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좌담회1-2>저성장 기조 속, 국내 철강 新패러다임 시급

<신년좌담회1-2>저성장 기조 속, 국내 철강 新패러다임 시급

  • 철강
  • 승인 2016.01.04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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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이진욱 jwlee@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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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산업 대응 위한 신강종 개발 절실
중국 외 미국, 일본 철강 시장도 주목해야

 ▶신년좌담회1-1에서 계속

 -송재빈 부회장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말씀에 원칙적으로는 동의한다. 하지만 현 상황은 중국을 중심으로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민 교수님 말씀대로 중국이 철강산업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인건비를 30% 삭감한다는 것은 결국 중국은 끝까지 버텨보겠다는 의미다. 물론 4억톤에 달하는 과잉설비를 하루아침에 줄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1,000~2,000만톤 줄여서는 의미가 없고 또한 줄인다 해도 지방에 있는 소형 노후설비가 대부분일 것이다. 여러 이유로 중국의 철강생산이 쉽게 줄어들지 않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이 지속적으로 우리한테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의 경우 각 전기로 업체가 해당 지역의 철 스크랩을 구매, 소비하는 등 비용을 최소화해 지역별로 특화돼 있다. 그러나 우리는 철 스크랩 자급이 안 되는 등 구조적인 차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어려울 수 있고 나아가서는 고로업계도 비슷한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연세대 민동준 교수

-민동준 교수
최근 파리협약을 갔다 와서 중국 지인들이 철강산업에 있어 가장 어려운 게 스모그문제라고 했다. 중국정부가 석탄의 사용관계에 대해 제재를 가할 생각이 있는 것 같다. 이는 중국정부가 석탄사용량을 통제하겠다는 말이다. 일본 전문가에 따르면 만주와 내륙에 있는 제철소와 발전소의 효율을 높이는 것 중에 석탄을 건드리게 되면 내륙에 있는 제철소의 물량이 많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다. 석탄발 구조조정이라는 논리가 되는데 그 보고서가 중국 쪽에서 나오고 있는 것 같다. 어떤 철강수요 산업발로 보시든지 에너지발 구조조정으로 보시든지 석탄이라는 관점에서 영향을 받는 곳이 제철소, 발전소라는 게 키포인트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요지는 중국이 문제가 아닌 것이 아니라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가 어떻게 준비해야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린다.
 
 -정하영 국장
 자연스럽게 세 번째 토론 주제인 이슈 및 대응방안으로 넘어간 것 같습니다. 이와 관련해 업계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 내지 숙제는 무엇인지요.
 
前 현대제철 조현래 전무
 
 -조현래 전무
 문제점이라면 철강은 수요산업에 비해 공급이 월등히 많으니까 거기서 발생하는 경쟁이 결국은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상당히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민 교수님의 말씀대로 중국 생산이 감소되는 것은 확실한데 4억톤에 비하면 조족지혈이 아닐까 생각한다. 수입재가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건 어쩔 수 없으니 이에 대한 방어 및 대책이 화두가 될 것 같다.
 
포스코 손창환 전무
 
 -손창환 전무
 민 교수님이 잘 지적해주셨는데 구조조정 기회라는 것에 저도 동감한다. 개인적으로 일본 주재 근무를 12년 이상 하면서 일본의 구조조정 과정을 지켜봤다. 일본이 구조조정을 한 것은 지속적인 엔고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일본은 정부, 자동차회사, 철강사 등이 모여 처절하게 구조조정을 하는 바람에 불행히도 우리와 비교해 인당 인건비가 더 싸게 돼 버렸다. 구조조정을 통해 더욱 강력해진 것이다. 우리도 구조조정과 더불어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프리미엄화 전략을 강화해 중국과의 격차를 벌려야 한다. 지금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중국 내수가격이나 일반적인 가격으로 포스코가 전량을 팔면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 20%가 발생한다. 포스코처럼 세계적인 저원가 제철소에서도 영업이익률이 그렇게 나온다는 것은 지금 가격이 제대로 된 가격이 아니란 것이다. 최근에는 철광석 가격이 40달러 밑으로 떨어졌는데 그 이유는 중국 철강사들이 부두에 있는 철광석을 팔았기 때문이다. 씨 감자를 먹으면서까지 연명을 해야 하는 것이 중국의 현실이다. 이런 시장이 지속되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것이 되어 프리미엄 전략도 다 소용없게 된다. 결국 튼튼한 프로세스가 있는 철강사도 없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철강사만의 노력은 한계가 있기에 정부와 업계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
 
 -정하영 국장
 잘 들었다. 직접적인 언급보다는 비유적으로 상황을 잘 설명하신 것 같다. 김용래 국장님의 의견을 듣고 싶다.
 
