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관업계, 美 물류대란 '예의주시'…현지공장 증설 탄력

강관업계, 美 물류대란 '예의주시'…현지공장 증설 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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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1.0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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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박재철 기자 parkjc@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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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출시 해상 운임 높아져 수출 경쟁력 하락

해외 현지 공장 설립으로 재고 관리 및 현지 수요 확보 필요

최근 강관 제조업계가 미국의 물류대란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미국의 물류대란이 내년 중반까지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연휴 시즌을 지나면 상황이 약간은 나아지겠지만 극적인 변화는 힘들다고 내다봤다.

미 경제매체 CNBC는 골드만삭스의 투자자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로니 워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현재 미국 항구에서 수요와 공급 불균형을 해결할 즉각적인 해법이 없기 때문에 항구의 밀린 일과 운임 상승은 내년 중반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미 서부 해안의 로스앤젤레스(LA) 항구 및 롱비치 항구에 도착한 화물 컨테이너의 3분의 1은 다시 항구에서 빠져나가는 데 5일 이상 걸리고 있다. 해당 항구들은 미국에 들어가는 수입물량의 약 40%를 처리한다. LA항구와 롱비치 항구의 컨테이너 하역량은 각각 9.1%, 3.6%씩 줄어들었다.

미국에서는 현재 코로나19에 따른 방역 작업으로 하역 과정이 길어졌을 뿐만 아니라 출근하는 인력이 줄어 항구의 물류 처리량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동시에 미국에서는 트럭 운전사들이 계속 퇴직해 약 8만명의 운전사가 모자라 항구에 쌓인 컨테이너를 내륙으로 옮길 손이 모자라다.

이와 관련해 미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의 미겔 파리아 카스트로 이코노미스트는 25일 마켓워치를 통해 지난 8월 기준으로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은퇴한 노동자가 평상시보다 300만명 이상 많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질병에 취약한 고령층이 일찍 은퇴를 결심했고 쏟아지는 코로나19 관련 지원금과 자산 가격 상승에 만족한 근로자들이 일자리에 나가지 않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세아제강지주의 SSUSA 공장 전경/사진제공 세아그룹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강관업계는 북미 시장에 집중돼 있는 에너지용강관 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해상 운임 상승과 납기 지연 등으로 미국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강관 업계의 미국 현지 공장 설립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강관업계는 미국 현지에 법인 갖고 있지만 유정용강관(OCTG) 등 에너지용강관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업체는 세아제강지주 뿐이다. 세아제강의 경우 미국의 철강 쿼터제가 시행되기 이전 미국 투자를 진행했다. 세아제강은 지난 2016년 미국 휴스턴에 위치한 유정용강관 제조 및 프로세싱 업체 두 곳의 자산을 약 1억달러에 인수한 이후 미국 내 자회사 SSUSA라는 제조법인을 설립했다.

이어 세아제강지주는 지난 2018년 SSUSA에 튜빙전용라인 설비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해 튜빙라인의 설계를 비롯해 연말까지 설비 증설에 만전을 기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특히 세아제강지주는 신규 설비의 레이아웃 설계를 통해 안정화 작업을 빠르게 마무리했다. 이번 투자 규모는 약 2,500만불(한화 약 280억원)으로 외경 2.3~4.5인치 튜빙 제품을 제조하는 생산라인을 증설한다. 생산설비는 연산 최대 10만톤 규모다. 기존 생산케파 15만톤에서 이번 신규 설비로 총 생산량 25만톤 수준까지 늘어났다.

휴스틸의 경우 미국 신규 투자로 세아제강지주에 이어 국내 강관업체에서 2번째로 현지 생산공장을 보유하게 되는 셈이다. 휴스틸의 경우 당진공장의 조관 7호기를 미국으로 이전하는 방향도 검토했으나 신규 설비 증설로 최종 결정한 것이다.

넥스틸은 미국 진출을 위한 설비 이전 작업에 한창이다. 현재 포항공장의 4인치 조관기 해체 작업에 돌입했고 향후 미국 현지 사양에 맞게 합리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넥스틸은 내수용 제품 생산을 위한 조관기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배관용강관부터 컬러각관까지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수출시 해상 운송 가격 상승에 수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며 “미국 현지 수요를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지 공장 투자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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