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10] 1년 앞으로 시행 다가온 CBAM, 철강·금속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신년기획10] 1년 앞으로 시행 다가온 CBAM, 철강·금속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 철강
  • 승인 2025.01.06 10:00
  • 댓글 0
기자명 윤철주 기자 cjyoon@snm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EU CBAM, 철강금속 시장에 새로운 환경&경영 패러다임 요구..2026년부터
구조 재편 빠르게 나서는 기업만이 EU 수출 및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
국내 철강·금속업계, 전문 검증기관과 협력해 투명하고 정확한 데이터를 확보 필요

편집자 주 :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 이하 CBAM)가 본격 시행까지 약 1년을 남겨두면서 국내 철강·금속산업계가 긴장감 속에 분주해지고 있다. 탄소배출량에 따른 국경세 형태의 부담이 가중될 전망 속에서, 배출량 검증을 통한 정확한 배출량의 보고 및 해외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다. 이에 본지는 CBAM 분야 전문 기관인 한국표준협회에 협조로 CBAM 시행을 앞둔 올해에 철강·금속 업계가 주목해야 할 사안 및 핵심 대응 방안을 확인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미지투데이(클립아트 코리아) 제공


▲ CBAM 도입 배경 및 핵심 포인트

CBAM의 도입은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흐름 속에서 EU가 글로벌 기후 리더십을 강화하고, 국제 무역 질서 내에서 지속가능성을 핵심 기준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비롯되었다. 구체적으로 EU는 기존의 배출권 거래제도를 통해 역내 산업에 대한 탄소 규제를 점진적으로 강화해왔으나, 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이 수입되는 '탄소 누출(Carbon Leakage)' 문제가 대두되었다. 

탄소 누출이란, 상대적으로 탄소규제가 느슨한 국가나 지역에서 생산된 저비용 고탄소 제품들이 EU 시장에 유입되면서, EU 내 산업의 탈탄소 전환 유인이 약화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러한 상황을 해소하고자 EU는 CBAM을 통해 역외 수입품에도 탄소 비용을 공평하게 적용함으로써 글로벌 무역 환경 전반에서 공정하고 균형 잡힌 탄소 규제의 틀을 마련하고 있다.

CBAM의 핵심 원리는 수입되는 특정 제품에 대하여 EU 내 배출권 거래제도(ETS)와 연계하여 탄소 배출량에 따른 조정 비용을 부과하는 것이다. 즉, EU 기업들이 배출권 구매를 통해 탄소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것과 동일한 수준의 환경 부담을 역외 수입 제품에도 적용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 ‘동등한 운동장(leveled playing field)’을 조성하는 목적을 가진다. 

도입 초기 대상 품목은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전력 등으로 시작하며, 추후 그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로써 기업들은 CBAM 적용 대상 품목에 대한 수출 시 탄소 배출량의 정확한 측정과 검증이 필수적이며, 이에 따라 추가 비용(탄소세) 지출, 수출 전략 재수립, 공정 개선 등을 통한 환경 경쟁력 확보가 요구된다.

이러한 제도 시행은 단순히 환경규제 강화에 머무르지 않고, 국제 무역 규범의 변화와 생산 프로세스의 근본적 전환을 촉진한다. 기업들은 탄소국경세라는 새로운 무역 장벽을 뛰어넘기 위해 원가 경쟁력은 물론, 공정상 탄소 배출 투명성, 저탄소 기술 도입, 글로벌 인증 스키마 충족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 즉, CBAM은 단순한 환경적 이슈를 넘어, 전 세계 산업 체질 개선, 공급망 구조 재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기반의 경영전략 수립까지 포함한 종합적인 산업 전환의 기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 국내 철강금속산업에 미칠 영향 : 비용 부담 및 환경 경쟁력 재편

CBAM 시행은 국내 철강·금속산업 전반에 걸쳐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을 요구한다. 현재 한국의 철강·금속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에너지 소비량과 탄소 집약적 공정으로 인해 글로벌 기후 정책 변화에 따른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태에서 CBAM이 본격 도입되면, EU 수출을 위한 단순한 가격 경쟁력 확보나 제품 품질 개선만으로는 시장 우위를 이어가기 어렵게 된다. 대신 제품 생산 전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량 관리가 핵심적인 경쟁 요소로 부상하며, 이는 곧 기업들이 새로운 생산 체계와 비용 구조를 재편해야 함을 의미한다.