 -김용래 국장
 앞서 말씀하신 철강 공급과잉 문제에 대해 세계적으로 논의가 오가고 있고 아마 조금 있으면 얘기가 나올 것이다. 기후변화문제도 마찬가지다. 온실가스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철강 공급자는 늘어나고 수요는 늘어날 가능성도 별로 없는데다가 늘어나도 의미가 없는 상황이다.
지금의 구조로는 발전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것에 집중을 해야 하는 방향이나 효율이 낮은 부분은 없애야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앞으로 5년 안에는 이러한 구조를 발 빠르게 대처한다면 10, 20년 동안 우리가 전진할 수 있다고 본다. 이런 부분에 대해 정부는 많은 논의를 했다. 향후 이러한 부분은 조금 더 정부와 철강업계가 깊게 논의를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포스코경영연구원 신현곤 철강연구센터장
 
 -신현곤 센터장
 지금 중국 구조조정에 대한 언급이 계속 나오고 있다. 아직 확인이 100% 된 것은 아니지만 중국의 과잉 설비에 대해서 중국정부도 상당히 고민이 많은 것 같다. 중국 철강협회 회원사 중에 약 50%가 적자이고, 철강부문만 떼어서 본다면 훨씬 더 많은 철강사들이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정부는 환경문제도 고려할 수 밖에 없다. 베이징의 스모그 등 도시오염에 일부 철강산업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이것들이 구조조정을 나름대로 준비하게 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들리기로는 구조조정 기금으로 3,000억 위엔, 우리 돈으로 약 60조원을 준비한다고 한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야기되는 실업 등 다양한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구조조정 목적도 과거처럼 산업집중도 개선보다는 부실 및 비효율설비 조정 등이 우선시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추진하는 구조조정의 목적은 통합을 통해 비효율 설비 조정 등 설비과잉 해소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가까운 기간 내에 효과가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사실이다.
 
 -송재빈 부회장
 앞서 중국 철강산업이 공해유발 산업이라는 말씀은 중국 내륙에 있는 중소형 노후 철강설비에 국한된 것이라 생각한다. 포스코, 현대제철은 물론 심지어 최근에 건설한 중국 고로업체도 상당한 수준의 친환경 설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후설비 보유업체가 중국의 구조조정 대상 1순위가 될 것이다.
이번 OECD철강위원회에서는 중국의 공급과잉 문제에 대한 성토장이 됐다. 중국은 공개적으로 구조조정을 하겠다면서도 유럽과 미국이 10~15년 걸렸으니 중국도 그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한다. 중국은 철강업계의 적자를 보전해 주는 것이 아니라 구조조정을 통해 적자규모를 줄여나갈 것으로 보인다. 회생 불가능한 기업은 퇴출시킬 것이다. 그러면 중국 철강산업은 더욱 강해질 것이다. 과거 일본이 구조조정 했던 것처럼 중국도 지금 철강업체 수를 줄여도 아무 문제없으며 오히려 더 효율적이고 강해질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과정 중에 우리업계에 미칠 악영향이 3~4년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도 과잉이라는 점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일본의 철강산업 구조와 내수시장 시스템을 부러워 할 것만 아니라 과거 일본의 구조조정 과정과 제품개발, 수요업계와의 관계 구축 등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우리업계도 설비를 늘리는 M&A가 아니라 폐쇄하는 구조조정, 즉 내실을 강화하면서 포스코와 현대제철을 중심으로 중국이 생산하지 못하는 새로운 강종, 신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자동차의 경우, 전기차가 상용화되면 철강재 사용량이 획기적으로 감소할 것이다. 예를 들면 재규어는 알루미늄으로 제작하고 테슬러도 알루미늄과 복합소재로 제작할 것이다. 철강재도 지금의 자동차강판 보다 더욱 경량화, 고강도화가 불가피하다. 미국 자동차산업이 일본 때문에 경쟁력을 완전히 상실했다고 하지만 지금은 부활했다. 우리에게도 그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정부가 앞장서고 기업이 동참해서 머리를 맞대면 보다 좋은 결실을 맺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 하나는 중국에 대한 시장경제지위 인정 여부에 관한 것이다. OECD철강위원회에 참석한 유럽, 미국, 남미 등의 참가자들은 시장경제지위 인정에 부정적이었다. 중국의 덤핑수출을 억제할 수단이 없어진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이다. 반대로 중국은 WTO에 가입할 때 국제적 합의에 따른 것임을 들며 반박하고 있다. 2016년도 국제 철강교역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정하영 국장
 덧붙여 말씀을 드리면 정부의 역할 지원 중 정책지원 중소기업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하셨는데 지나온 사례를 보면 정부가 설정하는 철강업계가 가야 될 방향이나 목표 비전이 너무 없다는 것이다. 수급 전망까진 아니더라도 적어도 우리 철강 산업이 가야할 방향을 제시해 줘야 한다. 그동안 철강업계가 참고할 기준치가 없었다는 말이다. 정부가 업체들과 함께 논의를 한다면 구조조정 방향에 대해서 논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란 생각이다.
 
