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철강 세이프가드 2024년 6월까지 2년 연장

英, 철강 세이프가드 2024년 6월까지 2년 연장

  • 철강
  • 승인 2022.07.11 18:20
  • 댓글 0
기자명 엄재성 기자 jseom@snm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5개 품목군 2022년 7월 1일부터 2024년 6월 30일까지 연장
우리나라도 철강 세이프가드 대상국으로 저율할당관세(TRQ) 적용 불가피

영국 정부가 철강 세이프가드 연장을 발표했다. 이로 인해 세이프가드 대상국인 우리나라도 저율할당관세 적용이 불가피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국제통상부 앤-마리 트레블리안 장관은 공개된 성명을 통해 15개 철강 품목군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치를 2022년 7월 1일부로 2년간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같은 결정은 최근 영국 무역구제국(Trade Remedy Authority, 약어 TRA)에서 지난 6월 23일 발표한 철강 세이프가드 재검토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TRA는 동 보고서를 통해 철강세이프가드 연장 및 일부 품목에 대한 쿼터 상향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영국 정부의 철강 세이프가드는 일부 개발도상국을 제외한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예외 없이 적용된다.

영국이 현재 시행하고 있는 철강 세이프가드는 브렉시트를 하면서 유럽연합(EU)의 철강 세이프가드를 승계한 것으로, 당시에는 EU의 철강 세이프가드 조치 26개 품목 중 19개 품목에 대해서만 세이프가드 규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2020년 10월, 유럽에서 승계한 철강 세이프가드를 유지할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영국 정부는 세이프가드 전환 검토(transition review)에 착수하게 된다.

약 9개월간의 조사 끝에 영국 무역구제국(TRA)은 총19개 세이프가드 품목 중 10개 품목에 대해서만 세이프가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으나 최종적으로는 영국 정부는 기존 10개 품목에 5개 품목을 더해 총 15개 철강 품목에 대한 세이프가드 연장 조치 결정을 내리게 된다. 이로 인해 지난 2021년 7월 1일부터 총 15개 철강 품목군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치가 시행됐으며 해당 조치가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영국이 적용하고 있는 철강 세이프가드는 나라별, 분기별, 품목군별 쿼터를 정해 저율할당관세(Tariff Rate Quotas; TRQ)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돼 있다. 국가별로 할당된 쿼터량 내에서 영국으로 수입되는 철강 제품에 대해서는 저율관세(TRQ)를 적용하되 이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한다.

그런데 2021년 7월부로 발효된 15개 품목에 대한 철강 세이프가드 조치는 영국 철강업계의 반발을 사게 된다. 철강업계의 주장은 자국 철강산업 보호를 위해서는 세이프가드 적용 품목을 줄일 것이 아니라 기존처럼 확대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결국 영국 정부는 철강업계의 의견을 받아들여 2021년 9월 세이프가드 재검토 조치(Reconsideration process)에 들어가게 된다. 15개 품목에 대한 세이프가드 유지, 확대, 혹은 폐지를 결정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지난 6월 23일 영국 무역구제국(TRA)이 철강 세이프가드 재검토 결과 보고서를 발표, 철강 세이프가드에 대한 영국 정부의 최종 입장이 발표되게 된다.

영국 정부가 철강 세이프가드를 2년 연장했다.
영국 정부가 철강 세이프가드를 2년 연장했다.

영국 국제통상부 앤-마리 트레블리안 장관은 지난 6월 29일, 세이프가드 재검토 결과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면서 크게 3가지를 변경사항에 대해 설명했다.

15개 품목 모두 연장, 저율할당관세 확대, 우크라이나산 철강 세이프가드 조치는 중단

첫째, 종전의 세이프가드 조치에 따라 확정된 15개 철강 품목군에 대한 세이프가드 적용을 유지하되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세이프가드 적용 기간을 2024년 6월 30일까지 2년 연장키로 했다. 15개 품목 중 5개 품목의 경우 본래 2022년 6월 30일부로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기존에 시행되고 있던 15개 품목 모두에 대해 세이프가드를 유지, 연장한다는 의미이다.

둘째, 철강제품 카테고리 12a에 대한 저율할당관세(TRQ)를 12만6,136톤으로 확대키로 했다. 이는 영국 내 공급망 문제에 따른 것으로 해당 품목군에 대한 수입 쿼터 확대를 의미한다.

셋째, 향후 2년간 우크라이나에서 수입하는 철강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치를 중단키로 했다. 이는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영국 정부의 지원책으로 풀이된다.

또한 철강 세이프가드 변경 내용을 고시하면서 국가별 세이프가드 쿼터(TRQ)도 조정 발표했다. 그 세부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일단 영국 철강업계는 영국 정부의 이번 결정을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UK Steel 대표 '가레스 스테이스'는 “정부의 세이프가드 연장 결정이 철강업계 일자리 및 국내 투자에 대한 위협을 줄일 수 있는 방책”이라며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영국 노동조합 Community Trade Union의 철강 노동자 대변인인 McDiarmid 또한 이번 결정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영국의 철강산업 규모는 약 20억 파운드로 철강업계 종사자 수는 3만3,4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철강 공장 상당수가 야당인 노동당 우세 지역에 있어 현 집권여당인 보수당 정부가 다음 총선을 대비한 결정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영국 정부의 이번 세이프가드 연장 결정이 WTO 위배 소지가 있어 앞으로 논란이 예상된다. 영국 국제통상부 장관은 성명에서 '세이프가드가 국제 통상 규정에 위배될 수는 있지만 국익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밝힌 바 있다. 앞으로 영국의 철강 세이프가드로 피해를 입은 국가들이 영국에 대한 보복 관세 부과 혹은 WTO 제소 등을 고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철강금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