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스크랩, 다운사이징 올해도 반복될 듯

철스크랩, 다운사이징 올해도 반복될 듯

  • 철강
  • 승인 2024.01.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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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김정환 기자 jhki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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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글로벌 철스크랩 소비·수입 일제히 감소
시황 침체에 탄소중립은 후순위…올해도 재현 무게
상반기 금리 인하 사이클後 내년 유의미한 반등 기대

올해 국내외 철스크랩 시황은 지난해 이슈들이 대부분 되풀이될 전망이다. 연이은 고금리 기조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지난해 주요국 철스크랩 소비는 일제히 줄었으며, 단기 수급 계획으로 대변되는 수입 규모도 계속해서 내리막을 면치 못했다.

철강산업에서 탄소중립 이슈와 함께 급부상한 철스크랩도 매크로(거시 경제) 악화 앞에 후순위로 밀린 셈이다. 특히 국내의 경우 건설경기가 역대급 침체를 이어가면서 전기로 부원료로 사용되는 전극봉 수요도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올 상반기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주요국 금리 인하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과거에도 금리 인하 이후 일정 시간 뒤 경기 반등과 원자재 상승이 후행한 점을 고려하면, 본격적인 철강 시황 반등은 최소 내년 상반기 전후로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 글로벌 철스크랩 소비 지난해 5% 감소세
中 조강 증가에도 철스크랩 사용 줄여

국제재활용국(BIR. Bureau of International Recycling)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중국 △유럽연합(EU-27) △미국 △일본 △튀르키예 △한국 등 주요 6개국에서 철스크랩 소비량은 2억2,202만톤으로 전년 동기(2억3,418만톤) 대비 5.2% 감소했다.

주요국 철스크랩 소비 감소는 조강 생산량 감소에 기인한 모습이다. 세계철강협회(WSA)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이들 6개국 조강 생산량은 7억3,524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

이 중 주목할 점은 최대 철강 소비국인 중국은 상반기 조강 생산이 늘어났음에도 같은 기간 철스크랩 소비는 감소했다.

대부분 국가에서 조강 생산이 줄면서 철스크랩 소비 역시 감소했으나, 중국의 경우 상반기 조강 생산에서 철스크랩 사용을 줄인 셈이다.

지난해 상반기 중국 철스크랩 소비는 1억1,623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조강 생산량은 1.3% 늘어난 5억3,564만톤을 기록했다.

이 기간 제선원가가 철스크랩 평균 단가보다 낮았던 점을 감안하면 누적된 시황 악화로 탄소배출보다 당장의 원가절감이 시급했던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어 지난해 상반기 국가별 철스크랩 소비는 △EU-27 4,002만톤(전년 동기比 -9.7%) △미국 2,180만톤(-3.1%) △일본 1,617만톤(-4.3%) △튀르키예 1,388만톤(-16.4%) △한국 1,392만톤(-1.5%) 등 순으로 나타났다.

■ 동아시아 철스크랩 수요도 전반 축소
韓 수입 年 400만톤 붕괴… 대만은 특수 20%↑

한국철강협회 등 각국 무역통계에 따르면 2023년 1~11월 한국과 베트남, 대만 철스크랩 수입은 총 1,059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줄면서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 기간 한국 철스크랩 수입은 354만톤에 그치며 19.2% 급감했으며, 베트남도 387만톤으로 2.2% 감소했다. 다만, 대만 철스크랩 수입은 317만톤으로 19.3% 증가했다.

대만의 경우 한국에서 철스크랩 수요가 크게 줄면서 수출길을 잃은 일본산 철스크랩 유입이 늘면서 상대적으로 증가폭을 키운 모양새다.

반면 한국 철스크랩 수입은 연 400만톤 선까지 무너지면서 코로나19 창궐로 급감했던 2020년(439만톤)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떨어질 형국이다.

지속된 거시경제 악화에 공급보다 수요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 모습이다.

3국의 월평균 철스크랩 수입은 96만톤 수준이며 이를 연간 물량으로 집계한 지난해 총수입은 1,155만톤으로 추산된다.

2022년 총수입이 1,179만톤임을 감안하면 지난해 수입 규모는 약 2.0%(24만톤) 줄어든 셈이다. 2021년 총수입(1,423만톤)과 비교하면 무려 18.8%(268만톤) 급감했다.

