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제품으로 인증받은 후 불량 제품 공급
건설 현장에서 작업통로를 만들거나 콘크리트 타설 작업 등을 할 때 사용되는 가설기자재들의 불량 실태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지난해 10월 12일~11월20일까지 고용노동부, 국토교통부 등 11개 기관에 대해 가설기자재를 중심으로 건설자재 품질관리 실태를 점검해 17건을 적발했다고 3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LH공사 등 전국 18개 현장에서 사용 중인 가설기자재의 성능 시험 결과 6종, 116개 표본의 54.3%가 불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설기자재는 공사현장에서 근로자 통로 확보 등을 위한 '비계'(飛階) 등의 임시 구조물을 만드는 데 쓰이는 강관, 강관조인트, 강관서포트 등의 자재를 뜻한다.
특히 조사 대상 강관조인트(19개 표본)와 강관서포트(14개 표본)는 표본 전부가 성능 기준에 미달하는 등 가설구조물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관조인트를 만든 국내 3개 업체는 일단 정상제품으로 안전인증을 받은 뒤 실제로는 불량 자재로 제품을 만들어 2011년 6월 이후에만 140만개를 제조·판매했다.
강관조인트 표본 중 절반(9개)은 제조업체조차 확인이 안되는 미인증품으로, 정상제품 두께의 60% 수준에 불과했다.
거푸집을 지탱하는 지주재로 쓰이는 강관서포트도 모두 성능에 미달해 천정이나 지붕 등 콘크리트 타설 작업시 붕괴가 우려됐다. 일정한 하중 이상을 지탱해야 하는 안전인증기준에 비해 최대 77.8%까지 성능이 부족했다.
강관서포트 제조업체 역시 일단 정상제품으로 안전인증을 받은 뒤 불량 자재로 제품을 생산해 왔다.
건물외벽 작업시 임시구조물에 쓰이는 쇠파이프인 단관비계용강관의 경우 29개 표본 가운데 51.7%인 15개 표본에서 기준에 미달했는데, 두께는 최대 22.7%, 연신율(강재의 질긴 정도)은 최대 66.6% 부족했다. 이 업체는 2012년 이후 연간 100만여개의 성능미달 강관 제품을 만들어 판매해왔다.
이밖에 조립식안전난간은 2개 표본 전부가, 강관을 직각으로 연결하는 클램프는 21개 표본 중 13개(61.9%)가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