우선 가장 직접적인 영향은 비용 부담 증가다. 탄소 배출량에 따른 CBAM 인증서의 구입 비용은 수출 단가를 상승시켜 수익성을 압박한다. 또한 이에 수반되는 검증 비용, 새로운 환경설비 투자비, ESG 정보 공개 및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를 구축하기 위한 경영 시스템 개선 비용 등도 상당한 부담을 가중시킬 전망이다. 이러한 비용 구조 변화는 단기적으로는 기업 영업이익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결국 중장기적으로는 기업들이 생산 공정 전반을 친환경적으로 전환함으로써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한편, 환경 경쟁력의 재편은 기업 내부 프로세스 전반에 변화를 요구한다. 단순히 오염 저감을 위한 단발성 투자로는 부족하며, 원료 선택 단계에서부터 재생에너지 활용, 탄소포집·저장기술(CCUS) 적용, 생산라인 효율성 증대 등 전방위적인 혁신이 필수적이다. 또한 투자 결정 시 장기적인 시각을 갖추고, EU뿐 아니라 미국, 일본 등 주요 시장의 환경규제 동향까지 모니터링해야 한다. 이는 기업 내부의 지속가능성 관리 전담 조직 강화, 환경 기술 전문 인력 확보, 검증기관과의 긴밀한 협력 등을 필요로 한다.

더불어 철강·금속 업체들은 밸류체인 전반에도 적극적인 개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원료 공급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저탄소 소재 확보 전략을 수립하는 등의 친환경 가치 사슬 구축이 요구된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단순히 CBAM 대응에 그치지 않고, 향후 글로벌 무역 환경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정착시킬 수 있을 것이다.

결국 CBAM은 국내 철강·금속 산업에게 단순한 비용 증가 요소가 아닌, 전반적인 환경 경쟁력 구조를 재편하는 강력한 트리거로 작용한다. 이 전환기에 주저하지 않고 환경 혁신과 설비 현대화, 글로벌 표준을 충족하는 검증 체계 구축에 나선 기업들은 오히려 미래 경쟁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표준협회는 ISO 14065 인정을 취득한 검증기관으로 CBAM 전환기간 동안 유럽향 수출에 필요한 CBAM 검증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유럽계 검증기관이 한국 시장에서 자신들만이 적정 검증 처리가 가능하다고 잘못된 마케팅을 펼치는 가운데 국내 토종기관으로 세아베스틸의 CBAM 전환기간 검증 완료하는 등 국내 철강·금속 사업장에 맞춘 전환 기간 검증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탄소배출량 검증기관 인정제도 체계,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이미지투데이(클립아트 코리아) 제공

 

▲ 정확한 검증 기반으로 신뢰 확보

CBAM은 철강업계에 ‘탄소 배출량’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지표로 부상하게끔 만든다. 기존에는 가격과 품질이 시장성의 주요 요소였다면, 이제는 생산 과정의 탄소배출을 투명하게 측정·관리하고, 이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검증’이 중요시되고 있다. 이와 관련된 5가지 핵심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① 정확한 탄소배출 산정 기반 마련 : CBAM 적용 시 철강 제품의 EU 통관 절차에서는 배출량을 정량화한 증빙자료가 요구된다. 이때 불명확하거나 부정확한 데이터로 인한 추정치가 적용되면, 과도한 탄소 비용을 부담해야 할 우려가 크다. 따라서 기업들은 공정별 탄소 배출량을 정확하게 측정하고, 국제 표준/CBAM 규정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산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적인 검증기관의 체계적 검증이 필수적이다.

