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의 철 이야기①>면도와 철

<생활 속의 철 이야기①>면도와 철

  • 철강
  • 승인 2016.01.11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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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방정환 jhba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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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재미있고 친근한 철강재 이야기 연재

 흔히 ‘인류문명은 불로 싹트기 시작해 철로 꽃피었다’고 말한다. 그만큼 오늘날의 철은 생활 곳곳에서 인간과 호흡을 같이 하는 소재로 자리잡고 있다. 본지에서는 포스코경영연구원(POSRI) 이종민 수석연구원과 함께 인간의 생활 곳곳에서 사용되고 있는 철에 대해 보다 재미있고 친근하게 살펴보고 이를 격주에 걸쳐 연재키로 했다. <편집자 주>
 
 
 아침에 눈을 뜨면서 바로 사용하는 물건 중 철로 만든 제품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기상 시간을 알려주는 알람 시계, 세안을 위한 켜는 수도꼭지 등 우리가 인지하든 안 하든 사용하는 거의 모든 물건들이 철을 사용하여 만들어진다. 그 중에서 면도기도 남성들이라면 기상해서 사용하는 대표적인 철로 만든 제품이다.
 
 그렇다면 인류는 언제부터 면도를 했을까? 고대에는 날카로운 조개껍데기나 석영 등 광물을 활용하여 수염이나 머리를 깎았다고 추정된다. 물론 조개껍데기나 광물의 예리함은 현재의 면도기와는 비교할 수준이 아니어서 말끔하게 털을 제거하는 것은 어려웠을 것이고 긴 털을 약간 짧게 다듬는 수준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서양의 면도칼은 유물에 의하면 이미 BC 1400년대의 이집트에서 청동제 도끼 모양의 면도칼이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 아시리아에서는 몽둥이 모양의 평평한 면도칼이 사용되었으며, 고대 그리스에서도 BC 325년에 초승달 모양의 면도칼을 사용하였다. 얼마 전까지도 흔히 쓴 곧 바르고 납작하며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이른바 서양 면도칼은 고대 로마에서 처음으로 사용되었고, 15세기에 목제 칼집이 달린 것이 나왔다고 한다.
 
 문제는 예리한 칼날이 아닌 투박한 면도칼에 면도 크림은 물론 비누도 없어서 그냥 물로 적셔서 깎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얼굴 여기저기를 베일 수 밖에 없는데 이러한 연유로 면도에 베인 상처를 치료하는 연고 제작기술이 중세시대에 발전했고 이로 인해 당시 숙련된 면도기술을 보유한 이발사는 장인으로 높은 대접을 받았다고 한다.
 
 면도를 하는 동안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프랑스인 장 자크 페레는 18세기 후반에 안전 면도기의 한 구성요소인 보호막을 개발하였다. 목수의 면 설계로 영감을 얻은 페레는 면도날의 앞쪽 끝 부분만 튀어나오도록 칼날 주변에 나무 슬리브를 사용하였다. 이후 보호막과 분리형 칼날을 결합한 최초의 진정한 안전 면도기는 독일인 캄프퍼 형제(프리드리히, 리하르트, 오토)가 1875년 미국에 소개했다. 그들이 소개한 스타 면도기는 한쪽만 날카로운 쇄기형 칼날을 지닌 괭이 모양의 면도기였다.
 
 면도기에 일회용 칼날이 적용된 것은 1901년 킹 질레트(1855~1932)와 그의 동료 윌리엄 니커슨에 의해서 이루어졌다. 질레트 면도기를 만든 킹 질레트는 면도날에 얼굴을 베자, 면도기의 칼날이 무뎌지면 칼날만 새것으로 갈아 끼우면 좋겠다는 생각하여 일회용 칼날의 면도기 적용을 고안했다.

▲ 시대에 따라 개발된 다양한 면도기(사진출처:Gillette)

 
 1928년에는 미국의 발명가 제이콥 쉬크(1878~1937)는 전기 면도기(혹은 드라이 면도기라고도 함)에 대한 특허를 내었고 1931년부터 본격적인 전기 면도기의 판매가 이루어졌다. 1937년에는 레밍턴사(社)가 면도망을 도입하였고 네덜란드 필립스 연구소의 알렉산드르 호로비츠가 회전식 칼날을 발명하는 등 기술적 진보가 이루어졌다. 1939년에는 최초의 ‘필리셰이브’ 회전식 전기 면도기가 등장했다.
 
 현재 많이 쓰이는 면도기의 스테인리스 칼날은 1965년에 영국의 윌킨슨 소오드社에 의해 채택되어 일반화되었다. 인류가 매일 깔끔하고 안전하게 면도를 한 것은 100년의 역사도 되지 않은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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