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원료탄·철스크랩 등 원료價 강세…전기료 등 비용 부담 늘어
열연 등 기초소재 가격 인상 따라 하공정 가격 인상 가능성 높아
자동차·조선 등 공급가격 인상 불가피…건설 부진에 봉형강價 약세
철강업계가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하며 시중 철강재 가격 끌어올리기에 나선다. 철강원료 가격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고점을 유지하는 가운데 철강 제품 가격은 바닥을 기자,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제품 가격 인상 방안에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에 판재류와 봉형강류 등 다수 품목에서 가격 인상이 진행되며, 향후 철강재 유통가격 변화 흐름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철강업계는 국내 전방산업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은 여전히 불안한 조건으로 남아있다며, 수입 물동량을 고려한 철강 수급 관리도 중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 판재류 기초소재부터 인상 GO…수요업계와 가격 협상도 인상 가닥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원료가격 부담에 판재류 제조업계는 가격 인상을 연이어 진행하는 모습이다. 이에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고로사들은 2월 열간압연강판 가격을 톤당 5만 원 인상한다. 기초소재인 열연강판 가격 인상에 따라 냉연단압업계와 강관업계의 제품 가격 인상이 줄지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앞서 고로업계는 1월 열연강판 가격도 톤당 3만~5만 원 인상하며 시중 열연강판 유통가격 상승을 도모했다. 다만 열연강판 유통가격은 소폭의 상승만 기록한 이후 특별한 변동을 나타내지 못했다. 1월 하순 기준 국산 열연강판 유통가격은 톤당 80만원 중후반선을 나타냈으며 수입대응재 가격은 톤당 80만원 중반선을 기록했다.
이에 제조업계는 2월 제품 가격을 추가 인상하며 유통가격 세우기에 나선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이후 원료가격은 고점을 유지하고 있는데 제품 가격은 도리어 하락하며 수익성이 너무 하락했다”라며 “수입재 유입량도 늘어 시중 가격도 하락하며 국내 제조사들의 업황이 악화된 부분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열연강판 가격 인상에 따라 냉연강판과 강관 등 하공정 제품 가격도 추가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냉연단압 제조업계는 1월 제품 가격을 톤당 7만~8만 원 인상했으며, 2월 추가 인상을 염두에 두는 것으로 파악됐다. 강관 제조업계도 2월 소재 가격 인상에 따라 제품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수기 시장을 지나고 있으나 소재인 열연강판 가격 상승에 따라 원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라며 “적자 판매를 피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라고 답했다.
아울러 판재류 제조업계는 자동차와 조선, 가전 등 수요업계 공급가격 인상도 추진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원료가격 상승분과 전기요금 상승에 따른 가공비용 증가분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지난해 인하된 조선용 후판 공급가격 인상을 추진하며 자동차강판 가격도 제조원가 상승분을 반영할 계획이다. 철강업계는 지난해 4분기 동결됐던 가전용 냉연도금 공급가격도 인상을 추진할 방침이다.
▣ 건설 시황 부진에…봉형강류 가격 인상 난항
철스크랩 가격 상승과 전기요금 부담 증가 등 원가 상승으로 인해 제품 가격 인상이 필수적인 전기로 제강업계는 건설 시황 부진의 여파로 가격 인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건설용 판매량 비중이 절대적인 봉형강업계는 전방산업 업황 악화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이에 건설 시황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제품 가격 인상 방침이 시장에 적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전기로 제강업계는 2월 H형강과 일반형강 가격을 인상한다. 톤당 5만 원 수준의 가격 인상 방침이 시장에 적용될 예정이다. 앞서 형강 제조사들은 1월 제품 가격을 톤당 5만 원 인상했으나 시중 유통가격은 상승하지 못했다. 연초 이후 철스크랩 가격이 오르며 제조원가 부담을 늘리고 있으나, 건설 시황 부진 여파로 제품 수요가 줄자, 유통가격도 오르지 못하는 형국이다.
철근 유통가격도 국내 수요 부진으로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철근 제조업계는 원료가격에 연동된 기준 가격 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2월 제품 가격은 동결된다. 다만 시중 철근 유통가격이 기준 가격 대비 현저하게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어, 기준 가격 체제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올해 국내 철근 수요가 연간 1,000만톤을 밑돌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업황 악화가 이어지자, 기준 가격 체제를 탈피하는 제강사도 등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동국제강은 유통향 마감 가격 고시제를 시행하며 시중 저가 물량 단속에 나서고 있다.
한편 스테인리스(STS) 제품 가격은 원재료 가격 흐름에 따라 동결된다. 포스코는 국내시장 안정화를 고려해 300계와 400계, 316L 엑스트라 가격을 동결하는 방침을 시장에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