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법 개정안' 국회 통과, “이제 반 쯤 왔다”
'건축법 개정안' 국회 통과, “이제 반 쯤 왔다”
  • 곽정원
  • 승인 2017.04.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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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강協 부적합 철강재 근절활동, 건축법 개정안 통과 등 ‘성과’
원산지 표시·품질관리 품목 확대 등은 과제로

 세월호가 떠올랐다. 꼬박 삼 년 만에 온갖 상처를 품고 올라온 세월호를 마주했다. 이제 배가 가라앉은 이유를 찾아야 할 시간이다. 세월호 침몰의 원인으로 과적과 평형수 문제, 조타 미숙, 잠수함과의 충돌 등 수 많은 추측들이 난무했다.

그러나 확실한 원인은 모두가 책임지지 않았다는 데 있다. 300명이 넘는 사람들을 싣고 떠난 대형 선박의 침몰로 우리는 규정 준수, 철저한 관리·감독으로부터만 안전이 보장된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세월호는 ‘안전’이라는 화두를 던져놓고 마지막 항해를 막 마쳤다. 세월호의 메시지에 응답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몫으로 남았다.

한국철강협회는 그동안 안전한 대한민국을 건설하기 위해 힘써왔다. 부적합 철강재 사용이 원인으로 작용한 2013년 울산 삼성 ENG물탱크 사고나 2014년 마우나리조트 강당 붕괴 사고 등으로 그간 철강업계에서는 건축물 부적합 철강재에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철강협회는 이에 따라 제도개선과 건축의 근간을 이루는 철강재의 품질 개선, 투 트랙 전략으로 건축물 안전사고의 근원적 해소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성과도 있다. 건축물 안전관리감독을 강화하고 감독 및 심사에 있어 불법이 자행될 경우 처벌을 강화하는 취지의 ‘건축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자재 품질 검사를 강화해 불량자재 유통을 예방하는 ‘건설기술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도 같은 달 23일 해당 상임위인 국토교통위원회 심사를 통과하고 본회의 심의를 앞두고 있다.

  이 밖에 KS 인증이 취소된 업체가 다른 업체 인수를 통해 KS를 승계해 공급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하는 산업표준화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입법돼 지난해 12월 2일 개정된 바 있다.

■ ‘건축법 개정안’, 건축 관리 패러다임 전환

30일 본회의를 통과한 건축법개정안은 건축시 지자체의 관리감독 빈틈으로 인해 발생하는 부실 설계, 시공 등을 근절하기 위해 발의됐다. 개정안은 현행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수행하는 공사감리감독, 건축허가, 건축물 안전점검 등의 건축행정 업무를 지역건축안전센터(이하 지역건축센터)를 설치해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현행 주택관리지원센터의 기능을 지역건축센터로 통합, 건축물 안전관리·감독을 강화하고자 하는 것이 골자다.

현재 각 지자체의 건축 설계도서 검토 및 공사현장 점검 등의 업무는 지자체의 담당 공무원이 직접 수행하고 있으나 전문성 및 인력 부족 등으로 인해 업무수행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 담당 공무원의 기술적 역량 한계를 악용해 부실 설계 및 부실 감리 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기도 하다. 이에 개정안은 건축행위 전반에 대해 건축사 등 전문 인력의 기술적 지원 체계를 마련해 건축행정의 전문성을 강화하고자 했다.

  뿐만 아니다. 개정안은 지역건축센터의 역할이 확대된 만큼,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고 처벌도 강화했다. 지역건축센터에 소속된 건축사, 기술사 등 전문 인력이 건축허가, 건축신고 및 안전점검 등과 관련한 기술적 사항을 허위로 보고 하거나 점검 등을 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처벌을 강화했다.

 철강협회에서는 유사한 제도를 운영 중인 일본사례를 연구하고, 일본 건축센터 전문가를 초청해 국토부 등과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 통과로 인해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돼 온 기존 건축 감리감독 체계의 패러다임이 더욱 적극적으로 전환될 것”이라며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감독 하에 건축 품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건설기술 진흥법 개정안’ 품질시험, 검사 관리 강화로 불량자재 유통 예방

품질시험 검사 업무를 수행하는 건설기술용역업자에 대한 등록 취소 등의 처벌 규정을 추가한 ‘건설기술 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도 지난달 23일 국토교통위 심의를 통과하고 오는 6월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다.

최근 수입산 불량 자재의 유통으로 품질 시험 검사의 책임성 강화가 요구되고 있으나 품질시험검사업무를 부당하게 수행하는 사례에 대한 처분이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박찬우 의원 등 14인은 품질 시험 검사 업무를 수행하는 건설기술용역업자가 지켜야 할 준수 사항과 이를 위반한 경우의 처분에 관한 사항을 보완해 불량자재의 유통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해당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일단 품질 시험 검사 업무를 수행하는 품질검사 대행업자들이 반드시 건설사업관리용역업자의 봉인 또는 확인을 거친 재료로만 검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품질검사 성적서와 내용을 정보시스템에 입력하도록 하는 규정을 신설해 지키도록 했다.