 -송재빈 부회장
 정부 관계자들은 정책을 세우고 산업 현황을 판단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들에게 실제의 Data를 제시해야 한다. 가공되거나 의도적인 자료로는 판단이 틀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협회 회장단 회의에서도 유럽과 미국 철강업의 쇠퇴 원인, 중국의 구조조정 지연 가능성 등이 언급되었다. 대부분의 CEO들께서 우리 철강산업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너무 낙관적으로 보지 말고 객관적인 시점에서 봐야하며, 여기에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정하영 국장
 불량자료 문제 외에도 여러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말씀해 주십시오.
 
 -정은미 연구위원
 철강산업 구조조정이나 여러 가지를 5, 10년이라고 얘기하셨다. 사실 2010년부터 철강산업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면서 2015년에 중국과의 경쟁력은 어느 정도 결정되는 것으로 봤다. 중국의 경제 성장이 2015년쯤 되면 어느 정도 구조화되면서 우리 철강산업이 새롭게 전환 할 수 있는 시기가 2015년까지가 아닐까 했는데, 준비가 조금 부족했던 것 같다올해 초 온실가스 관련 사안을 다툴 때 철강금속산업은 점차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 온실가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 아니냐 하는 질문들이 많이 나왔다. 주로 환경단체 쪽에서 의문을 제기했지만 고민을 많이 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철강에 대한 비전은 제조업과 같이 가야하는 게 아닐까 싶다. 자동차, 조선, 금속부품과 같은 산업에 대한 성장 비전을 우리나라가 제조업에 대해 가지고 있다면 철강을 유지해야 되고 그렇지 않다면 그때는 구조조정을 본격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 유럽,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로 이어져온 철강산업의 주도권이 이제 중국으로 이동한다는 것은 제조업의 이동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관점으로 우리나라의 성장비전에 비춰 본다면 철강산업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은 나온다고 생각한다수요산업이 대량 생산체제에서 제품 구조가 세분된다면 철강제조업의 공급구조도 거기에 맞춰 변해야 한다. 그리고 현재 국제적인 수급구조가 위기상황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인데, 이런 상황을 차라리 정상 상태로 인정해야 향후 전략을 수립하고 대응할 수 있다고 본다철강수입을 자세히 분석해보면 수입단가가 낮은 중국산 수입이 늘어나는데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수입단가는 유지되고 있다. 이유는 고가·고기능 제품이 국내에 공급이 안 돼서 들어오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수요변화에 대해 공급구조가 잘 변화 됐는가를 점검해야 한다.
 
 일본의 경우 최근에 오히려 중국에 대해 수출이 늘어나는 품목이 있다. 중국의 수요구조가 변하고 있는데 중국의 대형 철강업체들이 만들지 못하는 제품들을 일본은 공급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대량생산 기반의 공급구조에서 준비가 덜 됐지만 일본은 이미 준비가 돼서 중국에 수출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유럽제품들도 중국에 많이 들어가고 있다. 가격적인 면에서 보면 일본은 오랫동안 구조조정을 하고도 2012년에 여전히 중국을 의식하면서 원가 절감을 했다.
 
