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단가, 상생 위한 인식 전환 필요하다

납품단가, 상생 위한 인식 전환 필요하다

  • 철강
  • 승인 2021.08.16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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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엠미디어 sn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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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 중소기업들의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문제는 납품단가 현실화다. 올해 들어 국제적인 원자재 가격 급등 영향과 정부의 반기업 정책 등으로 인해 원가부담이 크게 가중됐음에도 제품 가격에 이를 제대로 반영시키지 못하면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이 장기화되면서 그 어느 때 보다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은 자칫 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조사한 ‘원자재 가격 변동 및 수급관련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소제조업체의 61.8%가 원자재 가격 인상을 일방적으로 통보 받았고 원자재 가격 변동 주기는 76.2%가 수시로 이뤄지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거래처와의 납품단가 협상주기는 1년 단위로 진행된다는 답변이 40.4%로 가장 많았다. 또한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거래처가 납품단가에 반영하는지에 대해서는 43.2%가 일부만 반영하고 있고 43.0%는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6% 이상이 현재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제품가격에 반영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원가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하지 못하는 것은 불황에 따른 부담 전가, 관행적 단가 동결·인하 등이 주된 이유로 나타났다. 더욱이 경쟁업체와의 가격 경쟁을 유도하면서 납품단가를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갑질’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올해와 같이 코로나19로 유례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대기업들은 중소기업에 대한 납품단가 결정을 압박하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이러한 납품단가 문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어온 일종의 관행이다. 그동안 이러한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지만 현재까지도 해결이 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정부에서도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납품단가 조정협의 의무제도 및 납품대금 분쟁을 사전에 조정하기 위해 납품대금조정협의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더욱이 상생법안 개정과 하위법령 정비를 마치고 지난 4월 21일부터 시행되면서 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감이 컸지만 아직까지 실질적인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철강 및 비철금속 중소 가공업체들의 경우에도 납품단가 문제로 인해 경영난이 크게 악화되면서 생산중단 등을 검토하는 등 심각한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특히 자동차, 기계, 가전 부문 등 국내 주력 산업의 대형 수요업체들은 여전히 납품 단가 현실화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고 관련 압력을 지속적으로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최근 중소벤처기업부는 간담회를 통해 중소기업들의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원가상승과 연계된 ‘남품단가 연동제’ 도입의 필요성을 중앙부처에 전달키로 하는 등 적극 나서고 있어 납품단가 현실화가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가 적극 나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도 시급하지만 무엇보다 대형 수요업체들의 인식 전환이 우선돼야 한다. 그동안 대형 수요업체들은 중소협력업체들과의 상생관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대대적인 홍보를 해왔다. 그러나 실상은 과거나 지금이나 거의 바뀐 것이 없다. 

제도적인 조치로 인해 납품단가 현실화가 이뤄지더라도 근본적으로 대기업들이 상생을 위한 인식을 바꾸지 않는다면 실질적인 현실화는 요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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