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 해 전부터 경영진과 직원들의 관계에서 소통이라는 단어가 급부상했다. 일부 기업들은 겉으로 소통을 강조하면서 변화 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최근 한 기업이 사내 문화를 과감하게 바꿔 화제가 되고 있다. 바로 유니온스틸이다. 철강업계의 딱딱하기만 했던 기업문화를 변화시키고 있다. 특히 유니온스틸의 장세욱 사장은 육사 출신의 CEO다. 군인 출신이라면 권위적인 성격이 강할 것으로 상상하지만 장세욱 사장은 그 어떤 CEO들보다 임직원들과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먼저 유니온스틸은 전 임직원들과 SNS를 통해 ‘유니온스틸 소통방’을 운영하고 있다. 소통방에는 장세욱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 3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소통방에서는 개인적인 이야기부터 다양한 정보 등을 공유한다. 또 지리적 여건으로 만남이 어려운 서울과 부산공장 사이에 소통 효과를 보고 있다. 이밖에 “월요일이 달라졌어요”라는 제도를 시행하면서 매주 월요일 아침 장세욱 사장이 직원들의 집 앞을 찾아가 같이 차를 타고 출근한다. 출근 후 근처 커피숍에서 간단한 아침을 먹으며 대화를 나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유니온스틸이 소통을 위해 외형적으로 바꾸는 것보다 기업문화 변화를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점이다. 특히 장세욱 사장이 직접 임직원들과 대화를 위한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소통이라는 명분에 따라 일부 기업들은 외관을 바꾸고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일회성 이벤트는 소통이 아니라 불통이 될 수 있다.
장기나 바둑을 둘 때 사용하는 말 중 “장고(長考) 끝에 악수(惡手)를 둔다”는 말이 있다. 너무 오래 고민해서 내린 결정이 오히려 실패할 수 있다는 뜻이다.
기업의 오너들이 소통을 위해 생각만 하고 실천하지 않는 것은 악수를 두는 꼴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소통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소통을 위해 경영진들이 변화하는 마음과 행동으로 옮기는 실천이 필요할 뿐이다. 결국 경영진과 임직원들이 소통을 하려고 외형적인 변화와 함께 내실을 함께 다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