 철강산업의 중요성과 산업정책에 대한 동일한 의견이 유럽의 스틸 액션 플랜에서도 나온 적이 있다. 유럽집행위원회는 ‘2013~2014년에 철강산업의 위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면서 철강산업이 과연 사양산업인가라는 문제를 제기했다. 보고서를 보면 유럽은 숙련된 인력이 있고 세분화된 시장이 있고 아주 고급의 기능적 수요가 있기 때문에 철강산업은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 다음에는 환경규제에 의한 비용증가 요인을 여러 가지 수단을 동원해 완화해야 한다거나, 원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에너지 가격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가고 원가 부담을 완화시켜주는 등의 정책들을 제시했다. 그리고 공정 경쟁을 위해서 수입재(중국철강재)에 대한 방어 기제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일본이나 유럽의 일련의 정책들은 철강산업을 보는 시각에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 우리가 다시 규제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그리고 그에 따른 대응 전략들이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철강산업 하나만 보면 안되고 여러 가지 다른 소재와의 대체관계를 고려해야 한다. 비철금속과 철강의 수요산업에서 대량 판매하는 자동차, 조선 뿐만 아니라 블록, 모듈, 부품과 같은 조립금속산업과의 연관을 통해 좀 더 심화시키는 전략들이 마련돼야 한다.
 
 -신현곤 센터장
 환경단체들이 지구온난화와 관련해 철강산업이 지속 가능한 산업인지 문제를 제기했다고 하는데, 사실 정부나 업계에서는 철강 산업 자체의 패러다임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우리 경제가 철강산업을 없애고 새로운 산업으로 채울 수 있는 여력이 있다면 모르겠으나 현재의 경제수준으로는 철강산업을 대체할 대안이 없고 불가능한 얘기다. 이제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우리 철강산업의 생태계를 견고하게 하는 것이다. 글로벌 경쟁에 완전히 노출된 우리철강산업의 생존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다. 일본이 수요산업과 같이 해외로 진출해서 동반성장하고 있는 사례는 좋은 본보기가 된다. 향후 우리 철강산업의 생태계를 견고하게 만들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또 철강산업 자체가 새로운 철강 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구조와 산업 자체 내부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를 고민해야 된다. 철강 산업은 범용화 되고 있다. 차별화가 어렵다. 생산 방법, 설비, 제품까지 범용화 되고 있다. 어떻게 차별화하느냐의 게임에 직면해 있다. 한국 철강산업의 특성이나 패러다임을 만드는 고민을 해야 한다. 교과서적인 얘기로 들릴지 모르지만 소위 솔루션 마케팅이 이래서 필요한 것이 아닐까? 우리만의 독특한 제품, 판매구조, 수요구조 등을 만들어 갈 수 있다면 변곡점에 처한 철강산업에서 우리에게 기회는 여전히 있다고 생각한다.
 
 -정하영 국장 
 철강업계의 의견을 들어보겠다. 현대제철 손 전무님 마지막 정리 발언 해주시길 바란다.
 
 -손창환 전무
 소규모 로트의 특수한 강종은 수입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 수입도 옛날엔 많았지만 최근엔 줄고 있다. 메이저 업체들은 내수시장을 분석할 때 수입재가 왜 수입되는지에 대해 분석한다. 가격요인, 정책요인, 품질요인 등이 주요 분석 요소다. 철강은 로트 생산이다. 한 로트를 경제적으로 생산하려면 1,000톤이 필요하다. 그러나 전체 수요가 1년에 500톤밖에 없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일본은 산업이 발달해서 특수한 용도의 수요와 기반이 매우 크고 잘 돼있다. 소규모 로트는 우리가 생산하는 것보다 일본이 생산하는 게 훨씬 더 경제적이다. 우리가 하려면 몇 배의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생산하고 싶어도 국내 수요기반이 없어서 못하는 경우가 많다. 기술적으로는 우리가 못하는 부분은 일본밀이나 유럽밀의 1%도 안 된다. 생산비용적인 면에서 보는 것이다. 포스코는 좋은 제품을 다르게 만들려고 한다. 그것만으론 부족하기 때문에 솔루션 마케팅도 여러 가지를 시도하고 있다. 새로운 제품은 고객사의 가공방법이 모두 다르다. 그것까지 전부 연구해서 고객사가 사용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고객사가 만든 제품의 판매를 지원하고 자금지원 회사를 만들어 자금도 지원한다. 또한 지분 참여를 통해 해외로의 진출을 돕는다. 이런 것들이 조금씩 더해져서 중국과 차별화하기 위한 기반이 되고 있다. 이처럼 포스코도 생존을 걸고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정하영 국장
 네 말씀 잘 들었습니다. 민 교수님 마지막 발언 부탁드린다.
 
