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천지산업 한두옥 대표
”다양한 동력사업으로 수익성높여

[인터뷰]천지산업 한두옥 대표
”다양한 동력사업으로 수익성높여

  • 뿌리산업
  • 승인 2016.10.14 07:14
  • 댓글 0
기자명 이종윤 기자 jylee@snm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밀주조, 사업성 무궁무진”…업계 교류 늘려야

#.
국가 경제의 재건을 위해 출범한 뿌리뉴스는 지속적으로 우수한 뿌리기업과 뿌리기술인을 만나 뿌리산업을 알리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이는 정부가 뿌리산업 육성에 나선 지 올해로 5년째지만 동종 업계 종사자 가운데에서도 뿌리산업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평균 30.9%로 여전히 뿌리업종에 대한 홍보가 필요한데 따른 것이다.
이번에는 장기불황에도 불구하고 4년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정밀주조업체 천지산업을 방문해 한두옥 사장을 만났다.

천지산업 한두옥 대표. 정수남 기자

남한강이 가로지르는 여주는 비옥한 토지로 예로부터 임금님께 진상하는 쌀로 유명하다.

이곳은 사통팔달의 도로망으로 서울에서 1시간 이내의 접근성, 넓고 저렴한 공장 부지 등을 갖춰, 제조기업들이 사업하기에 좋은 지역으로 뽑기도 했다.

수확을 기다리는 노란 들판을 끼고 촘촘한 안개가 뒤덮인 경충대로를 달리다 보면 여주시 끝자락인 가남읍에 1만9834㎡(6000평)의 광활한 주조 공장이 보인다.

자동차 부품과 항공기 엔진 부품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정밀주조 업체 천지산업이다.

천지산업은 국내 대표적인 영세 업종인 정밀주조 업체 중에서도 선도 업체로 이름났다.

오리무중인 세계 경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내 제조업체들도 신성장동력 사업과 기술개발 등을 통해 생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천지산업도 변화와 도전정신으로 중무장, 자동차 부품 사업을 유지하면서도 인공관절, 3D프린팅, 자동차 터보차저 등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해 중견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복안이다.

-주조 업계에 정밀주조 업체는 적은데요.
▲국내 정밀주조 업체는 80여개 밖에 없고, 필요 장비 등의 인프라가 부족합니다. 그러다 보니 교류하는 기회나 구심점이 부족한 상태고요. 이 업계가 워낙 폐쇄적이라서 그런거죠. 동종 업체를 방문하면 대다수가 생산라인을 공개하지 않습니다.
업계 발전에 전혀 도움이 안되죠? 일본은 업체 간 상호 공조로 동반 성장을 추구합니다. 공통관심사를 통해 정보교류를 활발히 해 기술개발에서 앞서 가는 거죠.

-시너지가 부족하다는 뜻으로 들리는 데요.
▲답답합니다. 국내 정밀주조 시장의 연간 규모는 2500억원이 채 안됩니다. 반면, 일본은 정밀주조 한 업체 매출이 1000억이 넘는 회사가 다숩니다. 대만도 우리보다 경제 규모가 작지만, 총매출이 우리보다 많고 정밀주조협회도 있습니다. 중국은 비교할 수도 없습니다.
폐쇄성이 우리 정밀주조 시장이 성장하는데 걸림돌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깨어있는 정밀주조 업체들이 모여 구심점을 만드는데 노력을 하고 있지만, 지지부진하네요.
업체 간 정보교류와 협력이 절실합니다.

