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의 디지털 전환은 산업 패러다임 변화를 촉발하고 당면과제를 해결하는 핵심 동인으로 부상했다.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디지털 경제 사회에서 제조업에서도 특수성을 반영한 디지털 전환이 추진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와 철강업계는 지난 2021년에 모여 ‘2025년 세계 최고의 디지털 강국’ 도약을 위한 연대와 협력 프로젝트를 본격 시작했다. 이른바 ‘철강 디지털전환 연대’가 출범한 것이다.
철강 디지털전환 연대는 철강 생태계의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해 대표적인 철강업체들이 긴밀히 연대하여 협력키로 한 결과물로, 산업부와 철강협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스틸-AI’가 대표적인 프로젝트이다.
철강산업에서 디지털 전환은 제조업 경쟁력의 핵심이자 기후변화 대응과 고령화로 인한 숙련 조업자 감소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대기업들은 상당한 디지털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중견·중소기업들에게 디지털전환은 초기 단계에 머물로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재료산업인적자원개발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제조기업의 디지털 전환 준비는 5점 만점에 1.21점에 그치고, 중소기업의 64%는 디지털화 전략이 아직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적인 제조업인 철강 및 비철금속 산업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앞서 지난 2021년 ‘철강 디지털전환 연대’가 출범할 당시 목표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철강산업의 기존 소재 개발 방법보다 경제성과 효율성을 높일 방법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또한 짧아지는 제품 수명과 적층제조 방식 등 변화하는 제조기술에 부응하기 위해 재료 개발 주기를 단축할 방법이 필요하다.
많은 중소기업들은 재무적 투자에 대한 여력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생산 현장의 여러가지 변수와 데이터 부족으로 인해 스마트 공정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유튜브나 당근마켓 등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 사용자의 취향 등을 분석한 알고리즘 영상과 상품을 안내하고 있지만, 철강과 같은 제조업 현장에서는 재료의 조성, 공정 조합 등에 대한 정보는 충분하지만 이를 알고리즘에 대입할 데이터가 부족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산업 전체적으로 디지털 전환 확산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미 포스코 등 대기업들은 원가 절감과 생산성 혁신의 도구로 인공지능을 적용해 일부 분야에서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현재로선 대기업들의 디지털전환 성공이 하공정 업체들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중소기업들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인식과 여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고, 도입을 원한다고 해도 전문인력 확보가 쉽지 않고 자체적인 인력 양성 인프라도 취약한 것이 현실이다.
결국 국내 철강 및 비철금속 산업 전체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는 중소기업들의 전환이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 이에 대한 필요성을 오너 경영인의 인식 제고가 우선돼야 하고 관련 컨설팅, 교육은 물론 관련 인력 양성 확대를 위한 정책적인 지원이 충분히 갖춰저야 한다. 국내 제조업의 저변인 중소기업들의 전환이 반드시 필요한 만큼 현재 대기업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디지털 전환 연대 프로젝트가 하루 빨리 중소기업들에게까지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지속가능한 경쟁력 확보를 고민하는 경영인이라면 철강협회나 비철금속협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스틸-AI’, ‘메탈-AI’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