처벌규정도 신설했다. 품질검사 대행업자들이 무자격자를 고용할 경우, 발주자 봉인 또는 확인을 거치지 않은 경우, 품질검사 성적서 및 품질검사 내용을 정보시스템에 입력하지 않은 경우 6개월간 영업정지를 강제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품질검사를 제대로 실시함으로써 건설자재의 품질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부실공사를 방지하고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품질검사 결과를 전산시스템에 입력하여 공시하도록 함으로써 소비자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건설자재를 더욱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철강협회는 관리감독 체계를 강화하는 위 두 법안을 추진하는 동시에 자재의 품질을 강화하기 위한 보다 근본적인 노력 역시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이찬열 의원이 대표 발의한 ‘건설산업 기본법’이 대표적이다. 이 법안은 건설자재 부재의 원산지 표시를 의무화함으로써 건축 자재 품질과 국민들의 알권리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 원산지 표시 의무화, 안전건축의 시작

지난해 6월 발의된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의 내용은 간단하다. 건설자재나 부재의 원산지 표시를 의무화하는 것이다. 그 목적도 비교적 명확하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건설공사의 품질을 확보하고 소비자의 알권리를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내용과 목적의 명확성에도 불구하고 해당 개정안은 상임위 회부 중 국토위에 계류돼 있다. 관련 주무부서인 국토교통부는 개정안에 찬성의견을 밝혔으나 과도한 법규제, 공사비 증가, 통상문제 우려 등의 이유로 일부 의원의 반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원산지 표시 의무화’가 건설안전과 얼마나 직접적인 영향관계에 있는지 실감할 수 있다.

▲ 원산지 표시 위반 사례(자료=한국철강협회)
건설현장에서는 여전히 부당한 경제적 이익을 취하기 위해 부적합 자재 사용과 원산지 표시위반이 근절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경주 마우나오션 리조트 강당 붕괴사고나 울산 물탱크 사고에서 사용된 자재들은 모두 수입산 저가 자재들로, 직접적인 사고 원인으로 규명된 바 있다.

현재는 수입산 철강재라도 KS에 준하는 품질을 검증받으면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여전히 품질이 검증되지 않거나 원산지를 위조한 불량 자재가 건설시장에 널리 퍼져 소비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관세청 원산지 표시 의무 위반 단속 결과    
연도 결과 비고
2012 8건 적발(위반업체 시정명령 및 과태료 부과) 협회 합동단속 참여
2013 6건 적발(위반업체 시정조치 등) 협회 합동단속 참여
2014 20개 업체 적발(997억원, 시정조치 등) -
2015 111건 적발(2,215억원 시정조치 등) -
2016 39건 적발(640억원 시정조치 등) 1-8월 실적
                                                                                                                                                                 (자료=한국철강협회)

박명재 의원이 제출한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철강재의 원산지 위반 단속 건수가 2013년 58건에서 2015년 111건으로 두 배가량 증가했다. 또한 이중 95건은 중국산을 국내산으로 둔갑시킨 사례였다.

이렇게 원산지를 둔갑한 철강재의 사용은 국민의 알권리와 재산권 선택을 침해한다. 대외무역법에 따라 대부분의 건설용 강재는 원산지 표시를 의무화하고 있어 유통 및 건설사는 원산지 정보를 쉽게 알 수 있지만 정작 최종 수요가인 소비자는 해당 정보를 전혀 알 수 없는 깜깜이 건축이 지속되고 있다.

철강협회는 “소비자로 하여금 내가 거주하는 주택의 건설자재 원산지가 어디인지 알 수 있게끔 하는 본 개정안은 건축품질뿐 아니라 건축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 또한 높일 수 있다”며 개정안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 '건설기술진흥법 시행령 개정',  품질관리에 사각지대 없어야

현행 건설기술진흥법 및 시행령에서는 건설자재, 부재의 공급자 및 사용자에게 건설자재, 부재의 품질관리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이 때 품질관리 대상 건설자재, 부재의 범위를 규정하고 있는데, 이 부분이 그동안 꾸준히 시행령의 한계로 지적돼 왔다.

구조재로 쓰이는 건설용 강재는 그 종류가 다양한데 품질관리 의무 대상 건설용 강재는 철근, H형강, 6mm 이상 건설용 강판에 한정돼 있어 대부분의 건설용 강재가 품질관리 의무대상에서 제외돼 있기 때문이다.

우리와 유사한 형태의 자재 품질관리 체계를 운영 중인 일본의 경우는 대부분의 철강재를 품질관리 의무 대상으로 규정하고, JIS(일본공업규격)를 취득하지 않은 자재에 대해서는 엄격한 별도 인증제도(성능평가제도)시행해 저급 자재의 유입을 적극 차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철강업계는 품질관리 의무 건설자재·부재 범위에 일반형강, 6mm 이하 건설용 강판, 볼트류, 용접재료, 구조용 케이블을 추가하고 해당 규정에 명시돼 있는 ‘가시설물 제외’규정을 삭제하도록 시행령 개정을 추진 중이다.

또 제작공정에서 교량, 철골, 기둥 등 구조물로 제작되는 철강구조부재도 품질관리 대상으로 포함하도록 건의했다.

하나의 건축물에 쓰이는 철강재의 품질관리에 사각지대가 있다는 사실은 결국 건축물의 품질을 보장할 수 없다는 뜻이 된다. 건설물의 뼈대를 구성하는 주요 구조용 강재라면 구분 없이 철저한 관리의 대상이 돼야 한다는 게 철강업계의 의견이다.

현재 철강협회는 건설용 철강재의 원산지표시를 의무화하도록 하는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과 품질관리 품목을 확대하도록 하는 ‘건설기술진흥법 시행령 개정안’ 통과를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제도 개선과 품질 개선,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동분서주하는 철강협회의 발걸음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꼼꼼한 품질관리와 제도개선으로 ‘안전’이 건축 문화의 제일 첫 번째 가치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더 안전한 대한민국이 어느새 눈앞에 다가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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