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된 포스코 마케팅 혁신의 사례들③

변화된 포스코 마케팅 혁신의 사례들③

  • 철강
  • 승인 2012.01.31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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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방정환 jhba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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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물선 고객사 사례 … 고객 감동, 제로섬 게임을 뛰어 넘다

 주물업체 경쟁력의 근원은 무엇일까? 포스코 주물선 판매 담당자의 원초적 질문이다. 최첨단 기술, 조업환경 개선, 안정적 소재 수급, 원가 절감 등등… 늘 회자되지만 쉽게 답이 나오지 않는 화두였고, 누군가 하나를 얻으면 다른 이는 반드시 하나를 잃어야 하는 제로섬 게임 같은 난제였다.
 
 이 중에도 주물업체의 가장 큰 관심은 역시 원가 절감이다. 고객사를 방문할 때마다 “포스코는 언제쯤 가격을 내리나요?”라는 질문을 받다 보니, 담당자와 이야기할 때는 ‘이제쯤 가격 이야기를 할 때도 되었는데’하는 기다림 아닌 기다림도 있다. 그리고 결국 가격 문의가 있으면 포스코 직원들은 고무 망치에 무릎이 튀어오르듯 석탄과 철광석 가격, 그리고 타제품 이야기를 장황하게 꺼내놓곤 한다. 
 
 포스코에서 주물선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후판선재마케팅실 선재판매그룹 관계자는 ’과연 가격 문의가 정말로 항상 듣는 돌림노래일까?’라는 의문을 떠올렸다. 그 답은 ‘아니오’였고, 힌트는 바로 고객사 담당자와의 대화였다.
 
 △ 우리 집 천덕꾸러기가 옆 집 효자가 되다
 
 주물선은 성분에 따라 일곱 가지 규격으로 나뉘는데, 이 중에서 F3A 규격은 한마디로 주물선 판매파트의 천덕꾸러기였다. 주물제품에 필수적인 규소(Si) 함량은 낮고, 유해성분인 인(P)는 높아 대부분의 고객사가 구매를 기피했다. 한편, 제철소에서는 오히려 F3A 생산량이 늘어나 재고비용만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었다. 냉선으로 전환하자니 주물선 판매 수익을 잃는 셈이고, 판매는 원활하지 못해 그야말로 진퇴양난이었다.
 
 그러던 중 효성중공업 담당자와 이야기를 나누며 최근 그들의 가장 큰 고민 역시 원가절감임을 확인했다. 하지만 판매와 구매관계는 제로섬 게임이라는 고정관념 탓에 서로 만족하는 답을 만들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고객사의 원가절감이 곧 포스코의 수익성 하락으로 연결될 것이란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선재판매그룹 관계자는 효성중공업의 제품과 소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반짝하는 아이디어가 하나 떠올렸다. 변압기와 전동기를 생산하는 그들은 당사에서 규소 함량이 높은 전기강판으로 제품을 만들기에, 공장에서 발생하는 스크랩은 자연히 규소강판이다. 따라서, 주물 제조시 규소철을 추가할 필요가 없었고, 이는 곧 주물선 F3A 규격의 가장 큰 단점인 규소 함량 낮다는 것이 문제되지 않음을 뜻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F3A 규격은 주물선 중에서도 일종의 격외품으로 분류되어 일반 주물선 대비 할인 판매하고 있던 터였다. 이를 담당자에게 설명하고 그 자리에서 바로 주조공장에 사용이 가능한 지를 타진하고 바로 다음날 주물선 규격 변경을 결정했다.
 
 △ 함께 고민하면, 함께 성공한다
 
 주물선 규격 변경으로 효성중공업이 달성한 원가절감액은 연간 6,300만원으로 추정된다. 물론 조 단위 매출을 올리는 것에 비하면 크지 않은 금액이긴 하지만, 그동안 제시한 가격대로 사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 고객사로서는 크게 고무적인 일이었다. 이 사례를 Best Practice로 삼아 앞으로도 더욱 자주 만나 고민하며 좋은 아이디어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셈이다. 다른 업체는 기피하여 시장에서 저평가 받은 F3A가 좋은 주인을 만나 다시 태어났고, 포스코는 재고 건전성을 향상시킴으로서 서로 윈윈 하는 성공사례를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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