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수요산업계 “수요 절벽, 정부 나서야” 한목소리

철강・수요산업계 “수요 절벽, 정부 나서야”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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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4.16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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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박진철 기자 jcpark@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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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응 산업계 1차 대책회의 개최
철강・자동차・석유화학・기계・조선 5개 업종협회 공동 논의
2분기 자동차·철강·유화 등 주요 제조업 보릿고개”

 코로나19로 어려움이 극에 달하고 있는 철강업계와 주요 수요산업계가 함께 정부의 구원투수 등판과 유동성 지원 확대를 요구하고 나섰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철강·자동차·석유화학·기계·조선 등 5개 업종협회는 공동으로 16일 코로나19에 따른 산업계 대책회의를 개최해 당면 애로를 청취하고 해결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대한상공회의소, 한국철강협회, 한국기계산업진흥회,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한국석유화학협회 등 주요 업종별 협회의 상근부회장 및 임원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 발제자로 나선 한국투자증권 김진우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의 경제적 영향이 1분기에는 부분적으로 나타났지만, 2분기부터는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2분기에 공급 차질과 수요 절벽이 겹친 부정적 수치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경제 주체의 불안심리가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철강·자동차·석유화학 등 2분기 실적 악화 본격화
 
 김진우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로 크게 타격받을 업종 중 하나로 자동차를 꼽았다. 그는 “자동차는 글로벌 공급망이 복잡하게 연계돼 있고 수요에 민감한 업종”이라며 “이번 2분기에 생산 차질과 매출 타격이 본격화하면서 세계 자동차산업은 7.7% 이상 수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자동차 산업 부진으로 후방산업인 철강이 고스란히 영향을 받으면서 2분기에 철강 판매량 감소와 채산성 악화가 동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면서 “석유화학도 자동차, 가전, 섬유 등 관련 제품 수요가 2분기에 급격하게 축소되는 등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관세청과 협회 등의 조사에 따르면 4월로 들어서며 업계 피해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4월 1~10일까지 수출은 철강 제품이 15% 줄어들었으며, 자동차의 국내 생산은 올해 상반기 중 36만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타격이 컸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한국철강협회 이재진 통상협력실장은 “코로나19와 저유가로 촉발된 경제적 위기가 보호무역조치 확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우려를 표명하고, 정부가 적극 대응해 줄 것”을 건의했다. 또한 철강재 수입 신고의 정확성 확보, 유통이력 관리제 확대 등을 통해 앞으로 예상되는 무역분쟁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철강 교역·유통제도 개선이 시급함을 강조했다.

 


 
 ■정부가 구원투수로 나서 내수회복 지원할 때
 
 참석자들은 2분기 수요절 벽과 유동성 위기에 정부의 선제적 지원 대응에 한목소리를 냈다.
 
 한국철강협회 이민철 상근부회장은 “중국이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나섰던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달리 지금 철강산업은 세계적 공장 가동 중단에 수요가 증발해 버팀목이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계획된 공공사업은 조기에 추진하고 20년 넘은 노후 상수도관과 열배관 교체사업을 새로 추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김태년 운영위원장(전무이사)은 “미국, 유럽 등 해외 시장의 감염병 확산으로 4월부터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수요 급감 쇼크가 닥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공공기관 차량 구매 확대, 친환경차 보조금 강화, 취득세/개별소비세 감면, 온라인 거래 활성화 등을 통해 내수부터 살아나도록 정책 지원이 절실하다”고 주문했다.
 
 한국기계산업진흥회 최형기 상근부회장도 “통상 생산에서 수주까지 3~12개월이 소요되는 기계산업의 특성상 피해가 가시화된 후 대응하면 시기를 놓쳐버린다”며 “공공·대학·국책연구소 등이 보유한 노후장비의 국산 조기 교체, 정부조달 기계장비 구매 시 국산장비 우선 구입 제도화 등 정부가 공공발주를 확대해 수요 절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요 감소에 따른 유동성 애로...“정부의 과감한 지원 필요”
 
 참석자들은 수요 감소 영향으로 기업들이 유동성 문제를 겪는 만큼 정부에서 직간접 지원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이병철 상근부회장은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와 유가 급락으로 1분기 세계 선박 발주량이 전년 동기 대비 71.3% 감소했고, 국내 조선사의 주력 선종인 LNG선 발주는 단 2척에 불과했다”면서 “사태가 장기화하면 선박 인수 지연, 자금 회수 차질 등으로 유동성 문제가 불거질 우려가 있으므로 선박 제작금융의 만기 연장, 운전자금 공급 등 금융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석유화학협회 김평중 연구조사본부장은 “최근 석유화학산업은 글로벌 공급 과잉과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침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긴급 과제로 ‘나프타 탄력관세 영세율 적용’을 건의했다. 나프타는 석유화학 업종의 핵심 원자재인데 지난해에만 관세 비용이 950억원 발생했다. 일본, 중국과 같은 경쟁국들도 영세율을 지속 적용하고 있는 만큼 나프타에 대한 긴급 영세율 적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김태년 운영위원장은 “미증유의 위기에 처한 자동차 부품사와 완성차 업계도 통틀어 약 33조원의 유동성 공급이 필요한 상황이며, 법인세·부가세·개별소비세 납부유예, 4대 보험 및 세금 납부기한 연장 등 간접적인 유동성 지원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밖에 참석자들은 △특별 연장근로 대폭 확대, 유연근무제 조속 개정 등 노동규제 완화, △탄소배출권 가격 안정화, 기존 화학물질에 대한 등록 유예기간 연장 등 환경규제 관련 애로 해소 등을 언급했다.
 
 대한상의 우태희 상근부회장은 “과거 위기 속에서 우리 경제가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주력 제조업, 기간산업이 받쳐주었기 때문”이라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주력산업의 경쟁력 훼손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사태 장기화 등 최악 상황을 대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 부회장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내수와 수출 감소가 동시에 진행돼 기업들의 어려움이 더 크다”면서, “이번 사태로 우리나라 산업 생태계가 붕괴되지 않도록 정부의 지원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한상의는 4월 21일(화)에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IT산업계 대책회의를 가질 예정이며, 23일(목)에는 제약바이오, 화장품, 의류패션 등 소비재 산업계와 대책회의를 차례로 개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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