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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최저임금 인상·노동시간 단축 두고 '이견'..."업종 특성, 기업 규모 고려한 맞춤형 대책 필요"최저임금 인상, 외국인 노동자 고용 여부에 따라 찬반 엇갈려...노동시간 단축은 비용 부담·직원 반대 등 난제 많아
엄재성 기자 | jseom@snmnews.com
   
 

 새 정부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강력하게 추진 중인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을 두고 중소 기업계의 의견이 분분하다.

 본지에서는 6월부터 인천 서부산업단지를 비롯해 남동공단, 안산, 시흥시, 서울 문래동 및 금천구, 김포 학운산단 등 수도권 주요 공업지역의 뿌리기업들을 취재하며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과 관련한 입장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대다수 뿌리업계 관계자들은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의 필요성에는 대부분 공감하지만 업종 특성과 기업 규모 등을 고려하여 맞춤형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하여 외국인 노동자 고용 여부에 따라 업체들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문래동의 한 도금업체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이 부담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우린 이미 시급이 1만원보다 훨씬 많아요. 최저임금이야 커피숖 같은 서비스업종 문제 아닌가요?"라고 반문했다.

 안산에 위치한 한 금형 제조업체 관계자 또한 "우리회사는 이미 그보다 훨씬 많은 월급을 주고 있어요. 최저임금 문제 삼는 것은 외국인이나 아르바이트생 쓰는 업체들일 겁니다"라며 자신들과는 관계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에 인천서부산업단지에 있는 한 주물업체 대표는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외국인 노동자들 임금을 올려줘야 해요. 그런데 외국인 임금이 오르면 형평성 때문에라도 내국인 노동자들 임금까지 올려줘야 하거든요. 최저임금을 인상할 필요는 있지만 지금 당장은 어렵습니다. 납품단가는 그대로인데 인건비만 계속 오르고 있거든요. 이 상태로 가면 주물업체들 중 상당수는 문을 닫아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김포시 학운산단에 소재한 주물업체 관계자 또한 "지금 최저임금 인상 이야기가 나오니까 외국인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어요. 가뜩이나 수요산업 불황으로 어려운 상황인데 인건비까지 오르게 되면 주물업계 뿐만이 아니라 전체 뿌리기업들이 큰 위기를 맞을 수 있습니다"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뿌리기업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내국인 노동자만 고용한 업체들은 이미 시급을 1만원 이상 주고 있어서 큰 문제가 없지만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타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 서부산업단지에 위치한 주물공장.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외국인 노동자 뿐 아니라 내국인 노동자들 임금까지 오르기 때문에 경영난이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사진=뿌리뉴스)

 이 업체들은 외국인 노동자들의 최저임금이 오를 경우 내국인 노동자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기 때문에 내국인 노동자들의 임금도 올려주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납품단가와 전기요금 등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인건비 상승은 경영난을 가중시킬 것이라는게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한 업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새 정부의 또 다른 과제인 노동시간 단축과 관련해서도 업체마다 의견이 엇갈렸다.

 남동공단의 정밀주조업체 관계자는 "야간작업의 경우 작업자들의 집중력이 떨어져서 자칫하면 대형사고가 날 수 있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우리 회사는 야간작업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하고 있다"며 주야2교대로 진행되는 노동시간을 주간근무로 대체하는 노동시간 단축에 비교적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주조나 열처리업종의 경우 야간근무는 몰라도 잔업은 불가피한 경우가 많다. 새 정부의 정책은 뿌리업종의 공정 특성을 지나치게 간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금형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형산업을 비롯한 뿌리업종 상당수는 수주산업이다. 수주산업은 발주처가 제시한 납기에 맞춰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노동시간을 획일적으로 단축시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최저임금 인상은 그렇다 쳐도 노동시간 단축은 업종 특성을 고려해서 반드시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노동자들이 노동시간 단축을 반대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부산업단지의 한 열처리업체 관계자는 "회사 직원들한테 물어봤는데 노동시간 단축에 반대한다고 했다. 왜냐면 노동시간이 줄면 월급도 그만큼 줄기 때문이다. 만약 대기업이라면 강력한 노동조합이 있어서 노동시간이 단축되도 임금이 그대로 유지되겠지만 영세한 뿌리기업에서는 노동시간이 줄면 임금도 줄어든다. 그래서 노동시간 단축에 반대하는 노동자들도 많은데 정부에서는 이런 상황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같이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에 대해 뿌리업계의 경영자들은 물론 노동자들 또한 모두 제각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자신이 처한 입장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이 중소기업들을 상당히 어렵게 할 수도 있다는 일부 언론 및 전문가들의 주장과 실제 큰 어려움을 겪는 업체들도 있는 만큼 정부는 우선 중소 기업계의 인건비 및 노동시간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 산업 발전에 지장이 없도록 업종 특성과 기업 규모 등을 고려하여 정교한 맞춤형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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