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評-경제&철강>불쌍한 10원짜리 동전의 미래는?

<評-경제&철강>불쌍한 10원짜리 동전의 미래는?

  • 일반경제
  • 승인 2014.11.20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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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황병성 bshwang63@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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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원짜리 동전 녹여 20억원 챙겨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간 큰 범죄자도 부쩍 늘어나고 있다. 자신이 근무하는 고물상에서 몰래 철 스크랩을 훔쳐 팔다가 적발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주택의 철재 대문을 뜯어서 팔다 적발된 사람도 있다. 이것은 생활고를 이기지 못해 저지른 우발적 행동일 수 있으나 범죄는 범죄이기 때문에 인정에만 호소할 수 없는 문제다.

최근에는 한 수 더 떠서 주물기술자가 저지른 범죄가 우리 사회를 경악시키고 있다. 구형 10원짜리 동전으로 동괴를 만들어 팔다가 적발된 주물기술자가 집행유예 기간에 다시 같은 범죄를 저지르다 적발됐다. 평생 자기가 저지른 잘못을 반성해도 모자랄 판에 또다시 같은 방법으로 범죄를 저지르다 가중처벌을 받게 된 것이다.

경기도 포천경찰서에 따르면 범죄 내용은 이렇다. 주물기술자 노 씨 등은 지난해 10월부터 1년 동안 경기 양주시와 포천시 주물공장 4곳에서 옛 10원짜리 동전을 녹여 만든 37만7,528㎏을 부천 등지의 금속업체에 19억7,651만여 원에 판 혐의를 받고 있다. 노 씨 등은 동전 수집업자 10명이 전국 각지 금융기관에서 수집한 10원짜리 7억1,693만원어치를 동전 1개당 5~8원을 더 주고 산 것으로 드러났다.

동전을 녹여 무려 3배가량 이득을 챙긴 것이다. 이들은 그야말로 돈을 벌기 위해 돈을 녹인 것이다. 동과 같은 원자재 가격이 10원짜리 동전 가치보다 훨씬 올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은 동전 1개당 5~8원을 더 주고 산 것이다. 참고로 지난 1970년 7월부터 2006년 1월까지 발행된 10원짜리는 동 65%, 아연 35%가 들어가 원가가 3배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동의 현재 LME 가격은 톤당 748만원이다.

이들이 자신들이 비용을 들여서 산 돈을 녹였더라도 처벌을 받는 이유가 있다. 한국은행이 20011년 9월 16일 한국은행법을 개정했다. 동전을 훼손하면 ‘6개월 이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 벌금’을 매기는 새로운 내용을 한은법에 명기했다. 또 ‘누구든지 한국은행의 허가 없이 영리를 목적으로 주화를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 위하여 융해·분쇄·압착, 그 밖의 방법으로 훼손하여서는 안 된다’고 명기했다.

이러한 이유로 주물기술자 2명은 구속되고 동전 수집업자 11명은 불구속 입건됐다고 한다. 돈이 되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이들의 행태야말로 당연히 지탄받아야 마땅하다. 이는 묵묵히 정상적인 절차로 노력의 대가를 얻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우리 사회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법 집행이 더 무거워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한편 이러한 범죄로 10원짜리 동전 가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길거리에 10원짜리 동전이 떨어져 있으면 줍는 사람이 많지 않다. 1960년대에는 10원짜리로 붕어빵 6개를 사서 먹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10원으로 아무것도 사 먹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존재감이 사라진 것 같지만, 아직도 마트나 병원에서는 현금으로 계산하는 사람들에게 거스름돈으로 유용하게 사용된다고 하니 질긴 생명의 끈을 언제 놓을지 궁금하다. 1원과 5원짜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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