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철강 수입쿼터 축소 50% 관세 부과

EU, 철강 수입쿼터 축소 50% 관세 부과

  • 유럽 · CIS
  • 승인 2025.10.10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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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방정환 기자 jhba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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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율관세할당제(TRQ) 도입…내년 만료 세이프가드 대체
원산지 기준도 강화…쿼터 배정 시 FTA 체결국 우선 고려

유럽연합(EU)이 역내 철강산업 보호를 이유로 철강 수입 쿼터를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면서 쿼터 초과분에 대해서는 50% 관세 부과를 결정했다. 내년 6월에 만료되는 철강 세이프가드를 대체하기 위해 저율관세할당제(TRQ)를 새롭게 도입키로 한 것이다. 

로이터·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규정안을 지난 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집행위원회는 수입 쿼터를 지난해보다 47%나 줄인 연간 1,830만 톤으로 정하면서 캐나다와 미국처럼 할당량 외 물량에 대한 관세를 50%로 두 배로 인상하는 방안을 내놨다. 쿼터는 공급 과잉이 시작된 지난 2013년의 수입 수준으로 정해졌고, 초과분 관세는 현행 세이프가드의 두 배 수준으로 결정됐다. 쿼터 범위를 넘어서는 수입 철강에는 제품가격의 절반을 세금으로 붙이겠다는 것이다.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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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증가와 미국 관세 인상으로 인해 EU 철강업체는 생산능력의 67%만 가동하고 있으며, 이번 조치를 통해 가동률을 80%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수입업체의 철강 원산지 증명을 요구할 것이고, EU 정부와 유럽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액셀 에거트 유럽철강협회(Eurofer) 사무총장은 “이번 조치로 수입(철강)의 시장점유율이 15%로 낮아지고, 잠재적으로 수십만개의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 구상은 기존 국가별로 지정된 쿼터 수준까지는 무관세로 수입하되, 초과 물량에 대해서는 25% 관세를 부과하는 ‘철강 세이프가드’를 대체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집행위원회의 설명이다. 세이프가드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따라 내년 6월 말 만료된다.

EU는 한국산 철강의 최대 수출시장이어서 이번 조치를 시행할 경우 한국산 철강도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실제로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EU 철강 수출액은 44억8,000만달러(약 6조3,000억원)로 미국(43억4,700만달러)을 앞질렀다. 결국 이번 조치는 쿼터 축소로 인한 EU 수출량 감소와 50% 관세 부과 시 가격 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원산지 증빙 강화로 인한 행정비용 및 통관 지연도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고부가가치 특수강, 친환경 인증 제품은 예외적 혜택이나 프리미엄 수출 기회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면으로 꼽힌다. 또한 탄소 저감 기술을 앞세운 친환경 철강은 오히려 EU 시장의 신뢰도를 상승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한편 EU는 국가별 물량 배분 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 대해서 이를 고려하겠다고 명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EU가 무역장벽을 높이기 전 EU 측에 한국의 입장을 적극 개진하고, 철강 업계 애로 해소 및 지원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등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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