총 23개의 벤처기업을 발굴했으며 이들 기업에 포스코가 약 44억 원, 중소기업진흥공단·한국기술보증기금 등 사업 연계성이 있다고 판단한 외부투자자가 약 28억 원 등 총 72억여 원이 투자됐다.

  이는 최근 조업기술 발달로 1조 8000여억 원이 투자된 공장에서 근무하는 인원이 150여 명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벤처기업 육성이 고용창출에도 훨씬 긍정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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