■ 소비 감소에 국내 자급률은 상승세
지난해 1~10월 자급도 86.8%…전년比 2.0%p↑

2023년 1~10월 국내 철스크랩 자급률은 86.8%로 전년 동기(84.8%) 대비 2.0% 포인트(p) 상승했다.

지속된 시황 악화로 철스크랩 소비가 전년 대비 감소세(-1.4%)를 이어가는 가운데 국내 물동량은 꾸준히 증가폭(0.2%)을 유지한 영향이다.

철스크랩 구입은 크게 국내 구입, 수입 그리고 자가발생으로 집계된다. 자가발생은 철강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철스크랩으로 별도 가공 처리나 유통 거래 없이 대부분 자체 회수·사용된다.

이 때문에 수입과 자가발생을 제외한 국내 구입은 국내 물동량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된다. 즉, 철스크랩 소비 감소와 함께 줄어든 수입에도 국내 물동량은 지난해 수준을 유지한 셈이다.

지난해 1~10월 제강사들의 철스크랩 국내 구입은 1,478만톤으로 전년 동기(1,474만톤) 대비 0.2%(4만톤)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철스크랩 소비는 1.4%(32만톤) 줄어든 2,207만톤에 그쳤으며 수입 역시 310만톤으로 7.4%(25만톤) 감소한 모습이다.

2019년까지 5년 연속 70%대 후반을 맴돌던 철스크랩 자급도는 2020년 85.1%로 급등한 이후 2021년(85.8%)에 이어 2022년(84.9%)까지 3년 연속 85%대의 높은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철스크랩 확보 경쟁 속에 2021년까지 국내 구입이 크게 늘면서 자급률 상승을 견인했다면, 2022년 하반기부터 2023년까지는 전반적인 소비 감소에 자급도가 상승한 모습이다.

■ 전극봉 수입도 코로나19 때 수준 '저조'
지난해 총수입 3만톤 극초반 추산

건설산업이 역대급 침체를 이어가면서 전기로 부원료로 사용되는 전극봉 수입도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지난해 총수입은 코로나19 여파로 급감했던 2020년 수준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평균 수입단가도 1,000달러 넘게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1~11월 전극봉 수입은 2만8,248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4%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29.5%) 대비 감소폭은 지속 줄어드는 모습이나 여전히 두 자릿수 감소세를 이어간 모습이다.

월평균 수입은 2,568톤이며 이를 12월까지 집계한 지난해 총수입은 3만816톤으로 추산된다. 건설산업 침체로 전극봉 수요는 총수입 3만톤 선을 간신히 웃도는 모양새다.

앞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꾸준히 4만톤대를 유지하던 전극봉 수입은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 3만1,488톤으로 떨어지며 2015년(3만8,567톤) 이후 5년 만에 3만톤대로 내려앉은 바 있다.

이후 기저효과와 함께 2021년 다시 4만톤대를 회복했으나 2022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3만톤대 수준에 머무른 모습이다.

한편, 지난해 1~11월 전극봉 평균 수입단가는 톤당 4,527달러로 전년 동기(5,640달러) 대비 19.7%(1,113달러) 급락했다.

■ "철강경기 반등은 최소 내년부터"
상반기 금리 인하 사이클後 유의미한 정책 효과

지속된 고금리 기조와 이에 따른 경기 침체로 글로벌 철강 경기가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시황 반등은 최소 내년부터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김윤상 하이투자증권 이사는 지난달 포스코타워 역삼에서 열린 '2024년 철강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경기 선행지수는 기저효과 등으로 최근 1년 이상 반등하고 있으나 상품 가격은 여전히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고금리 지속에 따른 부동산과 소비 부진 등 실물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각국 정부도 현 물가 수준에서는 고금리 상황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데 경기 침체 우려가 더 확산된 후 올 상반기는 돼야 미국 등 주요국을 중심으로 금리 인하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도 금리 인하 이후 일정 시간 뒤 경기 반등과 원자재 상승이 후행한 점을 고려하면 철강 시황은 최소 내년 상반기는 지나야 반등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역시 금리 인하 사이클이 본격화되기 전까지는 뚜렷한 정책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최대 철강 소비국인 중국에서도 인프라 투자 등으로 올 초 일부 반등 가능성은 있지만 전반 시황은 지난해의 부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 1조위안(1,370억달러, 184조원) 국채 발행 효과로 올 초 일시적 반등을 기대할 순 있으나, 2022년 중국 GDP 대비 현저히 적은 금액(0.8%)으로 추세적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세계철강협회도 올해 중국 철강 명목 소비량을 지난해와 유사하게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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