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특수강 인수戰 종결…또 다른 전쟁의 서막

동부특수강 인수戰 종결…또 다른 전쟁의 서막

  • 철강
  • 승인 2014.10.27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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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이진욱 jwlee@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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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본입찰 결과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제철 선정
판도 변화 불가피…동종·파스너업계 수익하락 우려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 인수 관련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면서 CHQ와이어 업계의 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24일 산업은행 등 매각주관사에 따르면 동부특수강 인수 본입찰 결과 현대제철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우선협상대상자 조건으로 입찰가격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만큼 산업은행은 세아홀딩스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출한 현대제철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현대제철은 기존 예상치인 3,000억원 초반대의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 현대기아차 일관체제 완성

  지난 6월 동부특수강이 매물로 시장에 나온 이후 현대제철은 인수에 미온적인 태도를 취해왔지만 지난달 산업은행이 인수후보군에 투자설명서를 발송하면서 인수 의사를 공식화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특수강 시장 진출을 공언하면서 20151월까지 당진공장에 연산 100만톤 규모의 특수강 기계설비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서 동부특수강을 인수하게 돼 회사 측은 선재 가공 기술력까지 갖추게 됐으며 사업 정상화도 최대한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또 특수강선재를 판매할 수 있는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했으며 선재 가공 제품을 현대·기아자동차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일관체제를 완성했다.

  동부특수강이 현대제철에 넘어가면서 관련업계에는 적지 않은 파장도 예상된다. 우선 기존 CHQ와이어 1위업체인 세아특수강의 경우 50%의 수익을 현대·기아차 납품을 통해 올리고 있는데 현대제철의 일관체제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11월 말까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12월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등 행정 절차를 밟는다. 산은 측은 내년 1월 매각계약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세아, 포스코 SI 불참이 패배 원인?

  세아그룹은 동부특수강 인수를 위해 테스크포스팀(TFT)을 구성했으며 투자 타당성을 신중히 검토해왔다. 상대가 현대제철이기 때문에 인수에 더욱 매진해 온 것. 그러나 동부특수강 인수에 실패하면서 포스코를 전략적투자자(SI)로 끌어들이지 못한 것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달 말 동부특수강 인수 관련, 세아그룹의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포스코 관계자에 따르면 포스코는 세아홀딩스의 동부특수강 인수 관련, SI로 참여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는 인수전 내내 업계에 돌던 포스코의 세아그룹 자금 지원설을 전면 부정한 것이라 관련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간 일각에서는 포스코가 동부특수강 인수전에서 세아그룹의 지원군으로 나설 것이란 의견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세아그룹은 자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포스코를 SI로 참여시킬 것이며 포스코는 현대제철을 견제하기 위해 세아그룹을 지원할 것이란 시각이 대부분이었던 것. 그러나 포스코가 SI 참여 의사가 없음을 밝히면서 세아그룹은 자금 동원을 위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이와 관련 세아그룹은 동부특수강은 물론 포스코특수강 인수에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자금 동원 계획이 마련돼 있어 인수에 문제 될 게 없다는 것. 실제로 세아그룹은 2조원 이상을 자체 조달할 수 있어 양사 동시 인수도 가능한 상황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세아그룹이 현대제철의 자금력을 이겨내긴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포스코의 SI 불참이 동부특수강 인수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동일산업, 다크호스 평가 불구 입찰 포기

  현대제철, 세아그룹, 동일산업 3개사 가운데 기업의 규모나 네임밸류에 있어 현대제철과 세아그룹이 주목받고 있지만 CHQ와이어 전문업체인 동일산업이 '다크호스'로 거론됐다.

  철강업계에서는 동일산업이 업종 전문성과 함께 탄탄한 재무구조로 인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의외의 승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동일산업은 현금성자산(매도가능금융증권 포함)1,200억원가량 보유하고 있고 지난 IMF 이후 무차입 경영체제를 구축하여 올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이 15.3%에 불과할 정도로 재무구조가 탄탄하다.

  업계 최상위권의 부채비율은 재무적 투자자(FI)를 유치하는 대신에 차입을 통해 인수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가능케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인수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지 않고 적정선에서 결정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제철과 세아그룹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수전에 참여한 것에 반해 동일산업의 참여는 생존의 문제였다  

  이에 대해 오 부사장은 "CHQ 강선시장이 대기업 중심으로 고착화 되면 우리와 같은 중소기업은 점차 경쟁력을 잃어갈 것"이라면서 "생존에 대한 위기감을 해소하기 위해 인수전 참여를 전략적으로 판단했으며 특수강 선재업계의 생태계 차원에서도 동일산업이 인수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동일산업은 지난달 23일 본입찰을 앞두고 대기업들과의 자금 경쟁을 버텨내지 못한 채 입찰을 포기했다.

  동종업계, 판도 변화 불가피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을 인수함에 따라 CHQ 업계에는 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현재 CHQ와이어 업계는 세아특수강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가운데 동부특수강과 대호피앤씨가 2~3위권에 포진해 있고 동일산업, 진풍산업, 한영선재 등이 뒤를 잇고 있다. 3위권 밖의 업체들은 생산규모에서 상위권 업체들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우선 업계 점유율 1위인 세아특수강의 경우 당장 받는 타격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현대기아차를 통한 수익이 절반에 달하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시장점유율에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자동차 매출비중이 70%에 달하는지라 동부특수강의 특수강선재 2차가공 설비증설에 따른 내수시장 점유율 축소는 감내할 부분으로 여겨진다.

  포스코의 경우 동부특수강과의 거래물량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거래 물량은 연간 34~35만톤 수준이다포스코 측은 비중이 줄어들긴 하겠지만 완전 대체는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감소량을 감수하면서 글로벌 수요처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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