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로머 뉴욕대 교수, 27일 대한상의 초청 강단에 올라

"한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문화적 변화를 통한 인적자본 확충, 도시 혁신 등이 이뤄져야 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7일 남대문 상의회관에서 폴 로머(Paul Romer) 201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뉴욕대 교수)를 초청해 '혁신성장, 한국경제가 가야할 길'이라는 주제의 세미나를 개최했다.

폴 로머 교수는 한국 경제의 지속적 성장의 열쇠로 '문화적 변화를 통한 인적자본 확충과 도시 혁신'을 제시했다.

강단에 선 폴 로머 교수는 "한국은 지난 수십년간 낮은 실업률, 활발한 소득 이동성을 바탕으로 빠른 경제발전을 이뤄냈지만 최근 성장 속도가 현저히 둔화되어 기존 성장전략을 재편해야 하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고 설명을 시작했다.

폴 로머 교수는 "첨단 기술의 빠른 흡수, 근로 시간의 연장 등 기존 성장 방식도 물론 계속 도움이 되겠지만 여성들의 고용 기회 확대를 통한 인적자본 확충과 도시 개혁 특구 개발 등의 도시의 질적 성장을 이뤄야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여성의 참여를 위해 노동 시장의 유연성을 강화하고 이직 등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한 로머 교수는 도시 혁신에 대해서는 "성공 모델로 중국 4대 경제특구를 꼽을 수 있다. 특히 선전(深圳)은 젊은이들이 모여 기술과 산업의 혁신을 이뤄내는 도시가 됐다"고 설명했다.

로머 교수는 강연의 말미에 "한국이 애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5대 첨단 기술 기업을 보유한다고 해도 한국 국민들의 1인당 연간 소득은 3,000달러 늘어날 뿐"이라며 "이는 현재 미국과의 1인당 연간 소득 격차인 1만7,000달러의 5분의 1수준으로 전체적·문화적 변화가 필요함을 증명하는 사실"이라고 역설했다.

폴 로머 교수는 기술혁신이 성장을 이끈다는 '내생적 성장이론(Endogenous Growth Theory)'으로 2018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