② 국제 무역 환경에서의 신뢰도 확보 : CBAM은 단순히 EU만의 제도적 요구가 아니라, 향후 다른 주요 시장(미국, 일본 등)에서도 비슷한 규제가 등장할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수출기업으로서 철강사는 다각적인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야 하는데, CBAM 검증 경험이 있는 공신력 있는 검증기관으로부터 받은 ‘정확하고 투명한’ 탄소배출 검증 결과는 해외 바이어와 투자자에게 높은 신뢰도를 제공한다. 이는 기업 가치를 높이고, 글로벌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는 중요한 경쟁우위 요소다.

③ 리스크 관리 및 제도적 불이익 방지 : 불투명하거나 부실하게 관리된 탄소배출 정보는 CBAM 과정에서 기업에 치명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배출량 과소 보고나 검증 오류가 확인될 경우 추가 세금 부과, 이미지 손상, 수출 차질 등 복합적인 위험에 노출된다. 따라서 기업들은 공신력있는 검증기관의 검증을 통해 배출량 데이터의 신뢰성을 제고하고, 제도적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예방할 필요가 있다.

④ 친환경 경쟁력으로의 전환: 검증을 통해 배출량을 명확히 파악하면, 기업들은 생산 공정의 취약점이나 에너지 효율 개선 지점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저탄소 공정 혁신, 재생에너지 활용 확대, 밸류체인 개선 등 한층 높은 수준의 ESG 경영으로 이어진다. 탄소 감축 역량을 확보한 철강사는 단순히 CBAM을 ‘규제’가 아닌 ‘친환경 경쟁력 확보’의 기회로 삼아, 전 세계적인 그린 트렌드에서 선도적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⑤ 장기적 파트너십 및 지속가능성 확보 : 글로벌 시장에서 실사(due diligence)와 ESG 요구가 갈수록 강화되는 추세를 감안할 때, 검증을 거친 탄소배출량 데이터의 제공은 추후 투자 유치나 해외 발주처와의 장기 계약 시에도 큰 이점을 안겨준다. 공급망 전반이 의 데이터관리가 투명하다고 인정받으면, 해외 고객들과의 장기적 신뢰 관계가 구축되어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영위하기가 한층 수월해진다.

결국, CBAM 시행은 철강업계에 있어 탄소배출 검증이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으로 떠오르게 했다. 철강기업들이 검증 체계를 선제적으로 구축하고, 전문 검증기관과 협력해 투명하고 정확한 데이터를 확보한다면, ‘탄소 규제’라는 도전에 휘둘리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지투데이(클립아트 코리아) 제공<br>
이미지투데이(클립아트 코리아) 제공

 

 

▲ 혁신과 대응 전략 필수...‘위기를 기회로’

CBAM 시행이 1년 앞으로 다가온 지금, 단순히 비용 증가로 인한 부담을 넘어 국내 철강·금속기업들은 친환경·저탄소 생산구조 확립을 위한 혁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를 통하여, 해외 시장 신뢰도 제고, 제도적 대응 체계 확립,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아울러 CBAM 시대는 국내 철강·금속 산업과 전방산업에 걸쳐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재검토하고,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전환점을 제공한다. 탄소비용 부담 확대와 글로벌 환경규제 강화라는 압박 요인은, 한편으로는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의 기회이기도 하다. 기업들은 단순히 제도 대응 차원을 넘어, CBAM 시행을 통해 기술 혁신, 공급망 개선, 친환경 이미지 구축 등 장기적 성장을 위한 밑거름을 다질 수 있다. 

무엇보다도 저탄소 공정 전환과 재생에너지 활용 확대, 지속가능한 원자재 확보 전략 수립 등을 통한 친환경 경쟁력 강화는, EU를 비롯한 주요 선진시장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ESG 경영 트렌드 속에서 안정적인 시장 지위 확보에 기여한다. 이는 시장 변동성 속에서 리스크를 줄이고, 동시에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토대가 될 수 있다. 

결국 '위기를 기회로' 삼는 열쇠는 기업의 전략적 사고 전환에 있다. 제도 변화와 비용 부담에 위축되지 않고, 장기적 성장 비전을 바탕으로 조직 역량을 재편하며, 친환경 산업 생태계 구축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은 향후 국제 무역 환경 변화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ESG360' 제공
'ESG360' 제공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철강금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