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전기로로 생산 체계 변화 본격화
고부가 제품·소재 사업 병행 확대
포스코가 창립 58주년을 맞았다. 1968년 포항 바닷가에서 시작된 제철소 건설은 한국 산업화의 출발점이 됐고, 이후 광양제철소 건설과 민영화, 글로벌 확장을 거치며 세계 상위권 철강사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이차전지 소재와 저탄소 철강을 아우르는 친환경 소재 기업으로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의 58년은 단순한 기업 성장사를 넘어 한국 제조업 발전의 궤적과 함께한 산업사로 평가된다. 국가 기간산업 구축에서 출발해 민간 중심 글로벌 기업으로 전환하고, 기술 중심 고부가 전략과 친환경 전환까지 이어진 흐름이 하나의 연속된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포스코홀딩스는 2026년 3월 24일 제58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올해를 실질적인 성과 창출의 전환점으로 만들겠다는 경영 방향을 제시했다. 포스코그룹 장인화 회장은 “지난해는 대외 환경 악화와 비용 부담이 겹치며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히면서도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를 중심으로 성장 기반을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 광양 전기로…‘58년 포스코’가 선택한 전환의 출발점
포스코의 사업 방향은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뚜렷하게 변화했다. 철강 중심에서 이차전지 소재, 리튬·니켈 자원, 수소·에너지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그룹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를 중심으로 철강과 소재 사업이 분리되면서, 철강 부문은 고부가 제품 중심 경쟁력 강화와 저탄소 생산체제 구축에 집중하는 흐름이다. 이차전지 소재 부문은 원료 확보와 양·음극재 생산 확대를 병행하며 사업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포스코는 2026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원가 절감과 공정 효율 개선을 통한 수익성 확보, 글로벌 생산 확대, 저탄소 전환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철강 부문에서는 전기로 기반 생산 확대가 주요 추진 과제로 설정된 상황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추진되는 대표 사업이 광양제철소 전기로 신설이다. 포스코는 현재 광양제철소 내 전기로 1기 건설을 진행하고 있으며, 기존 고로 중심 생산 체제에서 전기로 기반 저탄소 쇳물 생산을 확대하는 전환 단계에 들어섰다.
포스코 관계자는 “2024년 2월 착공 이후 공정 계획에 따라 차질 없이 추진하고 있으며, 2026년 상반기 중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해당 설비는 연산 250만 톤 규모로, 단일 설비 기준 국내 최대급 수준이다. 투자 규모도 약 6,000억 원에 달한다. 포스코가 보유한 전기로 가운데서도 가장 큰 설비로, 향후 생산 구조 변화의 핵심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포스코는 설비 특징과 관련해 “신설 전기로는 연산 250만 톤 규모의 대형 설비로, 투자 비용은 약 6천억 원 수준”이라며 “배가스를 활용하여 스크랩 예열함으로써 전력비용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해당 전기로는 단순히 스크랩을 녹이는 생산 설비에 그치지 않는다. 고로 쇳물과 혼합하는 ‘합탕’ 구조를 적용해 고급강 생산까지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포스코는 “전기로에서 생산한 쇳물을 바로 활용하거나, 고로에서 생산한 쇳물과 혼합하는 용해 스크랩 장입(합탕) 기술을 적용하는 방식을 통해 생산 추진, 저탄소 강재 시장 수요에 적기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구조는 포스코가 기존 전기로 한계를 넘어서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스크랩 기반 전기로 쇳물은 불순물 관리 측면에서 고급강 생산에 제약이 있었지만, 고로 쇳물과의 혼합을 통해 품질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겠다는 접근이다.
◇ ‘고로→전기로→수소환원제철’…단계적 전환 구조
광양 전기로의 의미는 단순 설비 신설을 넘어선다. 포스코의 탄소중립 로드맵에서 핵심 연결고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기술 하이렉스(HyREX)를 기반으로 2050년까지 저탄소 생산체제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수소환원제철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그 사이를 연결하는 현실적인 대안이 전기로 기반 생산 확대다.
포스코 관계자는 “국제사회의 탈탄소 정책 수립, 이해관계자의 탄소감축 이행 요구, 저탄소 제품 수요 증대 등의 상황에서, 포스코는 저탄소 생산체제로의 전환을 위해 전기로 신설을 추진했으며, 신설 전기로는 수소환원제철 기술 상용화 및 기존 고로 공정 대체 시점까지의 전환 단계 동안 저탄소 생산 체제로의 전환을 이끌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조는 단계적으로 이어진다. 기존 고로 중심 생산 체제를 유지하면서 전기로 비중을 확대하고, 이후 수소환원철 기반 생산으로 넘어가는 흐름이다.
광양 전기로는 이 과정에서 단순 실험 설비가 아니라, 실제 양산을 담당하는 동시에 향후 공정 전환을 검증하는 역할까지 수행하게 된다.
아울러 전기로 도입은 환경 대응을 넘어 수익 구조에도 영향을 미친다. 포스코는 “특히 전기로는 기존 고로 방식 대비 최대 75%까지 탄소 발생량을 저감할 수 있으며, 전기로에서 연간 250만 톤의 쇳물을 생산할 경우, 기존 고로 대비 최대 350만 톤의 탄소 감축 효과 발생 예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로 가동을 통해, 향후 탄소배출권 구입비용 절감, 저탄소 제품 프리미엄 판매 확대 수익 등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탄소 규제가 강화되는 글로벌 환경에서, 생산 단계에서 배출량을 낮출 수 있는 구조 자체가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EU CBAM 등 탄소 기반 무역 규제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전기로 기반 저탄소 강재는 수출 경쟁력 확보 수단으로도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 ‘저탄소+고급강’…포스코가 노리는 전략
전기로 전략의 핵심은 탄소 감축과 함께 고급강 생산을 동시에 달성하는 데 있다. 회사 관계자는 “포스코는 전기로를 통해 탄소 저감과 고급 강재 생산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해 나갈 계획”이라며 “전기로에서 생산한 용강을 직접 활용하거나 고로에서 생산한 용선과 혼합하는 방식을 통해 기존 고로 방식 대비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저감하는 한편, 기존 전기로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고급강 생산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울러 배합비 조정을 통해 다양한 저탄소 제품 생산이 가능해짐으로써 각 고객사별 요구 수준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며 “초기에는 품질 영향도가 적은 강종 중심 생산, 점진적으로 고급강으로 확대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