 -민동준 교수 
 가장 필요한 건 철강 산업이 어렵지만 앞으로도 국가 생존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산업이라는 사실을 국민에게 알리고 철강산업의 어려움을 설득시키고 이해를 구하는 것이다. 또 포스코와 현대제철을 포함한 철강기업들의 보유하고 신규 투자설비의 신예설비등을 보유하고 있지만 문제는 이런 설비들이 범용 대량설비 생산에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생산성, 즉 높은 가동률에 의한 원가절감을 기본 전략으로 채택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지금과 같이 과잉 공급체계가 되면 재고부담과 함께 새로운 공급 과잉을 유발할 수도 있다.
 
 일본은 90년 이후 장기불황을 극복하기 위하여 생산성 중심에서 고품질의 원가절감 중심으로 조업의 패턴을 변화시킨 바 있다. 예를 들어 가동률이 95%더라도 원가를 2~3만원 낮추고 품질을 높이는 방식이다. 양을 줄이되 전체 에너지를 줄이는 노력 등이 그것이다. 우리도 이처럼 큰 철학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과잉 체계가 오래 유지된다면 현재 대량 설비에 의한 범용 제품의 생산보다는 고품질의 원가 중심의 조업으로 전환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손 전무님이 말씀하신 국내 철강산업과 수요산업 간 거리를 알고 싶으면 가격 협상을 하는 곳에 가보면 확인할 수 있다. 조선사와 미팅하는 자리에 몇 번 참여해봤는데 이건 완전 전쟁터다. 아름다운 모습은 전혀 볼 수 없다. 여기에 키포인트가 있다. 일례로 대우조선이 굉장히 어렵지만 5년 전부터 개발했던 LNG로 가는 선박을 개발한 적이 있다. 거기에 들어가는 소재 개발에 대해 국내 P사와 오랫동안 논의되었던 특별한 강재가 포함되어 있다. 다른 범용 강재들은 가격경쟁을 피할 길이 없지만, 미래 산업이 요구하는 Only One Product(강재)는 우리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하리라 생각한다.
 
 현재 M&A를 통하애 경쟁력을 높여가는 글로벌 해운사들은 현재 미래 시장을 겨냥하여 고연비 선박의 수요를 주도하고 있다. 거기 들어가는 특별한 강종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이러한 미래 수요를 선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것이 조선사와 함께 생존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한다. 또 철강 산업은 강종별과 시장별로 나눠서 봐야한다. 후판은 아주 어려운 반면 선재와 박판류 등은 나름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듯 하다. 그런 의미에서 특별히 어려운 품목에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 현재 철강 산업의 현실적 문제는 탄소, 조강류강 중심의 전기로 산업문제가 큰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전기로산업은 소량 다품종의 특수강등 고부가 수재산업으로 육성 전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러한 산업구조 조정과 전략 구축을 통한 정책적 배려가 시급하다.
 
 또 경쟁소재의 관계설정이다. 테슬라 전기자동차의 경우, 8만달러가 넘는 높은 자동차가격은 소재설정의 자유도를 높임으로서 알루미늄과 탄소 소재와 같은 경량소재 사용의 장점을 갖게 된다. 이에 대한 철강산업의 전략은 자동차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범용 자동차의 강재를 알루미늄과 플라스틱을 같이 사용함으로서 경쟁이 아닌 협력관계화는 기술적 명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타 소재와의 접합기술과 같은 기술적 명제가 그것이다. 고철의 문제도 앞으로 큰 산업정책적 과제가 될 것이다. 고철은 2020년 넘어가면 CO2 관련 파리협정 발효와 함께 중요한 CO2 절감을 위한 철원으로 대두되면서 가격과 수요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지금은 공급과잉으로 인하여 매우 낮은 가격이지만 조금 지나면 CO2 문제 때문에 높아질 수 개연성을 정책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CO2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철 수입을 못하게 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정은미 연구위원 
 대형 철강업체들을 제외한 나머지 영세 철강업체들은 대부분은 단순가공업체들인데 이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과제이다. 자연도태되는 업체 외에 중소업체들은 수요산업과 연계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대기업이 생산하기에 규모가 작다고 판단되는 제품은 중소기업으로 이전이 필요하다. 대기업 입장에서 효율성과 경제성이 없더라도 시장이 유망하고 경쟁력을 확보해서 중국진입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품목에 대해서는 중소기업을 선택적으로 키워내고 강종 하나씩이라도 특화·전문화해야 한다. 수요구조가 세분화, 다양화 하는데 여기에 포스코와 현대가 모두 대응하기 힘들다. 거기에 대응하는 다양한 플레이어들을 만들어야 한다. 대기업은 이익이 나면 내가 하고 아니면 말지가 아니라 중소중견기업들에게 과감히 이전해서 함께 성장해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정하영 국장
 조전무님, 송부회장님, 김국장님 순으로 마무리 발언 해주시기 바란다.
 