한 대표가 자사가 만든 정밀주조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천지산업의 주문량이 20% 가량 줄었다고 들었습니다.
▲자동차는 현재 전기차와 화석 연료로 굴러가고 있습니다. 두 가지 종류를 합친 차가 하이브리드죠. 어떤 부분도 친환경에너지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전기차가 시장의 새로운 동력원으로 부상했지만, 결국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발전소에서 화석연료를 씁니다. 근본적으로 친환경이 아닌 거죠?
전기차는 배터리 교체, 충전소 확보, 충전 시간 단축, 연비 등의 문제로 상용화에 뒤처지는 게 사실입니다. 진정한 전기차는 스스로 수소를 만들고, 이를 이용해 운행돼야 진정한 친환경차량입니다.
이로 인해 당분간 화석연료 차량 시대는 지속될 것입니다. 이를 감안해 천지산업은 어떻게 하면 공해 물질을 줄이고 연비를 살리는데 효율적인 자동차 부품을 개발할 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15명의 연구원이 밤낮으로 연구, 개발한 게 ‘터보 차저’입니다. 우리는 터보 차저를 타이타늄과 알루미늄 소재로 만듭니다. 타이타늄은 일본 업체만 사용했는데, 천지산업도 최근 개발에 성공한 거죠.
천지산업은 이번 개발을 통한 기술 축적으로 헬스케어 사업 중 인공관절, 항공기 부품, 가스 터빈 발전기 부품에서도 질적 향상을 이뤘습니다.

-타이타늄으로 자동차 부품을 만든 게 흥미로운 데요. 인공관절에도 타이타늄이 쓰일 수 있나요.
▲타이타늄은 철강의 반도 안 되는 무게인데다, 산화가 안되고 인체 친화적인 특징이 있어 관련 제품개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국내 정밀주조 업체에서 타이타늄을 쓰는 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천지산업이 집중하고 있습니다.
우선 타이타늄으로 인공관절을 만드는데 연구인력을 집중하고 있죠. 인공관절은 금형으로 대량 생산도 가능하고, 3D프린팅을 활용해 완성도를 높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3D프린팅으로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신 거죠.
▲3D프린팅 역시 사업 분야가 무궁무진합니다. 혹자는 3D프린팅 때문에 정밀주조가 없어질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두 기술은 분명히 보완공법이지 경쟁공법이 아닙니다.
현재 기술로는 3D프린팅의 현실화가 어렵습니다. 금속 3D프린팅은 주조보다 가격이 10배 이상이고, 느린 제조 속도 등으로 대량 생산이 어렵기 때문이죠.
3D프린팅 관련 세미나를 찾아 정보와 지식을 얻고 있습니다. 앞으로 3D프린팅 생산은 주조가 담당하는 구조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 대표가 사형주조와 정밀주조의 차이점을 도표로 설명하고 있다.

-경영 방침이 시장 흐름을 파악하는 기술개발인 것 같은데, 수출은 어떤가요.
▲미국, 일본, 중국 등에 수출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가장 많고, 독일, 일본, 영국 순으로 수출량이 높습니다. 일본은 자국 업체끼리 교류하고 뭉치는 문화가 강해 시장 진출이 쉽지 않고요.
그러면서도 일본은 중국과 베트남, 남미의 파라과이까지 진출했습니다. 일본처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안목이 우리에게도 필요합니다.
최근 멕시코 기아자동차 공장 준공으로 관련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데, 주시하고 있습니다.

-현재 뿌리산업 진흥정책 2차 기본계획이 만들어 지고 있는데, 꼭 시행됐으면 하는 게 있는지요.
▲정밀주조 장비는 대부분 고가입니다. 게다가 장비 구입에 규제도 많고요. 최근 제품 파악과 생산 예측에 도움이 되는 3D스캐너 장비를 구입하는데 3000만원이 넘어, 제한을 받았습니다. 정부는 연구개발 쪽 장비지원금인데 왜 생산장비를 구입하느냐고 묻지만, 연구개발용 장비는 정말 테스트만 가능하지 제품 양산이 어렵습니다.
생산을 통해 제품의 특성이나 결함을 파악해야 하는데 이를 모르니 답답한 거죠. 공장에서 3000만원 장비로 뭘 할 수 있겠나 묻고 싶네요.

-새로 출범한 S&M 미디어의 뿌리뉴스에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현장의 이야기를 생생히 듣고 반영해주길 바랍니다. 중소기업에서 느끼는 현장의 어려움을 전달했으면 하고요.

저작권자 © 철강금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