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評-경제&철강>사장님 밤새 안녕하셨습니까?

<評-경제&철강>사장님 밤새 안녕하셨습니까?

  • 일반경제
  • 승인 2014.11.2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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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황병성 bshwang63@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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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지난해 사장 수 8명 줄여

불황의 매서운 칼바람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세 밑 한파를 아랑곳하지 않고 인생을 불태워 일구었던 회사에서 명퇴라는 명분으로 쫓겨나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평생직장은 혼자만의 착각이었다. 회사가 어려워지면 매몰찬 퇴직 압박이 여지없이 칼바람으로 몰아친다. 내가 살기 위해 너를 죽여야 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오늘도 미생의 직장인 목을 옥죄어 온다.

이러한 현실이 힘없는 평직원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실적 위주의 현실 앞에 사장님들도 ‘회생’할 수 없고 결국 ‘희생’으로 내몰리고 있다. 한 인터넷 매체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30대 그룹 가운데 12개 그룹이 최근 1년 동안 사장 수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감소 폭은 무려 17.8%에 이른다.

철강업체도 예외일 수 없다. 포스코는 30대 그룹 중 감소율이 가장 높다. 권오준 회장 취임 이후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섰던 포스코는 지난해 18명이던 사장을 10명으로 줄였다. 감축률이 무려 44.4%나 됐다. 포스코, 대우인터내셔널, 포스코엠텍, 포스코플랜텍, 포스코엔지니어링, 포스코티엠씨 등 6개 계열사에서 8명의 사장을 줄였다.

30대 그룹 중 사장 수를 가장 많이 줄인 그룹은 동부그룹으로 지난해 상반기 27명에서 올해는 18명으로 사장 자리 9개가 없어져 감소율은 33.3%에 이른다. 불안정한 경영 상황으로 이 그룹은 여러 개 회사가 매물로 나와 있다. 이 때문에 계열사 사장 자리가 바람 앞 등불처럼 위태롭기 그지없다.

그룹은 실적이 떨어진 전문 CEO는 이처럼 매몰찬 구조조정의 칼을 빼 들었지만 대주주 가족에는 오히려 자리를 늘려 앉힌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조사 대상 사장 348명 가운데 대주주 일가는 69명, 전문 경영인은 279명이었다. 전문경영인이 30명 준 반면에 대주주 일가는 2명이 늘었다.

결과를 두고 추론하자면 전문경영인에 대한 평가는 박했지만 대주주 일가 사장에 대한 평가는 후했다고 분석할 수 있다. 팔은 안으로 굽을 수밖에 없지만, 아직도 우리의 기업문화가 그룹 일가 경영의 그림자를 다 지우지 못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포스코는 구조조정 화두(話頭)를 ‘본원 경쟁력 강화’에 맞추고 있다. 그리고 여타 철강업체들의 경영전략은 대부분 ‘불황극복’이다. 모든 CEO들은 회사 발전과 성장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소신껏 행동하는 그들이 있음으로 써 우리 기업은 불황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 여파로 대기업이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사장직을 줄였다. 올해 말 임원인사에서는 더욱 차가운 칼바람이 예고돼 있어 사장 수는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사장님 올해도 안녕하세요”라는 인사가 새해 인사가 되어야 하는 어두운 우리 경제 환경에 밝은 햇빛은 언제 비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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