 -조현래 전무 
 철강 산업은 소재산업이기 때문에 세계경기나 타산업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를 우리가 컨트롤 할 수 없으니 순응해야 하지만 살아남기 위해 차별화 전략을 철저히 세워서 대응해야 한다.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내부적인 체질 강화이다. 아까 말씀하신 생산성 강화와 효율성, 원가 절감, R&D, 품질강화 등 모든 부분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신강종 개발, 고장력강 등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도 가능한 모든 지혜를 짜내 어려운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쳐야할 것 같다.
 
 -송재빈 부회장 
 현재 철강업계가 겪고 있는 어려움이 하루아침에 해결될 수는 없다. 정부는 안으로는 합리적인 구조조정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밖으로는 상대국 정부와 협력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한다. 따라서 불공정한 교역은 최대한 억제하고 불합리한 규제는 철폐시키는 등 철강업계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 업계는 기술개발에 집중해야 한다. 최근에는 콘크리트의 진화로 관제탑과 교량도 철근 없이 만들 정도다. WSA에서도 콘크리트와 철의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자동차에 있어서도 알루미늄, 마그네슘 합금이 부분적으로 쓰이는 게 아니라 주요 요소에 쓰일지도 모른다. 철강업계는 이러한 부분에 적극 대응해 나가야 한다.
 
 협회는 철강업계를 대변하는 역할 강화를 위해 2, 3차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회원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갈수록 심해지는 철강 통상마찰 대응을 위해서도 민간 차원의 양자협의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그동안의 통계제공 위주에서 품목별, 국가별 현황과 추세를 분석해서 제공하려고 한다.
결론적으로 현재 우리 업계가 처해있는 심각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살리는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할 것이다.
 
 -김용래 국장
 철강 산업의 중요성을 국민들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의 주요산업들은 철강업이라는 배경이 있었기에 발전이 가능했다. 조선, 자동차, 가전 모두 마찬가지다. 철강산업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새로 인식하고 말고 할 게 아니다. 온실가스 할당량을 보면 철강이나 정유업은 버린게 아니냐란 말씀을 하시는데 그렇지는 않다. 앞으로 여건 자체가 어려운건 사실이지만 할당량 감축 계획을 제출했고 향후 할당량 조정에 돌입할 것이다. OECD에서도 온실가스 감축, 구조조정 문제들이 이슈가 될 것이다. 지금도 일정부분 논의를 하고 있다. 아까 정은미 박사님이 말씀하신 대기업이 갖고 있는 어떤 분야는 더 잘할 수 있는 전문기업분야로 가야 한다는 것과 맥을 같이하는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전과 조금 다른 형태에 대한 구조조정 이슈가 나올 것 같다. 정부는 지원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하지만 한편으론 새로운 분야인 LNG에 들어가는 특수강, 강관 등 이러한 소재를 통해 중국과 차별화 할 수 있는 투자를 이끌어 내는 R&D에 대한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또 국내 기업 간 협력할 수 있는 정책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시점이 되면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다. 오늘같은 자리 마련해준 철강금속신문에 감사드린다.
 
 -정하영 국장 
 말씀 잘 들었습니다. 참고로 철강금속신문에서 매년 10대 뉴스를 조사하는데 올해의 1위는 구조개편, 경쟁력강화 어떻게 해야하는가로 선정됐다. 업계가 가장 관심 갖는 부분인 것 같다. 긴 시간 좋은 말씀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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