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점검>현대제철, 1고로 문제 해결 “시간만 남았다”

<이슈점검>현대제철, 1고로 문제 해결 “시간만 남았다”

  • 철강
  • 승인 2016.06.15 07:15
  • 댓글 0
기자명 방정환 jhbang@snm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로 내 가스 흐름 불안정…온도 저하로 출선구 막혀
점진적 승온으로 노황 안정화 단계…이달 말 정상화 기대
HMR 조정해 제품 생산차질 최소화…슬래브 외부조달도 검토

  현대제철(부회장 우유철)이 쇳물 생산에 문제가 있었던 당진1고로의 해결점을 찾고 정상화 단계를 밟고 있다. 이로 인해 빠르면 이달 말 정상조업 수준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 당진1고로는 지난달 12일 고로 내부 온도가 떨어지면서 쇳물과 슬래그 일부가 굳어지며 출선구가 막히는 문제가 발생했다.

  고로 조업은 1,200℃의 열풍이 고로 내부로 들어가면서 적층돼 있는 코크스가 타고 이때 만들어지는 가스가 고르게 퍼지면서 열을 전달하여 철광석을 녹이면 용융 상태의 쇳물이 만들어진다.

  지난달 당진1고로는 고로 내부에 생성된 가스 흐름이 고르지 않아 열 전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노(爐)내 온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나타났다. 이 같은 노내 온도 저하 현상은 조업 시 간혹 발생하기도 하지만 이번에는 온도 하락으로 철광석이 완전한 용융 상태가 아닌 덩어리 진 형태로 만들어져 고로 하부로 침하되어 출선구를 막게 됐다.

  이로 인해 하루에 약 1만2천톤의 쇳물을 쏟아내야 할 1고로에서 출선량이 급격히 감소했고, 출선량이 급감하자 고로설비가 손상됐다는 소문까지 돌면서 사태의 심각성이 부각됐다. 철강업계 일부에서는 저급 내화물과 원료를 사용했거나 무리한 생산에 의해 설비가 손상됐을 가능성을 의심했다.

▲ 현대제철 1고로 전경과 고로 내부 구조. 철광석과 코크스가 순차적으로 적층되고 하부에 고온의 열풍을 불어 넣으면 코크스가 타며 발생하는 열과 가스가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만들어 낸다. 최근 현대제철 1고로는 이 과정에서 노내 가스 흐름이 불안정하여 온도가 낮아지면서 완전히 용융되지 못한 철광석과 슬래그가 출선구를 막아 정상조업이 어려웠다.

  하지만 현대제철은 세계 1위 고로설비 업체와 전문 내화물 업체에서 설비를 공급했고, 일반적 수준인 2.2~2.3td/㎥의 출선비로 조업했기 때문에 설비 손상이 아닌 노내 압력과 가스 흐름의 문제였다는 점을 파악했다. 이후에는 지금까지 노황 복구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회사 측 관계자는 “단순히 쇳물 생산량을 높이는 것보다 고로 내부의 온도를 올리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출선구를 막고 송풍을 통해 노내 온도를 높이고 있어 자연스레 출선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면서 ”현재 노황이 상당히 안정적으로 변했다. 고로 내부 온도가 정상 수준까지 올라왔고 내부 가스 흐름과 장입물 분포도 안정적으로 개선되고 있어 현재 추세라면 6월 말쯤 정상조업이 가능하고 7월 초에는 일일 1만2천톤의 생산량을 회복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고로 내부에서 이상현상이 발생하게 되면 1,500℃ 내외의 고온과 높은 내부 압력 때문에 초기에 모니터링만으로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기 쉽지 않다. 특히 고로 내부 가스 흐름 변화로 인한 온도 하락의 원인을 파악한 이후에도 급작스레 송풍을 실시하여 내부 온도를 높이는 등 복구를 서두를 경우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현대제철은 이 때문에 다소 시간이 들더라도 점진적인 온도 상승을 통해 노내 가스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출선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방향으로 복구를 진행하고 있다.

  회사 측 관계자는 “한 달째 정상화 작업을 완료하지 못한 것은 문제 해결에 애를 먹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며 “무리를 할 경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정상화를 위해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일부 제품의 공급 차질이 우려됐지만 실제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상 발생 이후 쇳물 생산은 계획량 대비 약 30만~40만톤이 줄었지만 열연, 후판 등 제품 생산은 5월 말 기준 계획량에 비해 약 15만~20만톤이 줄었다. 쇳물에 비해 제품생산량 감소분이 적은 것은 HMR(Hot Metal Ratio)을 조정하여 철스크랩 투입비중을 높이면서 쇳물 생산량 부족분을 보충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제품 공급에 대해 고객사들이 불안해하고 있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기존의 재고를 최대한 활용해 제품을 공급하고, 필요할 경우 슬래브를 구매해서라도 고객사의 손실을 최대한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현대제철은 열연, 냉연, 후판 등 제품에 대한 재고가 적정치를 밑돌고 있기는 하지만 당분간 제품을 공급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으며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슬래브 외부구매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고로의 수명은 15~20년이지만 조업과정에서 노내 통기저항 증가, 열풍로 배관누수, 풍구 손상, 냉각계통 파손 등의 문제가 간혹 발생한다. 국내외 고로업체들 대부분 이러한 문제를 겪고 짧게는 1개월, 길게는 2~3개월의 복구작업 경험을 지니고 있다.

저작권자 © 철강금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