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가격담합 건 입장 대치, 법정서 치열한 공방 예상
포스코, 동부제철 매출채권 2,000억원 관리에 골치
동부제철의 대우일렉 인수도 포스코 심기 건드려
포스코(회장 정준양)와 동부제철(부회장 이종근)의 관계가 공정거래위원회 가격담합 건을 놓고 편치 못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채무관계와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까지 얽혀 더욱 악화될 분위기다.
포스코는 아연할증료에 대한 가격담합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로 말미암아 최초 고발(리니언시) 업체로 의심되고 있는 동부제철에 대해 심기가 불편한 상황이다. 특히 진술 과정에서도 사실관계에 있어 포스코 측과 증거 및 정황이 달라 서로 대치하고 있다.
포스코는 행정소송을 통해 무혐의를 입증할 계획이며, 필요할 경우 포스코가 가격담합을 주도했다고 진술한 타사 임원에 대해 무고 혐의로 고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코는 동부제철의 매출 채권 문제와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 문제까지 겹쳐 고민이 쌓이고 있다. 동부제철은 포스코에 상환해야 하는 채무가 약 2,000억원에 이른다. 매월 400~500억원을 상환하고 있지만 다시 그만큼의 매출채권이 발생하고 있다. 포스코의 동부제철 매출 채권은 단일 업체 치고는 너무 많은 수준이어서 처리에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밖에 포스코의 신경을 건드리는 부분은 동부그룹의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다. 인수 합병 치고는 큰 금액은 아니지만 약 2,700억원 정도가 예상되고 있다.
동부그룹이 대우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할 경우 포스코가 대우일렉에 공급하고 있는 철강제품 4만톤 정도가 동부제철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 포스코는 대우일렉에 전기아연도금강판(EGI) 3만톤 정도를 비롯해 산세강판(PO), 용융아연도금강판(GI), 열연용융아연도금강판(HGI) 등을 공급하고 있다.
사실 동부그룹과 동부제철 간 자금 사정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다. 동부제철이 대우일렉트로닉스 지분에 참여할 가능성이 많지 않아 동부제철과 대우일렉트로닉스를 연관짓기에는 무리가 따르지만 포스코 입장에서는 판매량 감소 등 여러모로 불편한 점이 많은 게 사실이다.
이미 동부제철은 대우일렉트로닉스에 공급되는 포스코의 냉연 제품들을 자사 제품으로 대체할 수 있는가에 대한 시험을 하는 등 사전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