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등 장기화…1·2협력사 폐업 초읽기
단조·열처리 등 뿌리기업 직격탄…“공포”
국내 1위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의 잔업 거부와 파업 등이 장기화되면서 1, 2 차 협력사가 존폐 위기에 놓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에서도 자동차 한대를 제작하는데 90%에 육박하는 뿌리기술을 담당하는 뿌리 업체들의 타격이 심각하다.
13일 한국단조공업협동조합 박권태 전무에 따르면 경남 일대 자리한 현대차 협력 뿌리기업들이 공포에 휩싸여 있다.
이는 현대차 노조의 파업과 태업 등이 3개월을 넘어 가면서 일감이 급감, 이들 업체의 매출이 곤두박질해서다.
아시아 최대 단조품 열처리 회사인 경남 밀양의 삼흥열처리(회장 주보원)의 경우 평소에는 4000여평의 집하장에 제품이 가득해야 하는데, 현대차 노조 사태 이후 30% 선으로 제품 적재가 급감했다.
열처리 업체로서는 유일하게 현대차 1차 협력사인 삼흥열처리보다 규모 작은 2, 3차 협력사는 상황이 더 어렵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실제 현지 한 중소기업 대표에 따르면 최근 조선업 침체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협력사들 대부분 문을 닫았다.
이에 대해 박 전무는 “현대차 노조 사태가 단기간이면 하청 업체들도 대처가 가능하지만, 장기화로 가면서 이들 협력사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물조합 박무창 팀장은 “대기업은 정부도 잡을 수 없다”면서 “대기업의 귀족 노조를 제어하지 못하면 모든 경제 활성화 정책이 탁상공론에 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대기업의 노조 문제 등이 해결 안되면 정부의 경제 정책은 백날 헛 일”이라며 “주물 업체 등 뿌리기업들도 비용 절감 등 서둘러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사측과 이견으로 7월 19일부터 파업과 특근 거부 등을 펼치고 있다. 실제 현대차 노조는 이달 10일까지 모두 12차례 예정된 주말과 휴무일 특근을 하지 않았으며, 현재까지 24차례 파업도 가졌다.
이로 인해 현대차는 생산차질 14만2000여대, 금액으로는 3조1000여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현대차 직원 1인당 평균 임금은 1억원에 육박했다.
한편, 현대차의 파업에도 불구하고 국산 자동차 내수 판매는 1월∼8월 전년 동기보다 5.5% 상승했으나, 같은 기간 수출은 14.4% 급감했다. 이 기간 자동차 수출액 역시 13.7% 급락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는 내수 1.3%, 수출 17.7%가 각각 감소했으며, 현대차 협력사는 전국에 2000여개사가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