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세탁기 수출, “결국 세이프가드 발동 수순 밟나?”…철강업계도 비상

美 세탁기 수출, “결국 세이프가드 발동 수순 밟나?”…철강업계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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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1.22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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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문수호 shmoon@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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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120만대 이상 수출 시 관세 50% 이상 전망
부품까지 세이프가드 대상 포함, 철강업계 적신호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21일(현지시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기와 관련, 120만대를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 50%의 관세를 부과하는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권고안을 발표하면서 철강업계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 시장에 판매하는 세탁기는 연간 200만대 이상으로 금액으로는 약 10억달러 수준이다. 이중 120만대를 넘는 물량에 대해서는 50% 이상의 높은 관세가 매겨질 전망이다.

  ITC는 일정 기준을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TRQ(저율관세할당)’ 방식을 적용했다. 삼성과 LG는 높은 관세가 부과되는 기준을 145만대 이상으로 설정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변수도 있다. 일부 ITC 위원들이 120만대 이내 수출 물량에 대해서도 2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자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ITC는 이런 내용을 담은 추가적인 권고안도 만들었다.

  만약 120만대 미만 물량에도 20%의 관세가 부과되면 삼성과 LG의 미국 판매 세탁기 가격은 기본적으로 최소 20%가 오르게 된다.

  특히 업계 내에서도 주의 깊게 봤던 부품이 세이프가드에 포함됐다. ITC는 부품 5만대 한도까지만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안을 내놨다. 부품 5만대까지는 지금처럼 관세가 없지만 5만대가 넘는 부품에 대해서는 완성품처럼 50%의 관세가 부과된다.

  삼성과 LG가 미국 현지 공장을 짓는 등 관세를 피하고 미국 내수를 살리기 위한 투자와 노력이 허사가 된 셈이다.

  지난 10월 국제 무역위원회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기 수출로 미국 내 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봤다고 판정한 만큼 이번 세이프가드 발동은 피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내 중론이다.


  ▲ 철강업계, 피해 막대…희망도 있어
  이번 미국의 세탁기 세이프가드 발동이 철강업계 내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제품 판매가격을 큰 폭으로 올리지 않는 이상 원가 상승에 대한 상쇄를 원자재 업체들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원가절감을 위해 가장 먼저 원자재 가격 인하요청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또 미국 공장이 완공되면 현지 구매를 늘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물론 철강업계에 희망도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한국에서 생산한 세탁기는 세이프가드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국내에서 세탁기 생산을 재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내에서 생산할 경우 가격, 납기 등 모든 면에서 철강업계에는 득이 될 수 있다. 아직까지는 희망에 불과하지만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ITC가 만든 세이프가드 권고안을 검토해 60일 이내에 최종 결정하게 된다. 올해 안에 세이프가드가 발동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철강업계에서도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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