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0㎫ 50% IACS급 베릴륨 프리 동합금 판재 제조 　
전장용 커넥터·리드프레임 소재로 적용 확대 도모

국내 최대 신동업체인 풍산(회장 류진)이 독성이 있는 베릴륨을 배제하면서 고강도와 고전도도 특성을 함께 지닌 고기능성 동합금판 제조기술과 가공열처리 기술을 개발했다.

지난 2020년 7월부터 시작된 이 연구개발 과제는 국가핵심소재연구사업으로 선정되어 인장강도 850㎫, 50% IACS급 고전도도 베릴륨 프리(beryllium-free) 동합금 설계와 압연판재 제조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국재료연구원이 동합금 설계기술을 개발하고 한국전기연구원에서 동합금 설계를 위한 머신러닝 모델 개발, 최종적으로 풍산에서 동합금 판재 제조 및 가공열처리 기술을 개발했으며, 풍산은 개발합금 공정 최적화와 시제품 제조를 진행했다.

자동차 전장화가 확대되고 전기자동차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으며 모바일 IT 기기제품의 고성능화가 진행되면서 동합금 소재에서도 높은 강도와 전도성을 지닌 고급 소재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이 가운데 베릴륨동은 동에 합금원소인 베릴륨을 0.2~2.5%가량 함유시긴 동합금으로, 열처리에 의해서 특수강에 비견될 정도로 강도가 높아 동합금 중에서 최고 강도를 지닌다.

베릴륨동은 일반 순동에 비해 강도가 6배가량 높고 내식성과 내열동, 내마모성, 피로한도, 스프링 특성, 전기전도성이 모두 뛰어나기 때문에 전기 접점, 베어링, 고급 스프링, 용접용 전극 등 사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이로 인해 해외 선진업체에서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해외 업체의 독점 외에도 베릴륨의 독성도 새로운 대체 합금 개발의 필요성으로 언급된다. 베릴륨은 화학적으로 마그네슘과 비슷하여 체내의 효소에서 마그네슘을 치환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로 인해 효소가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므로 독성을 갖는다. 금속 형태일 때는 반응성이 낮지만 미세한 분진의 형태일 때는 폭발의 위험성도 있다. 국제암연구기관(IARC)은 베릴륨과 그 화합물을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한 바 있다.

연구개발 과제가 시작되면서 재료연구원은 양자역학 계산으로 석출상 안정화 원소를 검토하고 합금 성분과 공정 최적화 및 강화 매커니즘을 분석하여 계면 엔지니어링으로 인장강도 948f㎫, 43.9%의 IACS 합금을 개발했다. 이어 전기연구원은 285건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성능 머신러닝 모델을 개발하여 최적 성분 및 가공열처리 공정을 도출하여 270Hv, 53% IACS 동합금 설계를 확인했다.

최종 세부과제를 맡은 풍산은 Cu-Ni-Co-Si 합금의 물성 확보를 위한 가공열처리 공정 최적화를 도출하고 6톤 규모의 현장 제조설비로 개발합금 시제품 제작을 마쳤다. 최종 개발된 동합금은 850㎫의 인장강도와 50% IACS급 전도도 물성을 구현했다.

풍산은 베릴륨동을 대체하는 새로운 동합금 판재를 개발하여 고전도도 전장용 커넥터, 리드프레임 소재로서 적용 분야를 확대하면서 고기능성 소재의 수입대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대체물질 합금과 원소재 제조에 관한 원천기술을 확보할 경우 수송기기, 건설기계, 화학플랜트 등 전방 산업에 대한 부품소재 공급망 구축에도 긍정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